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해 맡아야 할 중요한 역할이 있다고 미국 국무장관이 지적했습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의 새로운 전략 개념에 처음으로 중국의 국제질서 위협이 포함할 것이라는 점도 밝혔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중국이 국제 현안들을 해결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며 북한 핵 문제를 꼽았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1일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가 발간 100주년을 맞아 주최한 온라인 대담에서 “중국이 긍정적이고 생산적으로 행동한다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기후변화, 비확산과 같이 국제사회가 직면한 문제들에 대응하는데 중요한 기여국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블링컨 장관] “These are some of the other issues, obviously nonproliferation when it comes to North Korea, when it comes to Iran, China has a major role to play.”
블링컨 장관은 중국이 북한과 이란의 핵 비확산 문제에서도 맡아야 할 중요한 역할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미국이 중국에 구체적인 행동을 강요할 수는 없지만 “중국이 결정을 내리는 환경을 조성할 수는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중국을 “규범에 입각한 국제 질서에 대한 가장 심각한 장기적 도전”으로 지목했습니다.
[녹취: 블링컨 장관] “China is the only country with both the intent to reshape the international order and increasingly, the ability to do so economically, diplomatically, militarily, technologically.”
블링컨 장관은 “중국은 국제질서를 재편할 의도와 이를 수행할 경제∙외교∙군사∙기술적 능력을 갖춘 유일한 국가”라고 말했습니다.
또 중국은 국제 경제의 필수적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모든 것들을 종합하면, 미국이 전 세계에서 가지는 그 어떤 관계보다 중국과의 관계가 더 중요하고 복잡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수년 동안 미국과 중국이 서로를 상대해야 하는데 “어떻게 미국의 이익과 가치에 맞게 가장 효과적으로 대응하느냐가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이 스스로의 궤도를 바꿀 것이라는 기대에만 의존할 수 없다”며, 미국이 할 수 있는 것은 중국을 둘러싼 전략적 환경을 조성하고 개방적이며 포용적인 국제 질서에 대한 긍정적인 비전을 도모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바이든 정부가 ‘투자(invest), 동맹(align), 경쟁(compete)’의 대중국 전략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스스로에 투자하고 동맹∙파트너들과 연대하며 이익을 지키고 미래를 위한 비전을 구축하기 위해 중국과 경쟁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녹취: 블링컨 장관] “We’ve seen in the 15 months or so that we’ve been in office a growing convergence in attitudes toward China, toward the challenge that it represents, because some of the things that we’re concerned about, we’re not unique. There are shared concerns, shared grievances. The more we’re able to align with other countries in dealing with them, the more effective we’re going to be.”
블링컨 장관은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15개월 간 중국과 중국이 제기하는 도전에 대한 동맹과 파트너들의 태도가 점점 더 수렴되는 것을 목격했다”며 “공통의 우려와 불만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이 다른 국가들과 연대할수록 중국에 더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NATO 새 전략 개념에 중국 위협 포함”
한편 블링컨 장관은 이날 행사에 앞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별도의 만남을 갖고 오는 29일과 30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블링컨 장관과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국무부 청사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과 유럽국가들의 안보 동맹체인 나토의 장기적인 전략 개념에 중국의 위협이 처음으로 포함된다는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녹취: 블링컨 장관] “There the alliance will adopt a New Strategic Concept, the first one since 2010 to make sure that we’re ready to meet the challenges of today and the challenges that we anticipate tomorrow. That includes everything from malicious activity occurring in cyberspace, People’s Republic of China’s rapid militarization, its no limits friendship with Russia and efforts to weaken the rules based international order that is a foundation for peace and security around the world. And of course, security implications of climate change which are profound.”
블링컨 장관은 현재와 미래의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서 2010년 이후 처음으로 새 ‘전략 개념’을 채택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여기에 사이버 상의 악의적 행동, 중국의 빠른 군사화와 러시아와의 ‘제한 없는’ 우정, 전 세계 평화와 안보의 토대인 규범에 입각한 국제 질서를 약화시키려는 중국의 노력이 포함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기후 변화의 영향도 담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블링컨 장관] “We’ll strengthen our relationships with the European Union and with partners in the Indo-Pacific. We will bolster NATO’s budget and we will renew our alliances, defense and deterrence capabilities. Of course the chief concept will reflect what we are now dealing with and that is a new security landscape in Europe and President Putin’s decision to launch a senseless war of aggression on Ukraine now in its fourth month.”
블링컨 장관은 이 밖에 새 전략 개념의 내용으로 “유럽연합과 인도태평양 지역의 파트너들과의 관계를 강화할 것”이며 “나토의 예산을 확대하고 동맹관계와 방위, 억지력을 갱신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유럽의 새로운 안보 지형도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나토의 ‘전략 개념’은 나토의 안보 환경 평가와 전략, 대응 방법을 담은 문서입니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도 새로운 전략 개념이 중국과 러시아와 같은 권위주의 국가들에 대응하는 내용을 담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 “We will agree NATO’s next strategic concept, strengthen our deterrence on defense and prepare for an age of increased strategic competition with authoritarian powers like Russia and China. This includes working even more closely with our partners in the Asia Pacific and all the like-minded partners around the world.”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나토의 새로운 전략 개념에 합의하고 러시아와 중국과 같은 권위주의 세력과의 격화된 전략 경쟁의 시대를 준비하고 방어와 억지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것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파트너들과 같은 생각을 공유한 세계 모든 파트너들과 더 긴밀히 협력하는 것을 포함한다”고 말했습니다.
나토는 지난해 6월 정상회의 공동성명에서도 중국의 위협을 지적하며 아시아태평양 국가들과 안보협력을 증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한편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는 한국과 일본의 정상도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 4월 26일 상원 외교위원회 예산안 관련 청문회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할 것이며,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도 참석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 언론도 자국 정상이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나토는 1949년 4월 미국을 주축으로 서방이 결성한 안보 동맹체로, 당시 소련과 동구권이 결성한 바르샤바조약기구에 대응해 만들어졌습니다.
한국은 2006년 나토의 글로벌 파트너로 지정돼 사이버, 비확산, 대테러 등의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