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복구 정황이 잇따라 포착되고 있는 가운데 3번 갱도 내부와 새 입구 주변에서 공사가 활발히 진행 중이라는 위성사진 분석이 나왔습니다. 7차 핵실험을 위한 준비로 보이는 북한의 이 같은 움직임이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분단을 넘어서’는 지난 25일 촬영된 상업용 위성사진 분석에서 그 같은 결과가 나왔다며, 3번 갱도 내부와 외부 주변 지역에서 공사가 진행 중임을 시사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풍계리 핵실험장 내 3번 갱도의 기존 입구를 복원하기 위해 노력해왔던 북한이 지난달 말 갑자기 이 같은 노력을 중단하고 대신 옆쪽에 새 입구를 굴착하기 시작했으며, 이를 통해 3번 갱도로 가는 지름길을 내고 있다는 한국 군당국의 평가와 일치하는 움직임이 지속적으로 포착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3월 4일 촬영된 위성사진에서 3번 갱도 주변의 새 건물 건설과 기존 건물의 개조 정황과 함께 건설에 사용되는 통나무 더미가 적재된 것이 포착됐으며, 이 지역의 이 같은 활동은 2월부터 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3번 갱도 새 입구에서 북쪽으로 약 150m 떨어진 지점에 위치한 주요 행정·지원 구역에서도 목재 더미가 적재된 모습이 입구와 저장용 온실로 추정되는 곳에서도 대거 목격됐으며, 지난달 위성사진과 비교해 목재 더미의 크기가 더 커진 것으로 미뤄 행정·지원 구역에서도 건설이 진행 중임을 암시한다고 평가했습니다.
아울러 행정·지원 구역에서는 과거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 이전인 2017년에 목격된 것처럼 직원들이 구역 공터에서 배구를 하는 모습도 포착됐다고 덧붙였습니다.
3번 갱도를 제외한 나머지 갱도와 관련해서는 2번 갱도에서만 최소한의 활동만 포착됐을 뿐이라고 밝혔습니다.
4번 갱도는 2018년 폭파 당시 잔해로 무너지고 입구가 막혔으며, 1번 갱도는 2006년 1차 핵실험 사용 직후 입구가 폐쇄되는 등 버려진 채 방치된 모습이라는 겁니다.
‘분단을 넘어서’는 북한이 오는 5월에서 9월 사이에 7차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일부 관측이 있지만, 7차 핵실험 날짜는 전적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개인적 결정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위성사진을 통한 분석에 따르면 7차 핵실험 준비가 원활히 이뤄지고 있다며, 이 같은 활동이 사소한 것으로 간주돼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풍계리 핵실험장 내 3번 갱도 새 입구 주변에서 활동이 증가하고 있다는 ‘분단을 넘어서’의 분석은 다른 위성사진 분석 결과와도 일치합니다.
2011년 10월부터 약 6년 간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 전문가패널에서 활동한 후루카와 가쓰히사 전 위원은 최근 연이어 발표한 풍계리 핵실험장 분석 보고서를 통해 3번 갱도의 새 입구 주변 터가 확장되고 평탄화 작업이 이뤄진 흔적 등이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또 3번 갱도의 새 입구 주변에서 우기 동안 홍수를 통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하천을 복원하고 있는 징후도 새롭게 포착되는 등 핵실험장을 사용하기 위해 복구하는 정황이 지속적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또 미국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제임스 마틴 비확산센터의 제프리 루이스 동아시아 국장도 지난 13일 VOA에,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 굴착 정황 등 활발한 활동이 포착됐다고 밝혔습니다.
루이스 국장은 북한이 지난 2018년 폭파한 3번 갱도의 입구 뒤쪽을 새롭게 굴착해 당시 갱도로 통하는 지름길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핵실험 외에는 핵실험장 준비태세를 갖출 필요가 없다며, 이는 곧 핵실험장 운용을 재개할 것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