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등 주요7개국(G7) 정상들이 오는 8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화상 회의를 엽니다.
백악관은 6일 이같은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이날 "정상들은 우크라이나와 우크라이나의 미래에 지지를 보여주면서, 러시아의 침공에 대한 최근 상황과 세계적 영향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언론에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쟁에 가혹한 대가를 부과하는 것을 포함해, 집단적 대응에 관한 G7의 지속적인 단결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일정은 G7 정상들이 올해 3번째 진행하는 화상회의입니다. 회의 주관은 순회 의장국인 독일의 올라프 숄츠 총리가 맡습니다.
■ 2차대전 종전일
회의 날짜로 잡은 8일은 대다수 유럽 국가들이 2차 세계대전 종전일로 기념하는 날입니다.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은 나치 독일이 항복하면서 모든 적대행위를 멈추기로 한 중부유럽표준시(CET) 기준 1945년 5월 8일 오후 11시 1분을 연합군의 승리 시점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를 비롯한 동유럽 국가들은 자국 시간대를 적용해 다음 날인 9일을 종전일로 기념하고 있습니다.
이번 G7 화상 정상회의에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문제가 중심 의제로, 추가 제재를 검토할 전망입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일, 대러시아 추가 제재에 열려있다고 기자들에게 밝히고, G7 회원국들과 "무엇을 할 것인지, 하지 않을 것인지" 논의하겠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 우크라이나 정부 온라인 모금 개시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의 침략에 맞선 방위 자금 조달과 전후 인프라 재건을 위해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을 개설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5일 공식 트위터를 통해, 대통령 직속 '유나이티드24' 사업을 공개하고 "어느 나라에서든 클릭 한번으로 우크라이나 군인을 보호하고, 시민을 구하고, 우크라이나를 재건하기 위해 기부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서 "모든 기금은 우크라이나 중앙은행으로 이체돼 관련 부서에 할당된다"고 밝히고 "매일 기부금이 어떻게 사용됐는지 보고서를 공개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시작한 전쟁을 멈추기 위해 전 세계 시민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오늘날 자유민주주의 세계는 우크라이나를 중심으로 단결했다"고 강조하고 "우리는 러시아의 폭정을 물리치고 러시아가 파괴한 것을 재건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지금 우크라이나는 우리의 자유뿐 아니라 민주주의 세계의 자유를 위해 싸우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전쟁 초기인 지난 3월에도 항전을 위한 국제 모금 활동을 벌인 바 있습니다. 이번에는 방위 자금 뿐 아니라, 재건 기금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화상 통화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5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화상으로 통화하고, 러시아에 침략에 맞서고 있는 지도력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이날 '조지 W. 부시 대통령센터'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 시대의 윈스턴 처칠인 젤렌스키 대통령과 몇 분동안 대화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윈스턴 처칠은 2차 세계대전 승리 당시 영국 총리입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이어서 "(젤렌스키) 대통령의 리더십과 모범, 자유에 대한 헌신에 감사를 전하고, 우크라이나 국민의 용기에 경의를 표했다"고 대화 내용을 설명했습니다.
또한 부시 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인들의 강인함과 회복력에 미국인들이 큰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미국은 언제까지나 우크라이나인들이 자유를 지키는 길에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도 이날 화상 통화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부시 전 대통령에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야만과 폭력에 맞서 싸울 때 결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습니다.
아울러 부시 전 대통령 재임 중이던 지난 2001년 9.11 테러 당시, 우크라이나인들이 미국의 아픔에 공감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귀하(부시 전 대통령)는 강력한 지도자의 표본이기 때문에 나에겐 오늘 대화가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편한 시기에 우크라이나를 방문해달라고 초청했습니다.
■ "크름반도까지 되찾아야 승리"
옥사나 마르카로바 미국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는 "우리에게 승리란 우리 영토에서 러시아군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5일 마르카로바 대사의 이같은 발언을 전하고, 이번 전쟁에서 승리에 관한 기준을 높인 것이라고 해설했습니다.
마르카로바 대사가 언급한 '우리 영토' 범주에는 지난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크름반도(크림반도)와 동부 돈바스 지역 내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이 장악한 곳들이 포함된다고 대사관 대변인이 이 매체에 설명했습니다.
우크라이나의 목표는 러시아군 격퇴를 넘어, 크름반도와 돈바스 지역 내 점유지들까지 되찾는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 "러시아, 9일 이전 마리우폴 함락 노력"
이런 가운데, 러시아군이 오는 9일까지 마리우폴을 함락하기 위해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영국 국방부가 평가했습니다.
영국 국방부는 6일자 우크라이나 전황 보고에서 이같이 밝히고, 우크라이나에서의 성공에 대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욕망과 연계됐다고 설명했습니다.
5월 9일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나치 독일에 승리한 날로, 러시아에서 '전승 기념일'로 지키고 있습니다.
이날 이전에 러시아가 마리우폴과 돈바스 일대를 장악한 뒤 우크라이나 전쟁 승리를 선언할 것이라는 관측이 여러 곳에서 나왔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러시아가 이날을 기점으로, 공식 선전포고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특별군사작전'이 아닌 전면전을 선포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하지만,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런 관측들이 "터무니 없다"고 지난 4일 부인했습니다.
마리우폴 시내 우크라이나군의 최후 저항 거점인 아조우스탈 제철소에는 지난 3일 이후 격렬한 전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민간인 대피 작업이 간헐적으로 이어져 수백명이 빠져나왔으나, 우크라이나 측은 체계적인 휴전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