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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중 미-러 대사 베이징 토론회서 언쟁


니컬러스 번스(가운데) 중국 주재 미국 대사가 4일 베이징에서 진행된 제10차 세계평화포럼 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맨 왼쪽은 안드레이 데니소프 러시아 대사, 오른쪽 두번째는 캐롤라인 윌슨 영국 대사.
니컬러스 번스(가운데) 중국 주재 미국 대사가 4일 베이징에서 진행된 제10차 세계평화포럼 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맨 왼쪽은 안드레이 데니소프 러시아 대사, 오른쪽 두번째는 캐롤라인 윌슨 영국 대사.

미국과 러시아의 중국 주재 대사들이 4일 중국 베이징의 행사장에서 격렬한 언쟁을 벌였습니다.

니컬러스 번스 미국대사는 이날 중국 칭화대와 세계평화포럼이 주최한 행사에서 함께 토론자로 나온 안드레이 데니소프 러시아대사를 향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국제질서에 최대 위협”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번스 대사는 “러시아가 무장병력을 동원해 국경을 넘은 것은 정당하지 않고, 많은 인적 고통과 함께 전쟁을 시작했다”며, “수많은 무고한 민간인들이 우크라이나에서 죽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러시아가 유엔 회원국이 됐을 당시 서명한 유엔헌장 내용의 직접적인 위반”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데니소프 대사는 즉각 반박에 나서, 번스 대사의 발언에 “전혀 동의하지 못하며, 그 개입과 관련해 각각의 문장마다 반박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데니소프 대사는 번스 대사와 미국 관리들을 향해 이날 미국의 독립기념일을 맞아 잠시 “외교적 예의상” 축하한 뒤 곧바로 우크라이나 사태의 책임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돌렸습니다.

데니소프 대사는 나토가 “다섯 갈래의 확장의 파도들”로 러시아가 행동에 나서도록 자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재의 국제질서는 유엔의 `업무 거부'로 인해 나락의 가장자리에 서 있는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캐롤라인 윌슨 영국대사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주된 책임은 러시아에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윌슨 대사는 “나토는 순수한 방어적 동맹”이라며, “지금까지 나토는 러시아에 대해 극도로 자제한 채 행동을 취해왔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미국 ‘CNN’ 방송은 그동안 우크라이나 전쟁을 러시아의 침공으로 규정하지 않아온 중국에서 이번 행사가 열린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또 중국 관영매체들은 이날 행사장에서 나온 발언들을 조심스럽게 검열한 채 보도하면서 나토에 대한 러시아의 관점을 그대로 인용했다고 방송은 전했습니다.

VOA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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