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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스웨덴 나토 가입 신청 임박...러시아 "보복 불가피" 군사적 대응 예고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이 지난 11일 헬싱키 대통령궁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자료사진)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이 지난 11일 헬싱키 대통령궁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자료사진)

핀란드가 12일 북대서양조합기구(NATO·나토) 가입 의사를 확정했습니다.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과 산나 마린 총리는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결정을 내려야 할 시간이 다가왔다"며 "핀란드는 지체 없이 나토에 가입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두 사람은 이어 "나토 가입은 핀란드의 안보를 더욱 강화해 줄 것"이라면서 "우리 핀란드 또한 나토 국가로서 군사 동맹 강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핀란드는 중립을 표방하며 군사 동맹에 관여하지 않는 전통을 지켜왔으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럽 안보 환경이 급변한 뒤 나토 가입 가능성을 검토해왔습니다.

니니스퇴 대통령은 이날(12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도 나토 가입 결정을 알렸다고 밝히고, 전폭적인 지지 의사를 확인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니니스퇴 대통령은 이날 공동성명 발표에 앞서, 러시아가 어떻게 볼 것으로 예상하냐는 취재진 질문에 "러시아는 언제든 인접국을 공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답했습니다.

핀란드는 808mi(약 1천300km)에 달하는 국경을 러시아와 맞대고 있습니다.

니니스퇴 대통령은 이어서, 나토 가입 결정은 "당신들(러시아)이 저지른 일"이라며 "거울 좀 보라"고 덧붙였습니다.

■ 러시아, '군사적 대응' 거론

러시아는 군사 대응 조치를 거론하며 강력 반발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12일) 성명을 통해 "핀란드의 나토 가입으로 북유럽 지역의 안정과 안보 유지에 심각한 손해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핀란드가 나토에 가입하면 "러시아는 보복 조치를 할 수 밖에 없게 된다"면서, "군사적·기술적인 방법과 그 밖에 다른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따라서 "핀란드 정부가 나토 가입의 결과와 책임을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전화 회견에서, 핀란드의 나토 합류가 러시아에 직접적인 위협인지 묻자 "확실하게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아울러 "나토의 확장은 여러 번 지적했듯이 유럽과 세계를 더 안전하고 안정적인 곳으로 만들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서 핀란드의 나토 가입 방침은 "우리(러시아)의 유감을 살 수밖에 없고 우리 쪽에서 대칭적인 대응을 하도록 만드는 행동"이라며, 역시 보복을 공언했습니다.

보복의 방식을 묻자 "나토 확장이 어떤 형태로 현실화하느냐에 모든 것이 달려있다"고 답변한 뒤 "그들(나토)의 군사 인프라가 우리 국경에 얼만큼 가까이, 그리고 깊숙하게 펼쳐지느냐에 따를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 핵무기 배치 언급

앞서 러시아는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 움직임에 대응해 핵무기 배치를 언급하며, 핵공격 모의 연습까지 진행한 바 있습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전보장회의 부의장은 지난달 14일 소셜미디어에 올린 성명에서, "스웨덴과 핀란드가 나토에 가입한다면 발트해에 핵무기를 배치하는 등 러시아의 방어수단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후 러시아군은 이달 4일 발트해 연안 역외 영토인 칼리닌그라드에서 핵공격 모의 훈련을 실시했습니다.

또한 Mi-17 다목적 군용 헬기를 출격해 핀란드 영공을 침범했습니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달 20일 핵탄두 10여개를 탑재할 수 있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사르맛'을 시험 발사했습니다.

칼리닌그라드에서 사르맛을 발사할 경우 런던과 파리, 베를린 등 유럽 주요 도시들을 단시간에 타격이 가능하다는 내용이 러시아 국영방송 '로씨야 1'의 전파를 타기도 했습니다.

■ 스웨덴도 가입 신청 임박

핀란드와 같은 군사 비동맹주의 국가인 스웨덴도 조만간 나토 가입 의사를 공식화할 전망입니다.

오는 16일 스웨덴 정부가 나토에 가입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12일 현지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핀란드와 스웨덴이 가입 신청서를 내면 이견 없이 승인돼, 늦어도 6월 안에는 최종 확정될 것으로 나토 관계자가 이날 언론에 밝혔습니다.

두 나라가 가입을 승인받은 뒤에는 기존 30개 회원국 의회가 1년 안에 비준해야 합니다.

기존 회원국 의회가 모두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 비준을 완료하기 전까지는 나토 집단안보의 핵심인 헌장 5조가 적용되지는 않는다는 뜻입니다.

나토 헌장 제5조는 회원국 중 어느 나라라도 침공을 당할 경우 나토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고 자동 개입해 집단 방위권을 발동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안 린데 스웨덴 외무장관은 나토 가입을 신청할 경우 미국으로부터 즉각 안보 지원을 약속 받았다고 지난 4일 워싱턴에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회담 후 밝혔습니다.

토니 블링컨(오른쪽) 미 국무장관과 안 린데 스웨덴 외무장관이 지난 4일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회동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오른쪽) 미 국무장관과 안 린데 스웨덴 외무장관이 지난 4일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회동하고 있다.

■ 미국 적극 지지

앞서 미국 정부는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강력 지지'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난달 28일 하원 외교위원회에서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합류 가능성에 대한 질의에 "우리는 그들이 그렇게 결정하기를 물론 기대한다"며 "그렇게 한다면 우리는 강력하게 지지할 것"라고 답했습니다.

이어서 "세계가 극적으로 바뀌었고, 그런 변화들 중 하나는 나토 가입에 대한 두 나라의 아주 강한 관심"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도 같은 날 "스웨덴과 핀란드가 가입 신청을 결심하면 따뜻한 환영을 받을 것이며, 절차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 미국 주도 집단 방위 기구

나토는 지난 1949년 미국과 캐나다, 유럽 10개국 등 12개 회원국이 참가해 출범한 집단방위기구입니다.

이후 미국과 소련을 중심으로 동·서 냉전이 격화하면서 회원국이 16개로 늘었고, 1990년 소련 해체 후 동유럽 국가들이 대거 합류하면서 26개국으로 확대됐습니다.

지난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인 크름반도(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한 뒤 발칸반도 국가들이 추가로 가입했고, 현재의 30개국 체제가 됐습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현황. 파란색 영역이 회원국. 붉은 글자로 쓴 스웨덴과 핀란드가 조만간 가입 절차를 밟게 된다. 노란색 영역은 그 밖에 가입을 희망한 나라들. [클릭하시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현황. 파란색 영역이 회원국. 붉은 글자로 쓴 스웨덴과 핀란드가 조만간 가입 절차를 밟게 된다. 노란색 영역은 그 밖에 가입을 희망한 나라들. [클릭하시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핀란드와 스웨덴이 나토에 가입하면 전체 회원국은 32개국으로 늘어납니다.

러시아는 나토의 동진을 막겠다며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지만, 나토의 확장으로 이어지게 됐습니다.

CNN은 "푸틴(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러시아에) 많은 역효과 일으켰는데, 그 중에서 가장 재앙적인 것은 (국경을 맞댄) 핀란드의 나토 가입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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