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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구축함 타이완 해협 통과…베네수엘라 지방선거, 여당 압승


미 7함대 소속 알레이버크급 미사일 구축함 'USS 밀리어스' (자료 사진)
미 7함대 소속 알레이버크급 미사일 구축함 'USS 밀리어스' (자료 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첫 정상회담을 한지 일주일만에 미국 구축함이 타이완해협을 또 통과했습니다. 베네수엘라 지방선거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이끄는 사회주의당이 압승을 거뒀습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민주주의가 퇴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미군 함정이 타이완해협을 또 통과했다고요?

기자) 네. 미 해군 제7함대 소속 알레이버크급 미사일 구축함인 ‘밀리어스’함이 23일 타이완해협을 통과했습니다. 미 태평양함대는 이날 인터넷 홈페이지에 보도자료를 올리고 이같은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진행자) 미군 함정이 최근 자주 타이완해협을 통과하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올해 들어 거의 매달 한 번씩 타이완해협을 통과하고 있는데요. 특히 지난달에는 미국과 캐나다 군함이 하루 차이로 타이완해협을 통과해 중국이 강력히 반발했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반발하는 건 타이완이 자국의 일부라고 간주하고 있기 때문이죠?

기자) 맞습니다. 중국은 이른바 ‘하나의 중국’ 원칙과 ’92 공식’을 내세워 ‘타이완’이라는 호칭은 인정하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통일해야 할 자국 영토로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중국과 타이완 사이 좁은 해협인 타이완해협도 자국 영해라고 주장합니다.

진행자) 반면 미국은 타이완해협을 공해로 보고 있는 거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주장과는 달리, 미국,캐나다, 영국 등 국제사회는 타이완해협은 국제법상 명백한 공해이기 때문에, 어느 나라도 자유롭게 이용할 권리가 있다는 입장입니다.

진행자) 그럼 미 군함이 이번에 타이완해협을 통과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전개된 거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미 해군은 23일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밀리어스함은 국제법에 따라 국제 수역를 통과하는 정기적인 활동을 전개했으며, 이는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에 대한 미국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미군은 국제법이 허용하는 모든 곳에서 비행과 항해, 작전을 수행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미국 군함이 다시 타이완해협을 통과했다는 소식에, 중국은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이전과 마찬가지로 미국이 역내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도발을 했다며 강력히 반발했습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3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이 이른바 ‘항행의 자유’를 내세워 여러 차례 도발하고 있다면서 이는 자유와 개방에 대한 약속이 아니라, 의도적인 방해와 파괴행위라는 것을 국제사회는 분명히 파악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지난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첫 정상회담에서도 이 타이완 문제는 가장 비중 있는 의제 가운데 하나였죠?

기자) 그렇습니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정부의 오랜 정책 기조인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한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현재 상태를 변경하려는 어떠한 일방적인 시도도 반대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시진핑 중국 주석은 중국은 인내심을 가지고 평화 통일 목표를 추진하겠지만, 만일 타이완 내 분열 세력이 금지선을 넘으면 단호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미국과 타이완 간 고위급 행사도 있었다고요?

기자) 네. ‘미국재타이완협회(AIT)’와 ‘주미타이완경제문화대표처(TECRO)’공동 주최로 ‘경제번영파트너십대화(EPPD)’가 22일 화상으로 열렸습니다.

진행자) 경제번영파트너십대화(EPPD)가 열리는 게 이번이 두 번째죠?

기자) 맞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지난해 11월, 처음 개최됐습니다. 회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양측은 경제 의제를 중심으로 협력 방안 강구를 목표로 삼았는데요. 1차 대화 때는 타이완 대표단이 직접 워싱턴을 방문했었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 회의가 정기적으로 열리는 건가요?

기자) 1차 대화 때 양측은 미국과 타이완에서 번갈아 개최하는데 합의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이 바이든 정부로 교체됐기 때문에 계속 이어질지 불투명했는데요. 지난주 국무부가 2차 대화를 개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회의에 양측에서 누가 참석했습니까?

기자) 네. 미국에서는 호세 페르난데스 국무부 경제성장·에너지·환경 담당 차관이, 타이완에서는 왕메이화 경제부장 등이 참석했습니다.

진행자) 회의에서 어떤 성과가 있었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주최 측인 '미국재타이완협회(AIT)’와 ‘주미타이완경제문화대표처(TECRO)’가 회의 후 보도문을 냈는데요. 양측이 이번 회의에서 공급망 회복과 경제 협력, 디지털경제와 5세대(5G) 네트워크, 과학과 기술 등 분야를 집중 논의하고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그와 함께 양측 경제, 통상 강화를 위한 자문단을 출범시키기로 했고요. 내년에는 타이완에서 3차 EPPD를 개최하기로 했습니다.

후안 과이도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가 22일 선거 결과가 발표된 후 언론 인터뷰를 하고 있다.
후안 과이도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가 22일 선거 결과가 발표된 후 언론 인터뷰를 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번에는 남미 베네수엘라로 가보겠습니다. 베네수엘라 선거 결과가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베네수엘라가 21일 지방선거를 치렀는데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이끄는 집권당이 압승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는 22일, ‘통합사회주의당’이 적어도 18개 주에서 승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베네수엘라는 모두 몇 개 주나 있습니까?

기자) 23개 주입니다. 앞서 베네수엘라 선관위는 사회주의당이 23개 주 가운데 20개 주에서 승리했다고 발표했는데요. 하지만 선관위는 나중에, 바리나스와 아푸레 등 2개 주의 결과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어쨌든 전체 23개 주 가운데 적어도 18개 주에서 여당 후보가 승리했다면 그야말로 압승을 거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반면 야권은 현재까지 겨우 3개 주만 이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베네수엘라 야권은 후안 과이도 전 국회의장을 주축으로 하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후안 과이도 전 국회의장은 지난 2019년부터 베네수엘라의 ‘임시 대통령’을 자임하며 야권을 이끌고 있습니다. 과이도 전 의장은 2018년의 대선이 불법이라고 주장하고 마두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며 반정부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베네수엘라 야권이 선거에 동참하는 게 꽤 오랜만이죠?

기자) 맞습니다. 이번 선거는 마두로 정권과 대립해온 야권이 4년 만에 동참한 선거입니다. 베네수엘라 야권은 마두로 정권이 불법을 자행해 공정 선거가 불가능하다며 지난 2018년 대선과 지난해 국회의원 선거 모두 보이콧, 즉 거부했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 지방선거에는 왜 참여하기로 한 겁니까?

기자) 네. 마두로 정권에 대한 미국 정부 제재가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경제적 사회적 어려움이 계속되면서 야권에 대한 여론이 악화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보이콧 전략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위기 의식이 선거 참여를 결정하게 했다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 선거에서 야권이 이렇게 부진한 성적을 거둔 이유가 뭘까요?

기자) 일단 선거 참여 결정이 너무 늦었고요. 여기에 후보 선정 과정에서 내부 분열이 드러나면서 패배로 이어졌습니다. 과이도 전 의장은 22일 선거 결과가 나온 후, 지도자들끼리 다투고 이기적일 때가 아니라며 스스로 반성하고 다시 세워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선거를 둘러싸고 부정 선거 논란은 없습니까?

기자) 이번 선거는 유럽연합(EU) 등이 보낸 국제 참관단의 감독아래 진행됐는데요.23일 제출 마감인 1차 보고서에서는 중대한 부정 행위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마두로 정부가 야권 후보들을 괴롭히고, 유권자 명부를 조작하는 등 여당에 유리하도록 절차를 왜곡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선거에 대한 마두로 대통령 반응도 볼까요?

기자) 네. 마두로 대통령은 아름다운 승리라고 자축하면서, 모든 베네수엘라 국민은 선거 결과를 존중하고 새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베네수엘라의 오랜 맹방인 쿠바는 아직 최종 결과가 발표되기 전인 22일 마두로 대통령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일부 여성이 탈레반 정책에 항의하고 있다.(자료 사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일부 여성이 탈레반 정책에 항의하고 있다.(자료 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민주주의가 퇴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군요?

기자) 네. 스웨덴 스톡홀름에 본부를 둔 국제 민주주의·선거지원 기구(IDEA)가 '2021년 세계 민주주의' 보고서에서 밝힌 내용인데요. 보고서는 코로나 대유행 기간 중 전 세계적으로 민주주의가 전반적으로 퇴보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보고서는 몇 개 나라를 대상으로 조사한 겁니까?

기자) 165개 나라를 대상으로 평가하는데요. 평가 대상을민주·혼합·권위주의체제 등 3가지로 분류합니다.

진행자) 항목별로는 숫자가 어떻게 나왔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이번 보고서에서 민주 국가는 최근 몇 년 새 가장 적은 98개국으로 집계됐습니다. 러시아 등 혼합체제는 20개국, 중국 등 권위주의체제는 47개국이었습니다. 보고서는 전체적으로 권위주의적 방향으로 움직이는 나라들의 숫자가 민주적인 쪽으로 움직이는 나라들을 추월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민주주의 수준이 퇴보한 나라들이 얼마나 늘어난 겁니까?

기자) 네. 민주주의 수준이 퇴보한 나라의 숫자가 지난 10년 새 배가 돼서 전 세계 인구의 4분의 1이 이런 나라들에 살고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습니다. 보고서는 이런 나라의 예로 미국과 헝가리, 폴란드, 그리고 슬로베니아를 들었습니다.

진행자) 미국도 민주주의 수준이 퇴보한 나라에 들어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상 처음이라고 합니다. 보고서는 미국이 높은 수준의 민주주의를 여전히 실행하고 있지만, 최근 민권과 정부 견제 항목에서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는데요. 특히 2020년과 2021년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 선거 결과에 이의를 제기한 것이 전환점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지지자들이 대선 결과가 사기라고 줄곧 주장했고, 결국 올해 1월 6일 연방의사당에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난입하는 사건이 발생했었죠?

기자) 맞습니다. 케빈 카사스-자모라 국제 IDEA 사무총장은 이 사건 외에 "선거 참여에 대한 억압, 고삐 풀린 양극화 등에서 나타나듯이 미국 민주주의가 퇴보하고 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이 민주주의 실행에 나쁜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도 있는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코로나 방역을 명분으로 언론 자유나 집회 자유 같은 기본권을 제약하는 경우가 많이 늘었습니다. IDEA 보고서도 바로 그런 점을 지적했는데요. 2021년 8월 기준으로 조사 대상 국가 가운데 64%가 코로나 방역을 위해 부적절하거나 불필요하고 불법인 조처를 시행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지역적으로는 상황이 어떤지 궁금하군요?

기자) 먼저 아시아에서는 아프가니스탄과 홍콩, 미얀마가 점증하는 권위주의 체제 아래서 고통받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아프리카에서는 코로나 대유행이 민주주의와 관련해서 지난 30년 동안 이룩한 업적이 최근 많이 훼손했다고 밝혔고요. 유럽에서도 코로나 상황이 민주주의 실행에 많은 부담을 줬다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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