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앞으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인 화성 17형의 기술 진전을 위해 추가 시험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수석부차관보가 밝혔습니다. 특히 개별유도 다탄두 재진입체 탑재에 성공할 경우 의미 있는 기술적 진전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호)
미사일 전문가인 반 밴 디펜 전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7일 북한전문매체 ‘38노스’에 기고한 글에서 북한이 최근 발사한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의 기술 진전을 위해 추가 시험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특히 지난달 24일 ICBM 시험 발사에서 화성 17형의 핵심 기술인 개별유도 다탄두 재진입체 MIRV 관련 기술을 시험하지 않은 점을 주목하면서, 이 기술이 완성될 경우에만 북한의 ICBM은 상당한 군사적, 기술적 진전을 이룬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개별유도 다탄두 재진입체 기술 MIRV는 후추진체로 불리는 작은 로켓 단계를 활용해 자탄들이 개별적으로 조종되고 각각의 재진입체들이 개별적인 궤적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더 멀리 떨어진 목표물들을 더 정교하게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밴 디펜 전 수석부차관보는 이어 만일 북한이 지난달 24일 발사한 것을 화성 17형으로 가정할 경우 화성 15형에서는 도출하기 어려운 미사일 크기와 탄두 탑재중량을 바탕으로 미국 전역에 도달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준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화성 17형이 지난 2020년 10월 북한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됐을 때 1천 500kg의 탄두 탑재중량을 선보이며 1천 kg에 불과한 화성 15형 등 기존 미사일을 훨씬 능가했으며, 지난 24일 시험에서 약 6천200km의 고도로 약 1천 100km 거리를 비행함으로써 전통적인 탄도미사일 궤적으로 비행했을 경우 1만 5,000km 이상의 사거리로 추정돼 기존 화성 15형의 사거리인 1만3,000km를 훨씬 뛰어넘는다는 분석입니다.
또 화성 17형이 시험한 추진력의 또 다른 잠재적 용도는 부분궤도 폭격체계(FOBS) 탑재체를 사용하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탄두를 궤도상에 쏘아 올리고 표적 부근에서 낙하시키는 방식을 추구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부분궤도 폭격체계가 저고도의 위성 고도로 발사된 후 위성처럼 지구 주위를 돌다가 궤도 이동용 역추진 로켓을 발진해 목표를 향해 강하 공격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는 점도
북한의 잠재적 가치에 부합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이를 통해 전통적 ICBM처럼 미국 서부를 향해 발사하지 않고 남쪽으로 발사한 뒤 남극을 가로질러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함으로써 알래스카에 배치된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을 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북한에 잠재적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