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복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정황이 연일 위성사진을 통해 포착되고 있는 가운데 3번 갱도 새 입구 주변에서 평탄화 작업이 진행된 흔적이 있다고 전 유엔 대북제재위원이 밝혔습니다. 3번 갱도 새 입구의 추가 굴착을 위해 중장비나 계측 지원 장비를 내부로 반입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후루카와 가쓰히사 전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위원은 22일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 새 입구 주변에서 평탄화 작업이 진행된 흔적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후루카와 전 위원은 지난 19일과 20일 촬영된 상업용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3번 갱도의 새 입구 주변 터가 확장되고 지반이 평평해진 흔적과 함께 도로를 건설하고 있는 정황이 확인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새 입구의 추가 굴착을 위해 중장비 차량이나 계측 지원 장비의 내부 반입이 필요했을 것이라면서, 북한 당국이 이를 위해 새 입구 주변 땅의 표면을 단단하게 하는 평탄화 작업을 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지난 2018년 5월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쇄할 당시 2,3,4번 갱도를 폭파했던 북한은 최근 핵실험장을 복구하면서 3번 갱도의 폭파된 입구를 복구하는 대신 갱도 내부로 가는 새로 입구를 만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후루카와 전 위원은 다만 3번 갱도의 새 입구 주변에서 갱도 굴착 후 나온 폐석이나 흙더미 등 퇴적물 더미가 확장된 흔적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징후는 3번 갱도에서의 굴착 활동이 느려지거나 중단됐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한편 지난 14일 이후로 3번 갱도의 새 입구 주변에서 새로운 건설 활동이 포착됐다고 후루카와 전 위원은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새 입구 바로 앞 공터에 과거 굴착 후 나온 폐기물을 쌓아 뒀던 위치에 새로운 구조물이 들어선 모습이 확인됐다고 설명했지만, 건물 용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아울러 새 구조물 북쪽에 전에 없던 새 정사각형 물체가 19일 위성사진에 포착됐다며, 갱도 굴착이나 건설 공사를 위한 차양막을 설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3번 갱도의 새 입구 주변에서 우기 동안 홍수를 통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하천을 복원하고 있는 징후도 새롭게 포착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후루카와 전 위원은 또 핵실험장 내 주요 시설에서 통나무 더미가 계속 쌓여 있는 모습이 지속적으로 포착되고 있는 것은 다소 속도는 느려졌지만 개보수 활동이 계속 진행 중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앞서 후루카와 전 위원은 지난달 말 공개한 풍계리 핵실험장 위성사진 분석 보고서에서 풍계리 핵실험장 내 4개 갱도 중 과거 핵실험에 사용된 적이 없는 3번 갱도로 통하는 남쪽 입구에서 활발한 핵실험 사전 준비 정황이 포착됐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지난 6일 발표한 추가 분석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지난달 28일을 기점으로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에 새 입구를 설치하고 갱도 내부 굴착을 시작한 것으로 평가하면서, 잠재적인 핵무기 실험에 사용할 수 있도록 3번 갱도 복원 작업을 계속 진척시키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
또 가장 최근인 지난 14일 추가 분석 보고서를 통해서는 북한이 3번 갱도에 추가 구조물을 건설하고 장비 설치를 위한 준비를 시작했음을 시사하는 정황이 포착됐다고 밝혔습니다.
후루카와 전 위원은 그러면서 북한의 핵실험 시기와 관련해 2018년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당시 갱도의 손상 정도와 북한의 핵실험 계획 횟수를 중요한 변수로 꼽았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