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열병식 훈련장에서 병력으로 추정되는 인원과 일부 활동이 계속 포착되고 있습니다. 예년에 비해 병력 규모가 작아 열병식 준비 정황인지는 불분명하지만, 일정한 간격의 병력 대열과 제설작업 동향 등 현장 움직임이 뚜렷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평양 미림비행장 북쪽의 열병식 훈련장에서 병력 대열로 보이는 점 형태의 무리가 또다시 포착됐습니다.
일일 단위 위성사진 서비스인 ‘플래닛 랩스(Planet Labs)’가 20일 이 일대를 촬영한 사진에는 훈련장 중심부와 중간 도로 등에 자리하고 있는 최소 10개 대열이 보입니다.
특히 김일성 광장의 연단을 형상화한 지점 바로 앞에는 6개의 대열이 일정한 간격을 이루고 있었으며, 일반적으로 대열이 이동하는 도로에서는 크고 작은 대열 3개가 확인됐습니다.
앞서 전문가들은 각 대열에 도열한 병력을 50명에서 최대 300명으로 추정한 바 있어, 이날 열병식 훈련장에는 최소 500명이 모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곳에서 훈련이 이뤄지는 정황은 15일 촬영된 위성사진을 통해서도 엿볼 수 있습니다.
평양 일대에는 14일 눈이 내렸는데, 다음날인 15일 훈련장 곳곳에서 제설작업이 이뤄진 흔적이 위성사진을 통해 확인된 겁니다.
특히 훈련장 중심부와 이곳을 연결하는 도로 등은 반듯한 모양으로 눈이 치워져 있어, 눈이 그대로 덮여 있는 주변 지역들과 큰 차이를 보입니다.
과거 훈련을 하지 않는 기간에 열병식 훈련장에 쌓인 눈을 방치해 뒀던 전례를 고려할 때, 제설작업 정황을 통해 이곳에서 현재 훈련이 이뤄지고 있다는 추론이 가능합니다.
앞서 VOA는 지난 7일 촬영된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을 분석해 열병식 훈련 정황을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후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도 이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을 공개하며 비슷한 분석을 내놨습니다.
이처럼 열병식 훈련장에 병력이 잇따라 포착되고 있지만, 이런 움직임이 실제 열병식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합니다.
과거 북한이 열병식 훈련을 할 때는 병력 대열로 보이는 약 30개의 점이 위성사진에 나타났으며, 훈련장 공터에 빼곡히 주차된 차량 모습도 선명했습니다.
그러나 이달 초와 지난 20일 위성에 찍힌 대열 규모는 예년의 약 3분의 1 수준이고 공터 역시 비어 있는 모습입니다.
또 통상 북한의 열병식을 앞둔 시점에 대규모 인파가 발견되는 김일성 광장도 아직까진 한산합니다.
과거 김일성 광장에서는 열병식을 앞둔 주말마다 수많은 인파가 관측되곤 했지만, 주말인 20일 이곳에는 대규모 군중이 몰리지 않았습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노동당 정치국 회의에서 지난 16일에 있었던 김정일 생일 80주년과 4월 15일 김일성 생일 110주년 행사 준비를 논의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김정일 생일을 열병식 없이 보낸 북한이 김일성 생일 110주년에는 이를 기념한 열병식을 개최할지 주목됩니다.
북한은 지난해 1월 14일 노동당 제8차 당대회를 기념한 열병식을 통해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추정되는 ‘북극성-5형’과 ‘북한판 이스칸데르’ 개량형으로 불리는 KN-23을 선보인 바 있습니다.
다만 정권 수립 기념일인 지난해 9월 9일 열병식은 노농적위군과 사회안전군을 중심으로 진행하면서 신형 무기를 공개하지는 않았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