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2018년 폐쇄했다고 밝힌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핵실험을 위한 사전 준비를 하는 정황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고 전 유엔 대북제재위원이 밝혔습니다. 지난달과 비교해 3번 갱도 굴착과 복구 작업에 진전이 있다는 평가입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후루카와 가쓰히사 전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위원은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복구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후루카와 전 위원은 오스트리아 빈에 본부를 둔 민간연구단체 오픈뉴클리어네트워크(ONN)를 통해 6일 발표한 풍계리 핵실험장 분석 보고서에서, 지난달 말 보고서 발표 당시와 비교해 남쪽 3번 갱도 복구에 진전이 있었다며 이같이 평가했습니다.
2011년 10월부터 2016년 4월까지 전문가패널에서 활동한 후루카와 전 위원은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6일까지 촬영된 상업용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풍계리 핵실험장 남쪽 3번 갱도 입구 주변에 쌓여 있던 눈이 치워진 모습이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흙 더미 근처와 갱도 입구로 이어지는 도로 표면에 평탄화 작업이 진행된 모습도 포착됐고, 중대형 장비 등을 적재한 차량이 현장에 오간 흔적도 발견됐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움직임은 3번 갱도에서 굴착 후 나온 폐석을 지속적으로 운반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풀이했습니다.
이어 지난달 31일과 지난 6일의 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갱도 주변에 굴착 후 나온 폐석이 적재된 양이 더욱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갱도 인근에서는 복구 작업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새 건물이 포착됐다며, 이는 3번 갱도 굴착과 복구 작업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지적했습니다.
후루카와 전 위원은 또 지난달 28일자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방수포로 덮인 기존 정사각형 구조 물체가 사라졌으며, 대신 3번 갱도의 2차 입구로 추정되던 곳 근처에 터널 입구로 보이는 형태가 새롭게 포착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기존의 정사각형 구조물이 통나무 더미를 나타낸 것이었다면, 이 통나무를 갱도로 운반해 굴착 중 내부 구조를 지지하는 용도로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후루카와 전 위원은 이러한 위성사진 관찰을 바탕으로 북한이 지난달 28일을 기점으로 3번 갱도의 2차 입구를 설치하고 갱도 내부 굴착을 시작한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잠재적인 핵무기 실험에 사용할 수 있도록 3번 갱도 복원 작업을 계속 진척시키고 있다고 분석하며, 이는 북한이 2차 입구를 통해 핵무기 시험장 3번 갱도를 복구하는 과정에 있다는 지난달 보고서 내용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보고서는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 외 다른 현장에서는 발굴이나 공사 등 복구 정황을 확인할 수 없었다면서, 앞으로도 풍계리 핵실험장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후루카와 전 위원은 앞서 지난달 말 공개한 풍계리 핵실험장 위성사진 분석 보고서에서, 풍계리 핵실험장 내 4개 갱도 중 과거 핵실험에 사용된 적이 없는 3번 갱도로 통하는 남쪽 입구에서 활발한 핵실험 사전 준비 정황이 포착됐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당시 보고서는 남쪽 입구 주변의 철거된 건물 부지에 통나무와 흙더미가 쌓여 있는 모습이 새롭게 발견됐으며, 차량과 인원 움직임도 관측됐다고 밝혔습니다.
또 남쪽 입구 주변에서 새 건물과 방수포로 덮인 정사각형 구조의 물체가 새롭게 발견됐다며, 이는 3번 갱도 남쪽의 2차 입구를 만들기 위한 굴착에 사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