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핵 비확산 담당 고위 관리가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과 탄도 미사일 개발을 매우 우려한다고 밝혔습니다. 오는 8월 열리는 핵확산금지조약(NPT) 재검토 회의에서 북한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애덤 셰인먼 미국 대통령 핵 비확산 특별대표는 오는 8월 1일 미국 뉴욕에서 개막하는 제10차 핵확산금지조약(NPT) 재검토 회의에서 북한 문제가 주요 안건으로 다뤄져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셰인먼 대표는 미국 군축협회(ACA)가 발행하는 ‘오늘의 군축’(Arms Control Today) 6월호 인터뷰에서 “NPT 재검토 회의가 북한을 다뤄야 하며, 특히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에 대한 보도와 탄도 미사일 개발을 우리 모두 매우 우려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셰인먼 대표] “I'd say that the review conference ought to address North Korea, and in particular, I think we all need to be very concerned about reports of a possible North Korean nuclear test and ongoing efforts to develop ballistic missiles. The administration has said repeatedly that the door is open to diplomacy with North Korea and we're ready to meet without preconditions. We hope North Korea takes up the offer, and we'd like to see the review conference urge that it do so. The review conference should also call attention to North Korea's reckless behavior and its repeated violations of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셰인먼 대표는 이어 “바이든 정부는 북한과의 외교의 문이 열려있으며 전제조건 없이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거듭 말했다”며 “우리는 북한이 이 제안에 응하길 바라며, NPT 재검토 회의가 북한에 제안을 받아들일 것을 촉구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NPT 재검토 회의는 또한 북한의 무모한 행동과 유엔 안보리 결의들의 거듭된 위반에 대해서도 (국제 사회의) 주의를 환기시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셰인먼 대표는 또한 북한처럼 NPT를 탈퇴하는 국가가 생겨서는 안 된다며, 선제적으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셰인먼 대표] “There's one other point worth noting. It's not specific to North Korea; it's more of a consequence of what North Korea has done by exiting the treaty. This is the issue of preventing abuse of the treaty’s withdrawal provision. It's been 20 years since North Korea announced its intention to leave. In that time, NPT states-parties have not agreed on a single step to discourage abuse of withdrawal. I would think at a minimum we should discuss this issue openly and agree that, as a principle of international law, states remain accountable for violations of the treaty that occurred when still a party to it. There's no “get out of jail free” card because you withdraw. It's that kind of abuse of withdrawal that we ought to discourage, and I hope we can have a productive discussion at the review conference.”
셰인먼 대표는 “북한이 NPT를 탈퇴하면서 생긴 결과도 주목해야 한다”며 “NPT 조약의 탈퇴 조항을 남용하는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한이 20년 전 탈퇴를 선언했을 때 NPT 가입국들은 탈퇴 남용을 막기 위한 단 하나의 조치에도 합의하지 못했다”며 “최소한 우리는 이 문제를 공개적으로 논의하고, 국제법에 따라 각국이 조약 위반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합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셰인먼 대표는 “조약을 탈퇴한다고 ‘감옥 탈출 카드’를 얻는 것은 아니다”라며 “그것은 우리가 막아야 하는 탈퇴 남용의 사례이고 이번 재검토 회의에서 생산적인 논의를 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셰인먼 대표는 아울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에도 NPT 체제에 심각한 도전들이 있었다며 “이란이 핵무기를 얻고 북한의 핵 증강이 계속되면 다른 국가들도 조약을 탈퇴하고 자체적인 핵무기 능력을 갖추길 원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셰인먼 대표는 또한 16일 미 국무부 공식 블로그 ‘딥노트’에 ‘NPT는 변화하는 세상에서 핵심적인 도구’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습니다.
NPT 가 채택된 뒤 50년 동안 군축에서 상당한 성과가 있었지만 “현재 국제 체계에 거대한 변화가 진행 중”이라며 현존하는 핵 위협을 거론했습니다.
러시아가 일으킨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의 계속된 핵군축 거부, 북한의 핵증강 결의, 격동하는 중동을 전 세계가 직면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셰인먼 대표는 이 모든 상황은 NPT의 핵심적인 중요성을 보여주며, NPT 외에 다른 대안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다가오는 재검토 회의에서 미국의 주된 목표는 NPT 조약에 대해 최대한 폭넓은 재다짐을 받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NPT 재검토 회의는 당초 올해 1월 열릴 예정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연기돼 8월 1일부터 26일까지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립니다.
NPT 재검토 회의는 핵무기 보유국과 비보유국들의 협의체로 5년마다 개최됩니다.
NPT는 핵무기 비보유국이 핵무기를 취득하고 핵무기 보유국이 비보유국에 핵무기를 제공하는 것을 동시에 금지하기 위한 조약입니다. 1968년 7월 유엔 총회에서 채택된 뒤 1970년 3월 발효돼 현재 191개국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1985년 NPT에 가입했으나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공개되지 않은 두 곳의 영변 핵시설에 대한 특별사찰을 요구하자 이를 거부하며 1993년 3월 NPT 탈퇴를 선언했습니다.
이후 북한은 NPT 탈퇴를 유보했지만 2차 북 핵 위기가 발생하자 2003년 1월 또다시 일방적으로 NPT 탈퇴를 선언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