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새해 들어 7차례 미사일 발사를 감행한 가운데, 공중 핵폭발 기술 수준을 시사하고 있다고 미국의 전문가들이 진단했습니다. 파괴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단거리 미사일에 탑재된 탄두를 저고도에서 터뜨리는 시험을 겸했다는 관측인데, 북한이 관련 역량을 이미 확보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강양우)
국제원자력기구 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북한의 잇단 미사일 시험 가운데 지난달 27일 이뤄진 지대지 전술유도탄 발사에 주목했습니다.
기체와 재진입체에 상당한 공기역학적 압력과 열부하가 걸린 어려운 탄도 비행이 이뤄져 지상 병력에 미치는 파괴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목표물 도달 직전 공중에서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한이 이런 기술을 핵탄두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올리 하이노넨 /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 전 IAEA 사무차장
“대기권에 재진입한 탄두를 원하는 시점에 정확히 폭발시키는 기술을 습득했다면 핵탄두로도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북한이 선택한 고도에서 탄두를 폭발시킬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한계점을 넘은 것입니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프로그램 소장도 상공에서 공중 폭발 방식으로 핵무기를 폭발시킬 때 폭발력을 훨씬 더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면서, 북한이 이 같은 무기를 개발하는 것은 전쟁 발발 시 주일미군과 주한미군 등 역내 미군 전력을 무력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제프리 루이스 /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 소장
“북한이 이같이 차세대 전술핵을 개발하는 목적은 침공이 임박했을 때 한국과 일본의 미군 병력을 선제타격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언 윌리엄스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 미사일 방어프로젝트 부국장은 북한이 지상 폭발 방식보다 더 광범위한 지역에 피해를 입히는 공중 폭발도 고려할 수 있다는 점이 북한 핵무기에 대한 큰 우려 중 하나라면서 최근 북한이 시험한 미사일 대부분이 공중 핵폭발 기술에 활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언 윌리엄스 /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 미사일 방어프로젝트 부국장
“탄두가 원하는 시점에 폭발하도록 설정할 수 있다면 지상에서 폭발해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기폭 장치를 고도계와 연결시켜 특정 고도에서 폭발 신호를 전달하면 되는 것으로 그렇게 복잡한 기술이 아닙니다.”
전문가들은 또 북한이 미사일 시위를 벌일 때마다 탄도미사일만 주목받고 규탄 대상이 되고 있다며, 기술 진전을 거듭하며 파괴력을 키우고 있는 순항미사일에도 같은 잣대와 유엔 차원의 행동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탄두 소형화 작업 진전을 고려하면 머잖아 핵무기 운반용 순항미사일을 배치하고 생물학 작용제를 탑재해 순항 미사일을 생화학전에 활용할 수 있다면서 그럴 경우 한국 방어는 훨씬 더 어려워진다고 분석했습니다.
VOA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