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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야 대선 후보, 북 핵 접근법 뚜렷한 시각차


한국 제1야당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후보가 5일 전당대회에서 후보 선출 직후 수락 연설하고 있다.
한국 제1야당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후보가 5일 전당대회에서 후보 선출 직후 수락 연설하고 있다.

한국에서 내년 3월 대통령 선거에 나설 집권여당과 제1야당의 후보가 확정되면서 이들의 대북정책과 외교정책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두 후보는 특히 북한 핵 문제 접근법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제1야당인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북 핵 문제를 비롯한 대북정책 전반에서 사뭇 다른 접근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 8월 대북.외교 정책 발표 기자회견에서 북 핵 문제를 둘러싼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운전자 역할론을 계승하면서 한층 더 주체적이고 적극적인 해결사 역할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 후보는 특히 북 핵 해법으로 ‘조건부 제재 완화’를 일컫는 ‘스냅백’ 방식과 단계적 동시행동을 제시했습니다.

한국 집권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대통령 후보가 지난달 10일 당내 경선 과정에서 연설하고 있다.
한국 집권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대통령 후보가 지난달 10일 당내 경선 과정에서 연설하고 있다.

[녹취: 이재명 후보] “최선의 해법은 스냅백을 수반하는 단계적 동시행동입니다. 북한이 비핵화 약속을 지키지 않을 시에 즉각적인 제재 복원을 전제로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그에 상응하는 대북 제재 완화 조치를 단계적으로 동시에 병행하는 것입니다.”

이 후보는 이 구상을 미국과 북한에 제안하고 조 바이든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직접 만나 문제를 풀겠다고 말했습니다.

이 후보는 또 평화와 경제가 상호 선순환하는 ‘한반도 평화경제체제’를 이루겠다며 남북 철도와 도로 연결, 그리고 현대화, 개성공단 등에 대한 포괄적·상시적 제재 면제를 유엔에 설득하겠다는 공약도 내놓았습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이 후보의 북 핵 접근법은 제재 완화를 우선한 비핵화 견인책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대북 제재 해제라는 건 북한의 비핵화 행동을 전제로 하는 건데 대북 제재 해제나 완화를 해줬을 때 북한이 만약에 약속을 어기데 되면 다시 제재를 복원한다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스냅백이라는 건 결과적으로 선 대북 제재나 완화를 염두에 둔 말이기 때문에 지금 사실 북한이 원하는 거죠.”

반면 윤석열 후보는 실질적 비핵화 진전에 따라 대북 경제지원과 협력 사업을 가동하고 비핵화 이후를 대비한 ‘남북공동경제발전계획’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았습니다.

윤 후보는 한국이 북한 문제의 중재자가 아닌 당사자로서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남북간 소통을 높여나가고 판문점에 미국과 남북한 3자 간 상설 연락사무소 설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윤석열 후보의 지난 9월 외교·안보 공약 발표 기자회견 발언 내용입니다.

[녹취: 윤석열 후보] “주변국 공조를 강화해 비핵화 대화를 재개하고 남북간 소통을 높여 나가겠습니다. 이를 위해 판문점에 남-북-미 상설 연락사무소를 설치하고 비핵화 진전에 따른 경제협력을 체계적으로 준비하겠습니다.”

윤 후보는 이와 함께 고도화된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에 대응해 미-한 확장억제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를 위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 B-52 전략폭격기 등 미국의 핵 투발 전략자산을 전개하기 위한 협의 절차를 마련해 미-한 간 협력체계를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신범철 외교안보센터장입니다.

[녹취: 신범철 센터장] “제재는 유지해야 된다는 거죠. 북한 비핵화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제재를 유지하면서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조치가 있을 때 제재 완화를 해주면서 다음 단계 비핵화를 견인해 나간다는 입장인 것 같아요.”

윤 후보는 북한 주민 인권 개선과 이산가족 상봉, 국군포로,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국제연대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처럼 윤 후보의 정책기조는 미-한 동맹 강화를 통해 북한 비핵화를 압박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이재명 후보는 북 핵 문제 해법을 둘러싸고 바이든 행정부와 문재인 정부 사이에 보였던 차이점을 놓고 보다 적극적으로 미국을 설득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임을출 교수입니다.

[녹취: 임을출 교수] “문재인 정부와 바이든 행정부가 돈독한 관계를 지금 유지는 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북 핵 문제 해법과 관련해선 여러 가지 차이점도 있는 것이고 (이재명 후보는) 그런 차이점들을 보다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요.”

미-중 경쟁구도와 관련한 외교정책에서도 두 후보의 정책기조는 결이 다릅니다.

이재명 후보는 “어느 한 쪽을 선택해 스스로 운신의 폭을 좁힐 이유가 없고 미-중이 한국과의 협력을 선택하도록 만드는 게 유능한 외교”라며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를 내세웠습니다.

윤 후보는 “미-한 포괄적전략동맹을 통해 글로벌 자유민주주의 연대에 동참하겠다”는 구상을 밝혔습니다.

또 미국과 일본, 호주, 인도 4개국 협의체인 ‘쿼드’(Quad)에도 워킹그룹에 이어 추후 정식 멤버로 참여하는 점진적 접근법을 취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민주주의 가치를 고리로 대중 견제망을 구축 중인 미국과 보조를 맞추겠다는 시각이 엿보이는 대목입니다.

윤 후보는 그러면서도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 ‘상호존중’, ‘정경분리’, ‘공동이익’의 원칙에 따라 재정립하겠다는 구상도 밝혔습니다.

한국 외교부 산하 국립외교원 김현욱 교수입니다.

[녹취: 김현욱 교수] “여전히 미-중 양국 경쟁에서 미국 쪽에 기울어져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중국 견제에 동참할 듯한 정책은 아니다, 그렇게 보면 기존 정부가 가져왔던 미-중 사이에서의 전략적 균형 이런 기조는 계속 큰 틀에서 가져갈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두 후보는 한국 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전술핵 재배치 주장에 대해선 북한에 비핵화를 요구할 근거를 상실하게 만든다거나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해주는 꼴이 된다는 등의 이유로 모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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