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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 몰도바 진격 계획...구테흐스 유엔 총장-푸틴 러시아 대통령 26일 회동


21일 우크라이나 남동부 항구도시 마리우폴 시내 도로에서 러시아 국기를 단 친러시아 반군 전차 행렬이 이동하고 있다.
21일 우크라이나 남동부 항구도시 마리우폴 시내 도로에서 러시아 국기를 단 친러시아 반군 전차 행렬이 이동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남동부 항구도시 마리우폴 전투에서 승리를 선언한 러시아가 다음 목표로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 일대를 완전히 장악할 것이라고 22일 선포했습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서쪽에 국경을 접한 몰도바까지 진격하겠다는 계획도 밝혔습니다.

러시아 중부군관구 사령관 직무대행 루스탐 민네카예프 소장은 이날 스베르들롭스크 주 군수업체연합 연례회의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특별 군사작전 2단계 과제 가운데 하나는 돈바스 지역과 남부 지역에서 완전한 통제권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돈바스와 남부를 통제하면 우크라이나의 흑해 접근을 차단해 우크라이나 경제 요소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우크라이나 남부 장악은 (인접국 몰도바에 있는) 트란스니스트리아로 나아가는 또 다른 출구를 만들어 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민네카예프 소장은 "트란스니스트리아에서 러시아계 주민들이 억압받고 있는 증거가 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민네카예프 소장의 이날 발언을 종합하면,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크름반도(크림반도)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일대를 잇는 육상 거점 확보에 그치지 않고, 이웃 나라 몰도바까지 군사작전 구역을 확대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우크라이나 주요 전략 요충지와 주변국
우크라이나 주요 전략 요충지와 주변국

■ 친러시아 분리주의 지역

트란스니스트리아는 몰도바에 있는 친러시아 분리주의 지역입니다.

지난 1990년 몰도바에서 분리·독립을 선언했으나, 국제사회는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1992년 몰도바와 맺은 협정에 따라 이곳에 평화유지군 명목으로 병력 수천 명을 주둔시키고 있습니다.

또한 트란스니스트리아는 우크라이나 최대 물동항인 흑해 연안 도시 오데사와도 가깝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수도 크이우(러시아명 키예프) 장악에 실패하고 철수한 러시아군이 동부와 남부뿐 아니라 트란스니스트리아에도 병력을 집결시키고 있다고 이달 초 경고한 바 있습니다.

■ 크렘린궁 논평 거부

민네카예프 소장의 이날(22일) 발언에 관해, 크렘린궁 측은 논평을 거부했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군 당국이 새로운 군사적 목표를 공개한 것인지, 앞으로 진격할 지역이 어디인지 등의 물음에 답하지 않았습니다.

■ 유엔 사무총장 모스크바-크이우 방문

이런 가운데,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오는 26일과 28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차례로 만납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뉴욕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자료사진)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뉴욕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자료사진)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2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26일 모스크바에 도착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회담할 것"이라고 밝히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구테흐스 총장을) 접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날 유엔 측도 구테스흐 총장의 모스크바 방문 계획을 확인했습니다.

구테흐스 총장은 이틀 뒤인 28일에는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에서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드미트로 쿨레바 외무장관을 만날 계획입니다.

구테흐스 총장은 지난 19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각각 방문해 양국 정상을 만나고 싶다는 내용의 서한을 유엔 주재 양국 대표부에 전달한 바 있습니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이와 관련, "유엔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의 상황이 매우 위험하다며, 유엔 헌장과 국제법에 근거해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위한 긴급한 조치를 논의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 마리우폴 외곽 대규모 집단 매장지

우크라이나 마리우폴 외곽에서는 대규모 집단 매장지가 새로 포착됐습니다.

미국 위성업체 맥사 테크놀로지가 21일 공개한 위성사진에 따르면, 마리우폴 서쪽으로 14㎞ 가량 떨어진 만후 시의 공동묘지 부근에 200개가 넘는 구덩이가 확인됐습니다.

표트르 안드류시첸코 마리우폴 시장 보좌관은 이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게시하고 "이 거대한 무덤은 마리우폴 민간인들을 위해 만들어졌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서 "러시아군이 주민들에게 (시신 수습용) 검은 비닐 백을 거리에서 수거해 트럭에 싣고 만후의 구덩이까지 옮기도록 했다"고 적었습니다.

안드류시첸코 보좌관은 또한 "이 무덤은 만후와 같은 작은 마을을 위한 것이 아니"라며 "시신 3천구를 묻을 수 있는 규모"라고 덧붙였습니다.

마리우폴 시의회도 같은 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러시아군이 만후 매장지에 최대 9천명을 묻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러시아군이 마을을 점령한 2주 사이 이 구덩이들이 생겼다고 분석했습니다.

일부는 지난달 23일과 26일 촬영한 사진에 드러났고, 이번 달 6일 찍은 사진에서는 구덩이 200개가 새로 생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각 구덩이는 가로 180㎝, 세로 3m 크기 정도로 파악됐습니다.

바딤 보이첸코 마리우폴 시장은 민간인 시신을 묻어 전쟁범죄를 감추려는 러시아의 시도라고 비판했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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