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윤석열 당선인, 주한미군 평택기지 방문...미한 동맹 통한 대북 억제력 강조


윤석열(가운데) 한국 대통령 당선인이 7일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서 폴 라캐머라(오른쪽 네번째)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 등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윤석열(가운데) 한국 대통령 당선인이 7일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서 폴 라캐머라(오른쪽 네번째)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 등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 당선인은 7일 주한미군 평택기지인 ‘캠프 험프리스’를 방문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강력한 대응 의지를 밝혔습니다. 윤 당선인은 특히 미-한 군사동맹과 연합방위태세를 통한 대북 억제력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 당선인은 7일 헬기로 주한미군 평택기지, ‘캠프 험프리스’를 방문했습니다.

윤 당선인 측의 서면브리핑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이 곳에서 주한미군을 격려하고 폴 라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 김승겸 연합사 부사령관과 함께 브리핑을 받았습니다.

이 자리에서 윤 당선인은 “대통령 당선인으로서 처음 방문한 부대가 한-미 군사동맹의 심장부인 캠프 험프리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가 매우 엄중한 상황 속에서 양국 군사동맹과 연합방위태세를 통한 강력한 억제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윤 당선인은 이어 “오늘날 우리가 누리고 있는 대한민국의 자유와 번영은 수많은 선배 전우들의 헌신과 희생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면서 라캐머라 사령관 예하 전 장병들에게 감사를 전했습니다.

윤 당선인은 방명록에 “평택은 튼튼한 한미동맹의 상징입니다”라는 글을 남겼습니다.

라캐머라 사령관도 “한반도 안정을 위해서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것은 직무유기라 생각한다”고 화답하며 양국의 ‘철통 동맹’(Iron-clad alliance)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주한미군 측은 별도 자료를 내고 라캐머라 사령관이 한반도 평화와 안보,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강력한 연합방위태세를 제공하고 있는 유엔군사령부와 한미연합사령부, 주한미군사령부의 굳건한 의지를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윤 당선인은 윌라드 벌러슨 미8군사령관 등과 함께 ‘정전협정의 방’을 관람하고 환담한 뒤 장병식당에서 제2보병사단 미-한 장병들과 함께 식사를 했습니다.

윤석열(가운데) 한국 대통령 당선인이 7일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서 장병들과 식사하고 있다.
윤석열(가운데) 한국 대통령 당선인이 7일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서 장병들과 식사하고 있다.

‘캠프 험프리스’는 유엔군사령부와 주한미군사령부, 특수전사령부, 미8군, 제2보병사단 사령부가 주둔하고 있는 주한미군의 핵심 기지로 현재 용산에 있는 한미연합사 본부도 연내 이곳으로 이전할 예정입니다.

박근혜, 이명박, 고 노무현 등 전직 한국 대통령들의 경우 당선인 시절 용산 한미연합사를 방문한 적이 있지만, 대통령 당선인이 별도 일정으로 ‘캠프 험프리스’를 찾은 것은 처음입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한국국방안보포럼 신종우 사무국장은 북한이 최근 ICBM 도발을 하고 한국에 대한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처음 공언한 담화를 내는 등 연이어 긴장을 끌어 올리는 행위를 하는 데 대한 새 정부의 강력한 대응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행보로 풀이했습니다.

[녹취: 신종우 사무국장] “북한의 점증하는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은 한-미 동맹을 통한 굳건한 군사력이 뒷받침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식하고 당선인으로서 이례적으로 연합사령부를 방문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이 개원 31주년을 맞아 7일 서울에서 개최한 기념 학술회의에서 다음달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의 대북정책과 관련한 제언들이 나왔습니다.

정성윤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당분간 북한이 공세적인 핵 드라이브를 걸 전망이어서 비핵화 협상 재개는 어렵다”고 진단하면서 “단기적으로 새 정부의 최우선 과제는 북한 도발을 최대한 억지해 안정을 도모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 연구위원은 “북한의 도발 실행 가능성이 크다”며 “초기 강압 수준을 상당히 높여야 확전 강도를 그나마 줄일 수 있고 짧은 기간 제재 수위를 최대한 높인 후 협력 단계마다 강압 수위를 낮추는 방식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정성윤 연구위원] “예전에는 강압이나 제재를 가하고 북한이 그것을 어기면 제재 수준을 조금씩 높이는 이런 매커니즘을 설정했는데 이제는 그런 방식은 효과가 없다는 게 제 생각이고 이제는 북한이 핵실험이나 ICBM 도발을 재현할 경우엔 미국과 협력해서 최대로 대북 제재의 수준을 높이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이달 예정된 미-한 연합훈련과 15일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 2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 등을 계기로 당분간 북한의 공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한국은 어떤 상황에서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박 교수는 특히 북한의 핵 미사일 고도화의 심각성을 지적하면서 미-한-일 미사일 방어망 연동을 통해 대응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원곤 교수] “북한이 계속 기존의 방어체계를 무력화시키는 신형 미사일들을 선 보이고 있기 때문에 한국이 협력을 통해서 북한의 특정한, 고도화된 핵 미사일을 대응하는 것이 당장 현실적이고 가장 필요한 것이라고 판단됩니다.”

박 교수는 “자위권 차원에서 세 나라의 미사일 체계를 연동하는 것”이라며 한국이 미국의 미사일 체계에 ‘편입’되는 게 아니라 ‘활용’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이날 학술회의 영상축사에서 “북한이 대화를 외면한 채 핵과 미사일을 선택했다면 스스로를 위해서도 민족의 장래를 위해서도 매우 불행한 일”이라며 북한에 대화의 장으로 나올 것을 촉구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