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격렬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최전방 지역을 방문했습니다. 중국 전투기와 호주 초계기가 남중국해 상공에서 충돌 직전까지 가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호주 국방부가 밝혔습니다. 파키스탄에서 소아마비 발병 사례가 다시 늘면서 전 세계 소아마비 근절 노력이 한 걸음 후퇴하고 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우크라이나 소식으로 시작합니다. 어떤 새로운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5일 밤, 최전방 격전지인 동부 돈바스 지역을 전격 방문했습니다. 지난 2월 24일 개전 후 젤렌스키 대통령이 수도 크이우를 벗어난 건 극히 이례적인 일로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진행자) 젤렌스키 대통령이 얼마 전 하르키우를 방문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북동부에 있는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 하르키우를 방문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하르키우는 러시아 병력이 퇴각한 지역이고요.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날 방문한 돈바스는 지금 일진일퇴의 전투가 한창인 곳입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젤렌스키 대통령이 전장의 최일선 지역을 방문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5일) 밤, 리시찬스크와 솔레다르를 방문해 병사들과 만났다고 밝혔는데요. 리시찬스크는 루한시크주에 있는 도시로, 지금 러시아군이 맹폭을 퍼붓고 있는 세베로도네츠크에서 불과 몇 킬로미터 떨어지지 않은 곳이고요. 솔레다르는 도네츠크주에 있는 곳인데요.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밤 영상 연설에서, 장병들에게 감사를 표하면서 그들로부터 자신감과 힘을 얻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이날 앞서 자포리자 지역을 방문해, 마리우폴에서 온 피란민 가족들을 만나 위로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전황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기자) 러시아가 5일, 수도 크이우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단행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돈바스의 요충지인 세베로도네츠크에서는 6일에도 치열한 격전이 벌어졌습니다.
진행자) 러시아군이 수도 크이우를 다시 공격한 게 한 달여 만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는 동부 돈바스로 병력을 집결시키면서 크이우에 대한 공격은 한동안 소강 상태였는데요. 그러다 지난 4월 28일, 크이우에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당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크이우를 방문하고 있었기 때문에 러시아의 무력 시위로 읽혀졌는데요.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은 전 국제 사회에 대한 공격이라고 맹비판했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군의 이번 미사일 공격으로 피해는 없습니까?
기자) 1명이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전해졌고요. 사망자 여부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현재 수도 크이우는 지난 3월 러시아군 퇴각 후 서서히 일상으로 복귀하고 있는 중인데요. 하지만 러시아의 이번 미사일 공격은 여전히 전쟁 중이라는 것을 상기시켜주고 있습니다. 한편 우크라이나는 철도차량 수리 공장이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고 발표했는데요. 반면 러시아는 동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보낸 탱크들을 격파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제2의 마리우폴이라고 불리는 세베로도네츠크 지역의 전세는 어떻게 돌아가고 있습니까?
기자) 세베로도네츠크는 한 때 80% 가까이 러시아군이 점령하면서 함락 직전까지 간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주말 새 우크라이나 측은 절반 가까이 되찾으며 계속 러시아군을 몰아내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시크 주지사는 6일 오전 국영 TV에 나와, 전세가 다시 우크라이나군에 불리해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과 서방의 무기 지원에 대해 언급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5일, 러시아 국영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기로 한 로켓 시스템을 언급하며, 우크라이나가 장거리 로켓을 획득하면 러시아는 당장 지금까지 공격하지 않았던 곳을 공격할 것이라고 위협했습니다.
진행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최근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무기 지원을 발표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주, 우크라이나에 정밀 타격 로켓 시스템 등 7억 달러 규모의 군사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미국 관리들은 여기에는 고속기동 포병로켓시스템(HIMARS)과 최대 사거리 80km인 유도 다연장로켓시스템(GMLRS) 등이 포함된다고 밝혔는데요. 그렇게 되면 우크라이나는 지금 사용하고 있는 로켓보다 먼 거리를 공격할 수 있게 됩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이 또 무슨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푸틴 대통령은 그런 무기로 우크라이나의 군사 수준이 바뀌지 않을 거라고 평가 절하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새로운 무기를 제공하는 것은 갈등을 더 연장시킬 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은 무기 제공이 확전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뉴욕타임스 기고문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군수 지원 계획을 먼저 공개했는데요. 이 기고문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궁극적으로 이 전쟁은 외교를 통해 끝내야 하며, 미국은 우크라이나군이 국경을 넘어 러시아를 공격하는 것도 원하지 않고, 그런 능력을 제공하고 있지도 않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러시아에 고통을 주고자 이 전쟁이 연장되는 것도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는데요. 다만, 우크라이나가 전장에서 싸울 수 있고, 협상 테이블에서 강력한 입지에 설 수 있도록 무기를 보내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영국도 추가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고요?
기자) 네. 영국도 미국에 이어, 사거리 80km에 달하는 M270 다연장로켓포(MLRS)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벤 월러스 영국 국방장관은 6일 성명을 내고, 이 고성능 다연장로켓포는 우크라이나의 친구들이 자신들을 더 잘 보호할 수 있게 도와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영국 국방부는 또 이번 결정은 미국 정부와 긴밀한 조율을 거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남중국해 상공에서 중국과 호주 간에 위험한 상황이 벌어졌다고요?
기자) 네. 호주 국방부가 5일 성명을 내고, 중국 전투기가 최근 남중국해 상공에서 위험한 기동을 했다고 비판했습니다. 리처드 말스 호주 국방장관은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 J-16 전투기가 지난달 26일, 호주 P-8 해상초계기에 초근접 위협 비행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호주 초계기는 정상 활동 중이었던 겁니까?
기자) 네. 호주 국방부에 따르면 호주 P-8은 남중국해 상공에서 통상적인 정찰 활동을 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J-16 전투기가 충돌 직전까지 위협적으로 다가왔으며, 가속 후 ‘채프(Chaff)’를 무더기 발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채프가 뭔가요?
기자) 알루미늄이나 아연 등의 작은 쇳조각입니다. 일반적으로 레이더 교란을 위해 사용되는데요. 말스 국방장관은 J-16이 쏜 채프의 일부가 P-8 엔진으로 빨려 들어갔다며 이는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채프가 엔진에 빨려 들어가면 날개가 손상될 수도 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극단적인 경우에는 엔진이 정지될 수도 있다고 군사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는데요. 앤서니 앨버니지 신임 호주 총리는 사건 발생 후 중국 정부에 이 문제를 제기했다고 밝혔습니다. 앨버니지 총리는 해당 사건은 안전하지 않은 일이었다면서, 중국 정부에 우려와 함께 적절한 입장을 표명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글로벌타임스’는 6일, 중국 군사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오히려 호주가 먼저 도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즉 호주 초계기가 무단으로 중국 영공에 진입하려 했거나 침입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진행자) 중국과 호주 간의 갈등이 계속 심화하는 양상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양국은 특히 최근 태평양 도서 국가들과의 관계를 놓고 충돌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최근 솔로몬제도와 안보 협정을 체결하는 등 태평양 영향력 확대를 모색하고 있는데요. 솔로몬제도와 오랜 군사적, 경제적 협력 관계를 맺어온 호주는 중국의 태평양 군사화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호주는 미국과 함께 ‘쿼드’에 참여하고 있는 나라죠?
기자) 그렇습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인도∙태평양 안보 협력을 위해 미국, 일본, 호주, 인도 4개국으로 이뤄진 협의체 ‘쿼드’를 정상급으로 격상하고 이를 강화하고 있는데요. 앨버니지 신임 호주 총리는 지난달 23일 일본에서 열린 쿼드 2차 정상회의에 처음 참석해, 대중국 견제와 강력한 인도∙태평양 건설 의지를 밝혀 눈길을 끌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파키스탄에서 소아마비 발병 사례가 다시 늘고 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올해 들어 파키스탄에서 야생 소아마비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7건 보고됐습니다. 파키스탄에서는 그 전 15개월간 소아마비에 걸린 어린이가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는데요. 하지만 올해 들어 다시 발병 사례가 늘고 있어 국제 보건 당국이 우려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소아마비가 어떤 질병인지 먼저 잠깐 짚어 주시죠.
기자) 네. 소아마비는 주로 5세 미만 영유아들이 감염되는 전염성 강한 바이러스성 질병입니다. 주로 신경계를 공격해 신체에 마비를 일으키는데요. 1990년 초반까지만 해도 파키스탄에서는 한 해 2만 명 넘는 어린이가 소아마비에 걸렸습니다.
진행자) 한동안 국제 사회가 조만간 소아마비 종식 선언을 할 것이다. 이런 기대의 목소리도 있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1988년부터 전 세계적으로 소아마비 근절 운동을 펼쳐왔는데요. 그 결과 지난해 파키스탄과 이웃 나라인 아프가니스탄, 단 두 나라에서만 보고되면서, 전 세계 소아마비 종식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진행자) 파키스탄 말고 올해 소아마비 사례가 나온 나라가 또 있습니까?
기자) 네. 아프가니스탄에서도 지금까지 1건이 보고됐습니다. 지난해는 4건이 보고됐었습니다. 또 아프리카 나라인 말라위에서도 올해 1건 보고됐는데요. 아프리카 대륙은 지난 2020년 소아마비 종식을 선언한 바 있습니다. 이로써 올해 전 세계 소아마비 발병 건수는 모두 9건으로 늘었습니다.
진행자) 그 가운데 7건이 파키스탄에서 나왔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올해 파키스탄에서 확인된 7건의 소아마비 사례는 모두 북와지리스탄 지역에서 나왔습니다. 북와지리스탄은 아프가니스탄과의 국경 지역에 있는 곳으로, 여러 무장세력이 오랫동안 근거지로 삼고 준동하고 있는 지역이기도 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소아마비에 걸린 아이들이 모두 북와지리스탄 아이들인 게 눈에 띄는데요. 그 이유가 뭘까요? ?
기자) 현지 주민들이 백신 접종을 꺼리는 게 가장 큰 이유로 꼽히고 있습니다. 파키스탄 고위 보건 당국자는 VOA와 인터뷰에서, 많은 부모가 아이들에게 백신 접종을 하는 것을 거부하고, 의료 종사자들이 집집마다 직접 방문해 백신 접종을 권유하는 것도 꺼리고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왜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거죠?
기자) 잘못된 소문 때문입니다. 현지에서는 서방 세계가 이 백신을 통해 무슬림 어린이들을 소독하려고 한다는 일종의 음모론이 퍼지고 있습니다. 이 잘못된 정보 때문에 현지 주민들이 종종 보건 종사자들이나 그들을 인솔하는 보안군을 공격해 사망자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또 현지 무장 세력은 백신 접종 활동을 자신들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방해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파키스탄 정부는 소아마비 어린이들이 다시 늘고 있는데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지난 5월 말, 파키스탄 정부는 올해 두 번째로 5일간 전국 백신 접종 기간을 정해 대대적인 백신 접종 행사를 전개했는데요. 이를 위해 30만 명 이상의 보건 종사자들이 투입됐습니다. 앞서 3월 파키스탄은 5세 미만 어린이 4천300만 명을 대상으로 1차 소아마비 접종 운동을 펼쳤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