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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20대 대선 특집] 7. 두 탈북 청년의 여야 대선 캠프 이야기 “대북 노선 다르지만 자유로운 참정권 감사”


지난달 21일 한국 서울역에 설치된 TV에서 대통령 선거 후보 토론회 중계방송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21일 한국 서울역에 설치된 TV에서 대통령 선거 후보 토론회 중계방송이 나오고 있다.

한국의 20대 대통령 선거가 오는 9일 실시됩니다. 앞으로 5년 동안 국가의 운영을 책임질 새로운 지도자를 뽑기 위해 현재 정책 토론과 선거 운동이 한창인데요. 현재 치열한 선두 경쟁을 펼치는 여야 후보의 캠프에는 북한 출신 청년들도 참여해 유세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대북 정책 노선에 생각이 많이 달랐지만, 북한 주민들을 생각하는 마음, 또 한국에서 자유롭게 참정권을 누리는 데 대해 감사하다고 밝혔습니다. VOA가 한국 대선을 앞두고 마련한 기획 보도, 오늘은 일곱 번째 마지막 순서로 김영권 기자가 대선 후보 캠프에서 활동하는 탈북 청년들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한국 대선에서 치열한 선두 경쟁을 펼치는 집권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후보와 제1야당인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유세장.

자신의 정당 후보가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외치는 양측 청년유세단에는 북한 출신 청년들도 있습니다.

[녹취: 조경일 씨] “안녕하십니까? 저는 함경북도 경흥군 아오지에서 온 북향민(탈북민) 청년 조경일입니다.”

[녹취: 김금혁 씨] “안녕하십니까 여러분! 평양에서 온 김금혁이라고 합니다.”

30대 초반의 북한 출신 청년 조경일 씨와 김금혁 씨. 단상에 오른 이들은 마이크를 꽉 붙잡고 유권자들을 향해 자기 진영의 후보가 대통령이 돼야 하는 이유를 거침없이 설명합니다.

[녹취: 조경일 씨] “제가 옳다고 믿는 정책과 그 방향을 추구하는 정당과 후보를 지지하기 위해 여기에 섰습니다. 위기보다 평화를 말하는 사람이 지도자가 되어야 합니다. 그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다시 민주당 정부가,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금혁 씨] “저는 제 모든 것과 맞바꾼 자유가 너무도 소중하기에 윤석열 후보를 지지합니다. 윤석열 후보와 함께 우리 모두가 무너진 질서를 되찾고 자유민주주의를 되찾고 공정을 되찾고 정의를 되찾을 수 있습니다.”

북한에서 온 두 청년이 정치에 입문하게 된 동기는 같은 듯 많이 달랐습니다.

배고픔 때문에 세 번의 탈북 시도 끝에17살 때 한국에 입국한 조경일 씨는 성균관대학에서 정치외교학을 공부한 뒤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의 비서를 거쳐 현재 이재명 후보의 남북 청년 기구인 미래한반도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최근 ‘아오지까지’란 책을 펴내기도 한 조 씨는 3일 VOA에, 어려운 삶을 겪으면서 사회적 약자에 관심이 많았다며, 궁극적으로 가장 어려운 형편인 북한의 변화를 위해 헌신하고 싶어 정계에 입문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경일 씨] “고향을 위해 헌신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럼 내가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생각했을 때 새로운 사회로 빨리 변화시키고 빨리 만들고 그게 평화가 됐든 통일이 됐든 그것을 가장 빨리 앞당길 수 있는 일은 결국 정치인이 정치적 수단을 통해서 하는 역할이 달렸다는 생각이 들어서…”

조 씨는 한국에서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에 진보 정당들이 관심이 더 많아 주저 없이 더불어민주당을 선택했다고 말했습니다.

조 씨와 달리 김금혁 씨는 평양의 엘리트 집안에서 자란 뒤 김일성종합대학을 다니다 중국 유학 중 세상에 눈을 뜬 뒤 김 씨 정권에 대한 회의감으로 2012년 한국에 망명했습니다.

이후 고려대학교에서 정치외교학을 공부하고 방송인으로도 활동한 김 씨는 북한의 빠른 변화를 위해서는 한국이 주도권을 갖고 자유·민주 가치와 동맹외교를 펼쳐야 한다는 보수적 생각을 해왔다며,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 입당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금혁 씨] “남북관계에서 우리가 주도권을 잡고 관계를 빌드업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고, 남북 관계를 벗어나서 동북아와 전 세계적 규모에서 우리 외교를 볼 때 좀 더 선진국에 걸맞은 책임과 역할, 동맹외교에 치중할 필요가 있다! 그런 스탠스를 놓고 어느 정당을 선택할지 고민하다가 어렵지 않게 떠오르는 게 국민의힘이었고…”

김 씨는 자신 같은 30대 젊은 대표가 정치 역사를 새로 써 나가는 국민의힘에 매력을 느꼈다며, 윤석열 후보는 북한 문제의 근원부터 먼저 바로잡으면서 교류 협력을 해야 북한 주민들에게도 궁극적으로 유익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녹취: 김금혁 씨] “그 근원은 지금 김정은 체제가 독재를 하고 있다는 점, 북한이 전혀 민주적 국가가 아니라는 점, 그리고 북한의 인권 상황이 10년 전과 비교해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는 점, 이 세 가지가 해결되어야 북한 주민들의 삶이 나아졌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그런 부분을 바로잡기 위해서 북한 정권이 가장 아파하는 인권 문제 등에 적극적으로 터치할 수 있는 후보가 우리 윤석열 후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조경일 씨는 그러나 남북 체제 대결에서 이미 승리한 한국이 자신감을 바탕으로 북한과 적극 교류해 북한 주민들에게 먼저 이익을 주며 평화를 만들어 가는 게 중요하다며, 이재명 후보가 적임자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조경일 씨] “어떡하든 주민들에게 이익이 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그럼 이익이 뭐냐라고 했을 때 남북교류다, 그 교류가 열리면 경제협력이든 보건협력이든 스포츠협력이 됐든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이 이뤄질 거고요. 교류가 생긴다는 말은 사람들이 서로 만나고 알아갈 기회가 만들어진다는 겁니다. 그래서 미래 한반도 평화 번영 통일에 있어서 이재명 후보라면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겠다.”

조 씨는 “현 남북관계 교착상태는 가 보지 않은 길을 뚫으면서 겪는 인고의 과정”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만든 철로 위로 이재명 정부가 지속적인 교류 협력 정책을 펼친다면 북한 주민들에게도 큰 유익을 미치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김금혁 씨는 “결과가 없는 실패한 정책을 반복하는 것은 모두를 위태롭게 하는 무책임·무능한 정책이라는 게 윤 후보의 생각”이라며 다른 입장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두 청년은 1당 독재와 주민의 선택권이 없는 북한과 달리 한국에서 자유롭게 참정 활동을 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경일 씨] “한국은 누구나 정당을 만들 수 있고 결성의 자유가 있고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있고 선택의 자유가 있기 때문에 이것이야말로 민주주의 사회의 가장 큰 장점이다.”

[녹취: 김금혁 씨] “한국에서는 말 그대로 선거를 통해서 정치가 바뀌고 선거를 통해 모든 게 새롭게 변할 수 있기 때문에 탈북민으로서 혹은 북한에 고향을 둔 사람으로서 이번 선거에 참여하는 의미가 저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경일 씨와 김금혁 씨는 또 북한에 있는 2030 세대 청년들이 반동사상문화개혁법과 청년교양보장법 제정으로 세상과 더욱 단절된 상황에 대해 안타까움을 나타내며 북한 청년들에게 왜 김정은 정권이 이렇게 외부 정보를 철저하게 막는지 의문을 가져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후보가 집권하면 북한 주민들이 세상에 대한 의식이 깨이도록 ‘스타링크’ 같은 저고도 인공위성을 통해 우주에서 무료 인터넷망을 제공하는 방법과 이를 관철할 정치적 방법 등 혁신적인 방안도 모색해 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같은 청년이자 정치가로서 이런 메시지를 보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금혁 씨] “본인이 정상 국가를 원하고 본인이 정상국가의 지도자 이미지를 갖기 원한다면 그에 맞는 행동을 하시라고 조언을 드리고 싶습니다.”

[녹취: 조경일 씨]“지금 세상은 이렇게 자유롭게 변하고 있는데 북한은 여전히 고립돼 있고 그 속에서 인민들은 삶의 변화가 더는 보이지 않아서, 지도자의 변화가 보이지 않아서 실망하고 낙담하고 죽어가고 있는데, 김정은 위원장이 정말 집권을 오래 하고 싶으면 인민들의 애환을 돌아봐야 한다! 청년들이 좀 더 선택할 수 있게, 인민들이 살아가는 데 어려움이 없게끔 북한 사회를 바꿔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조경일 씨와 김금혁 씨는 모두 대선 캠프에서 차별이나 갈등 없이 좋은 경험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 정부나 국회에서 의정 활동을 통해 남북한 국민 모두의 행복을 위해 기여하고 싶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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