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사이버 활동을 통해 핵무기 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고 전 미국 국무부 사이버 조정관이 밝혔습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비핵화 협상을 시작할 때 정부 내에서 북한의 사이버 활동을 협상에 포함시킬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김영교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훈)

크리스토퍼 페인터 전 국무부 사이버 조정관은 25일 미국의 비영리단체 핵위협방지구상 NTI가 주최한 화상 간담회에서 북한의 해커들이 북한 정권의 핵무기 프로그램을 지탱하기 위한 자금 창출 활동에 관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정권은 해커들이 사이버 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외화를 핵무기 프로그램의 진전 등 여러 목적에 사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크리스토퍼 페인터 / 전 미국 국무부 사이버 조정관

“북한 해커들은 국가를 위해 달러 등 자금을 모읍니다. 북한 정권은 핵 프로그램 진전 등 여러 목적으로 이런 자금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페인터 전 조정관은 미국 재무부에서 19년 동안 근무한 뒤 지난 2009년에서 2011년까지 백악관 국가안보실 NSC에서 사이버 안보 선임국장을 맡았고 이후 6년 동안 국무부 차관보급인 국무부 사이버 조정관을 지냈습니다.

페인터 전 조정관은 북한 정권의 사이버 활동은 다른 나라들이 정보 탈취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돈을 노리는 것이 특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크리스토퍼 페인터 / 전 미국 국무부 사이버 조정관

“북한에는 금융 분야에 관여하는 해커들이 많습니다. 이들은 금융 범죄 활동에 관여하는데 방글라데시 은행 해킹을 통한 탈취가 대표적입니다. 대부분 국가들은 돈을 노리지 않습니다. 지정학적 이익을 추구하죠. 하지만 북한은 돈을 노립니다.”

북한의 사이버 역량에 대해선 다른 나라들이 시도했던 것처럼 미국 핵무기 체계에 대한 정보를 알아내려고 할 가능성이 있지만 러시아와 중국에 비해서 떨어진다고 평가했습니다.

페인터 전 조정관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과 비핵화 협상을 시작할 때 정부 내에서 북한의 사이버 활동을 협상 대상에 포함시킬지 논의했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자신은 북한 사이버 활동이 비핵화 협상의 조건에 포함될 만큼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면서도 북한의 악의적인 사이버 활동은 부정할 수 없는 것으로 러시아와 중국에 이어 점점 더 두드러지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VOA뉴스 김영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