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9일 핀란드와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에 "완전하고 전면적인 지지"를 확인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스웨덴 총리와 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모든 국가는 그들 자신의 안보를 결정할 권리가 있다"며 이같은 입장을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2차 세계대전 이후 결성된 나토에 대해 최근 몇년간 일각에서 효용성에 관한 의문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의문의 여지가 없다"가 없다며 "나토는 의미가 있고 효과적이며, 그 어느 때보다 지금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핀란드와 스웨덴 두 나라가 강력한 민주주의 제도와 군대, 투명한 경제, 그리고 무엇이 옳은지에 관한 도덕관념을 갖고 있는 등 나토의 모든 요구사항을 충족한다고 평가했습니다.
또한 "핀란드와 스웨덴은 이미 미국·나토 병력과 코소보, 아프가니스탄, 이란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고 복무해 왔다"며, 두 나라의 나토 가입은 동맹의 안보를 향상시키고 안보협력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관한 보고서를 미 의회에 제출할 것이라며 "상원은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논의와 동의를 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 회원국이 공격받으면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집단 방위권을 발동한다'는 나토 헌장 5조를 언급하고 "우리는 결코 서약을 어기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서 이같은 서약을 두 나라의 가입 최종 승인 이전에 적용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핀란드와 스웨덴이 가입 절차를 치르는 동안 우리 공동의 안보에 대한 위협에 맞서 경계를 유지하고 어떤 침략도 맞서고 저지하도록 협력할 것 약속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핀란드와 스웨덴은 중립 노선과 군사적 비동맹주의를 포기하고, 18일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나토 본부에 가입 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 일대 안보 환경이 급변했기 때문입니다.
나토 규정상 신규 회원국 가입은 기존 회원국들의 만장일치 동의가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현행 30개 회원국 가운데 터키와 크로아티아가 잇따라 반대 의사를 밝혀 향후 상황 전개 방향이 주목되고 있습니다.
■ 미국-터키 외교장관 회담
미국과 터키는 18일 외교장관 회담을 열어,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지지한다는 공동 성명을 채택했습니다.
하지만 터키 측은 이와 별도로,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반대한다는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은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회담 후 성명을 통해 "미국-터키 전략 메커니즘 체제에서 파트너이자 나토 동맹으로서 강력한 협력을 재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양국은 현재의 지정학적 도전에 맞서기 위해 긴밀하게 협력하기로 약속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두 나라는 "러시아의 용납할 수 없는 전쟁에 맞서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보전에 대한 지지를 강조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서 "이런 틀 안에서 미국과 터키는 종전을 위한 해법을 찾는 노력을 지지하는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 핀란드·스웨덴 나토 합류 '이견'
블링컨 장관은 이날 회담 모두 발언에서,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뜻을 명시적으로 밝혔습니다.
이에 차우쇼을루 장관은 "터키는 지금까지 나토의 문호 개방 정책을 지지해왔다"고 전제하고, 하지만 "핀란드와 스웨덴 같은 국가들이 테러 조직을 지원하고 있다는 정당한 안보 우려가 있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습니다.
터키는 핀란드와 스웨덴이 쿠르드족 무장단체 쿠르드노동자당(PKK)에 우호적이라는 이유로 나토 가입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PKK는 쿠르드족 게릴라 단체로, 터키 일부를 포함한 지역에서 분리주의 운동을 해왔습니다.
터키 정부는 PKK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하고, 최대 안보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쿠르드족 이민자들이 많은 스웨덴에서는 쿠르드족 출신 6명이 의회 의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한 핀란드와 스웨덴이 터키에 대한 제재에 동참한 것도 걸림돌입니다.
앞서 유럽연합(EU)은 2019년 터키가 시리아 북동부 쿠르드족 장악 지역에 대한 군사작전을 개시한 것에 대해 무기 금수 제재를 시행했고, 스웨덴과 핀란드도 동참했습니다.
터키는 나토 동맹에 참가하고 있지만, EU에는 가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 크로아티아도 "스웨덴·핀란드 나토 가입 반대"
이런 가운데, 크로아티아도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 안건을 승인하지 않을 방침입니다.
조란 밀라노비치 크로아티아 대통령은 18일 마리오 노빌로 나토 주재 대사에게 신규 회원국 승인 안건에 반대 투표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밀라노비치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이것은 핀란드와 스웨덴을 향한 적대 행동이 아니라, 크로아티아의 국익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밀라노비치 대통령은 이번 조치를 통해 "국제사회가 인근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크로아티아계 주민들 문제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그 목적을 강조했습니다.
"그것이 이 문제를 해결할 유일한 방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 우크라이나 수도 미국 대사관 운영 재개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러시아명 키예프) 주재 미국 대사관이 폐쇄 3개월여 만인 18일 운영을 재개했습니다.
대사관 측은 이날 청사 앞에서 성조기 게양식을 거행하고 "오늘, 우크라이나의 용감한 방어와 국민들 덕에 우리가 돌아왔다"는 온라인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미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열흘 전인 지난 2월 14일 크이우 대사관을 폐쇄하고 외교 인력 대부분을 이웃나라 폴란드로 이동시킨 바 있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18일) "석달 전 우리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이유 없고 부당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크이우 대사관 앞에 게양된 성조기를 내렸다"면서 "우리는 이제 크이우 있는 미국 대사관에서 공식적으로 업무를 재개한다"고 밝혔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크이우 주재 미 대사관 앞에 다시 한번 성조기가 휘날리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정부와 국민들이 러시아의 잔혹한 침공 속에도 국가를 지키는 것에 대해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러시아를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군이 매일 우크라이나 영토에 죽음과 파괴를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우크라이나 국민 수백만명이 집을 떠났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죽음을 슬퍼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우리(미국)는 우크라이나 국민과 정부에 대한 약속을 재확인하고 크이우 대사관의 임무에 기대를 건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미 상원은 이날 브리지트 브링크 신임 우크라이나 대사 인준안을 만장일치로 가결했습니다.
■ 적십자, 우크라이나 투항병 전쟁포로 등록
국제적십자위원회(ICRC)가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마리우폴의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투항한 장병들의 전쟁포로(POW) 등록 절차를 개시했습니다.
위원회 측은 19일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그들이 인정스럽고 존엄하게 대우받도록 하는데 필수적인" 작업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해당 작업은 제네바 협약에 근거해 투항병들을 보호하기 위한 과정입니다.
제네바 협약 13조는 전쟁 포로는 항상 인도적 대우를 받아야 하고, 포로를 사망하게 하거나 건강에 중대한 위해를 가하는 행위를 금지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최대 격전지였던 마리우폴 시내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항전하던 우크라이나 측 병력은 최근 당국의 '전투 종료' 선언과 함께, 제철소를 나와 러시아 측 통제 지역으로 후송되고 있습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19일 현재 전체 인원이 1천730명에 이른다고 밝혔습니다.
우크라이나 측은 이들이 러시아군과의 포로 교환 대상이 될 것이라고 발표했으나, 러시아 측은 재판에 회부할 계획입니다.
이들 가운데 치료가 필요한 인원 외에는 미결수들을 수용하는 구치소에 수감 중이라고 러시아 외무부가 설명했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