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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국 기업·기관 30여 곳 제재...이란 핵 협상 잠정 중단


중국 기업 'DJI'의 드론이 로고를 배경으로 시범 비행하고 있다. (자료 사진)
중국 기업 'DJI'의 드론이 로고를 배경으로 시범 비행하고 있다. (자료 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 정부가 중국의 신장 위구르족 인권 탄압과 연관된 중국 기업과 기관 30여 곳에 제재를 단행했습니다. 오스트리아에서 열리고 있는 이란 핵 합의 복원 협상이 “며칠간” 휴지기를 가질 거라고 이란 핵 협상 대표가 말했습니다. 터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또 내리면서 리라화의 가치가 사상 최저치로 또 하락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미국 정부가 중국 기업과 기관들을 제재한 소식부터 살펴보죠.

기자) 네. 미국 정부가 16일, 중국 기관과 기업 수십 곳에 대한 무더기 제재를 단행했습니다. 미국 재무부와 상무부는 이날, 중국의 소수민족 인권 탄압에 이용되거나 중국군과 연계된 기관과 기업 34곳을 제재 명단에 올렸습니다.

진행자) 어떤 기관이나 기업들이 제재 대상에 들어갔습니까?

기자) 우선 미국 재무부 제재 명단에는 세계 최대 상업용 드론 제조사인 ‘DJI’를 비롯해, 인공지능(AI) 개발기업 ‘메그비’ ‘클라우드워크 테크놀로지’ ‘다우닝인포메이션인더스트리’ ‘레온 테크놀로지 컴패니’ ‘넷포사 테크놀로지’ 등 8곳이 올랐습니다.

진행자) 이름을 들어보니 주로 첨단기술 관련 업체들 같군요?

기자) 맞습니다. 슈퍼컴퓨터 제조업체나 안면인식 소프트웨어 개발 기업, 클라우드 기반 보안 감시업체, 인공지능 기업 등 첨단기술 기업들입니다.

진행자) 이들 기업이 중국 당국의 인권 탄압과 관련이 있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재무부는 이들 기업이 안면 인식과 인공지능 등 첨단 기술을 이용해 중국 내 소수민족, 특히 신장 위구르족에 대한 생체측정학적 감시와 추적을 하고 있어 제재한다고 밝혔는데요. 이에 따라 미국인들은 이들 기업에 금융 지분을 가질 수 없게 됩니다.

진행자) 상무부 제재 명단에는 어떤 기관과 기업들이 올랐습니까?

기자) ‘중국 군사과학원 군사의학연구원’과 산하 11개 연구소가 포함됐습니다. 상무부는 이들 기관이 중국군을 위해 이른바 ‘두뇌 조종’ 무기 등 생명 공학 연구에 관여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두뇌 조종 무기라는 게 뭐죠?

기자) 상무부는 이날 보도문에서 별도의 설명은 하지 않았는데요. 이 용어는 중국 군사의학연구원 원장이 지난 2015년 중국 군사 신문 기사에서 미래 전쟁을 언급하면서 전투 중 인간의 의식을 방해하고 통제하는 장비를 묘사하며 사용했던 용어입니다. 지나 레이몬도 상무부 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중국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레이몬도 상무장관이 뭐라고 말했습니까?

기자) 네. 레이몬도 장관은 중국 정부가 종교나 인종적 소수자들을 억압하는 데 생명공학과 의학을 사용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의 혁신 기술이 미국의 국가 안보에 위배되는 이런 행위에 전용되도록 허용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상무부 제재 명단에 또 어떤 업체들이 올랐습니까?

기자) 네. 상무부는 또 이들 기관 외에, ‘HMN 인터네셔널’과 전 ‘화웨이 마린’ 등의 기업에 대해서도 미국의 기술을 도용하거나 도용을 시도해 중국군의 현대화에 도움을 준 것으로 보고 제재 명단에 올렸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는 미국 정부의 대규모 제재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7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의 행동은 시장 경제 원칙과 국제무역 규칙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 기관과 기업의 합법적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해당 기업들의 반응도 나왔습니까?

기자) 네. 클라우드워크와 메그비 사는 각각 별도의 성명을 내고, 재무부의 제재 조처에 반발했는데요. 특히 인공지능 선도업체인 메그비는 미국의 이번 제재가 자사 운영에는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미국 상원에서도 신장 위구르족 인권과 관련해 중요한 법안이 통과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상원이 16일 본회의를 열고 ‘위구르족 강제노동 금지법안’을 만장일치로 가결했습니다. 앞서 하원도 14일 이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바 있습니다.

진행자) 법안의 주요 내용이 뭔가요?

기자) 신장에서 제조되는 모든 상품은 강제노동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전제로, 신장산 제품의 수입을 전면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일응추정(rebuttable presumption)’ 원칙에 따라 달리 입증하지 않으면 사실로 간주하기로 한 건데요. 하원에 이어 상원까지 통과됨에 따라 조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을 거치면 발효됩니다.

이란 핵 합의 복원 협상 현장 (자료 사진)
이란 핵 합의 복원 협상 현장 (자료 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번에는 이란 핵 합의 복원 협상 소식입니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제7차 복원 협상이 진행 중인데요. 그런데 협상이 또 중단된다는 이야기가 들리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란 측 대표로 이란 핵 합의 복원 협상에 참석하고 있는 알리 바게리카니 이란 외무부 차관이 17일 트위터에 공개한 내용인데요. 바게리카니 대표는 앞으로 ‘며칠간’ 휴식 기간을 가질 거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협상이 재개와 중단을 반복하는 양상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올 4월에 시작된 이란 핵 합의 복원 협상은 지난 6월, 이란 대선 직후 중단됐다가 5개월 여 만인 지난달 말 재개됐는데요. 하지만 일주일 후인 3일 중단됐다가 지난 9일 재개됐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다시 중단한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케리카니 이란 대표는 전날(16일), 협상 의장인 엔리케 모라 유럽연합대외관계청(EEAS) 사무차장과 다른 외교관들을 만나 현재 상황을 검토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논의했다고 말했는데요. 그러면서 앞으로 며칠 휴식을 가진 후 협상을 재개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그럼 협상은 언제 다시 시작됩니까?

기자) 바게리카니 대표는 구체적인 날짜는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한 서방 외교관은 로이터 통신에 12월 27일 재개될 것이라고 전했고요. 또 다른 외교관은 성탄절과 새해 사이가 될 거라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이란 측은 현재까지의 협상에 대해 어떤 평가를 하고 있습니까?

기자) 바게리카니 대표는 일단 이날 트위터에 “우리는 이번 주 좋은 진전을 이뤘다”라고 적었는데요. 하지만 미국과 서방국 사이에서는 부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는지 들어보죠.

기자) 네. 핵 합의 복원 협상에 참여하고 있는 영국과 프랑스, 독일 서방 3개국은 지난 13일 성명을 내고, 이란과 실질적인 협상을 할 수 없는 상태라고 지적했습니다. 3국은 이제 시간이 없다면서, 이란 핵 프로그램은 계속 빠르게 진전하고 있는데, 회담에 진전이 없다면 핵 합의는 빈껍데기만 남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이번 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인도네시아 방문 중, 지금 시점에서 최선은 외교적 노력이지만, 협상이 실패할 경우 대안을 준비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최근 다른 선택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지금 핵 합의를 돌려놓기 위해 간접 형식으로 참여하고 있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은 지난 2018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이란 핵 합의에서 전격 탈퇴하고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를 복원했고요. 이에 맞서 이란은 점진적으로 핵 합의 이행 사항을 축소해왔는데요.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복원 협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이란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감시 활동을 일부 허용하기로 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란과 IAEA가 15일, 카라즈 핵 단지에 있는 감시 카메라를 다시 설치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란원자력청 건물이 있는 카라즈 단지는 IAEA의 사찰 대상인데요. 하지만 지난 6월 의문의 공격으로 IAEA가 설치한 감시 카메라가 고장 난 후 이란은 IAEA의 접근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감시 카메라를 다시 설치한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당시 고장 난 카메라는 4대 중 1대였는데요. 이란은 이 고장 난 감시 카메라의 교체에 합의했습니다. 부정적인 협상 전망 속에 나온 일종의 유화적 조처라는 분석인데요. IAEA는 성명에서 이번 조처로 카라즈 단지에 대한 정보를 계속 획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9월 터키 앙카라의 환전소 관계자가 리라화를 세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 9월 터키 앙카라의 환전소 관계자가 리라화를 세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터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또 내렸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터키 중앙은행이 16일 통화정책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15%에서 14%로 1%P 또 내렸습니다. 덩달아 터키 리라화의 가치도 또 하락하며 사상 최저치를 다시 경신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리라화의 가치는 어느 정도 수준입니까?

기자) 1달러당 15.5리라 정도입니다. 리라화의 가치는 터키 중앙은행이 다시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발표 몇 시간 전에 이미 1달러 당 15달러를 넘어섰는데요. 이날 오후에는 1달러당 15.5리라까지 가치가 하락했습니다.

진행자) 터키는 지금 몇 달째 계속 기준금리를 내리고 있는 거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터키 중앙은행은 지난 9월부터 넉 달째 기준금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9월 당시 기준금리는 19%였는데요. 터키 중앙은행은 이를 18%로 내렸고요. 10월에는 16%로 2%P 내렸습니다. 그리고 지난달에는 15%로 또 1%P 내린 바 있습니다.

진행자) 터키가 이렇게 기준금리를 자주 내리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금리는 “모든 악의 근원”이라는 경제관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고금리는 고물가를 유발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앞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금리 인하 요구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여러 중앙은행 총재를 경질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일반적인 경제 이론과는 다른 것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일반적으로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면 시중에 통화량이 증가해 물가는 오르고 외화 대비 자국의 통화 가치는 하락하게 됩니다. 하지만 에르도안 대통령은 리라화 가치가 하락하면 해외시장에서 터키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고, 궁극적으로는 통화가 안정되고 인플레이션을 낮출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 터키의 물가는 어떻습니까?

기자) 올들어 물가가 계속 오르면서 국민들의 불만이 폭증하고 있습니다. 현재 터키의 공식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21%를 넘었는데요. 터키의 물가 상승률이 20%를 넘어선 것은 3년 만에 처음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한 나라의 통화 가치는 국제 경제와도 관계가 있지 않습니까?

기자) 물론입니다. 특히 현재 한국 같은 경우 터키와 2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협정을 체결하고 있는데요. 리라화의 가치가 계속 폭락하면서 별 실익이 없고, 오히려 손실까지 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통화스와프’라는 게 뭐죠?

기자) 통화스와프는 유사시, 자국의 화폐를 맡기고 미리 약정한 환율에 따라 상대국의 통화를 빌려오는 거래입니다. 여러 나라가 이런 통화스와프 협정을 체결하고 있는데요. 예를 들어 한국은 코로나 비상시국을 맞아 지난해 3월, 미국과도 통화스와프 협정을 체결한 바 있습니다. 미국과 한국의 통화스와프 협정은 이달 말로 종료됩니다.

진행자) 한국과 터키와의 통화스와프 계약은 언제 만료됩니까?

기자) 계약 기간은 3년입니다. 지난 8월 계약했으니까 2024년 8월로 만료되는데요. 하지만 리라화의 가치가 계속 폭락하면서 터키의 통화정책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이 기사는 'Reuters'를 참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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