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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의회, 북핵 문제 넘어 미한일 공조 추진…“한일 정보공유 필수”


밥 메넨데즈 미국 상원 외교위원장.
밥 메넨데즈 미국 상원 외교위원장.

미국 의회에서는 최근 북핵 문제를 넘어 미한일 공조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3국 협력을 늘리기 위해선 한일 관계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데, 의원들은 ‘한일 정보공유’에 우선순위를 뒀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하원 세출위원회가 최근 승인한 2023회계연도 국무 예산안에 첨부된 보고서에는 미한일 3국 공조 강화를 촉구하는 문구가 처음으로 담겼습니다.

“한국, 일본과 3국 관계를 확대할 것을 국무부에 독려한다”는 분명한 메시지입니다.

의회가 여러 법안과 결의안, 국방수권법안을 통해 강조해왔던 미한일 3국 공조 강화의 중요성이 올해는 국무 예산안에도 명시된 것입니다.

최근 몇 년 동안 의회는 다양한 창구를 통해 미한일 협력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면서 실질적 관계 강화 방안을 강구해왔습니다.

지난 3년 사이 의회에서 미한일 공조의 중요성을 재확인하는 결의가 채택된 횟수만 최소 3차례입니다.

상원은 지난 2019년 4월 미한일 3국 간 유대와 공조의 중요성을 재확인하는 결의를 채택했고, 이어 하원도 같은 해 9월 상원과의 동반 결의를 채택했습니다.

특히 상하원 결의는 “미한일 3국이 건설적이고 앞을 바라보는 관계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의회에서는 미한일 3국 공조 강화를 위한 최우선 과제로 한일 관계 개선을 꼽으면서 두 동맹국과의 전략적 연계 방안을 모색하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한일 관계 개선을 통해 양국이 북핵 문제를 넘어 인도태평양 지역 전반에 걸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을 증대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모아집니다.

민주당의 밥 메넨데즈 상원 외교위원장은 최근 주한 미국대사 인준청문회에서 한일 협력에 대한 의회 내 이런 인식을 재확인했습니다.

[녹취:메넨데즈 위원장] “We have historical issues between South Korea and Japan. I recognize them but we also have the importance of having a close relationship with those two countries and ourselves as ability to meet the regional challenge of North Korea as well as China and others.”

“한일 간 역사적 갈등이 있다는 점을 인식하지만, 북한은 물론 중국 등 역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두 나라의 관계 강화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의회는 한일 협력 분야 중에서도 정보공유의 중요성을 특히 강조하고 있습니다.

약 3년 전 한국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철회를 막기 위해 의회에서 상원 결의가 신속히 채택된 것도 정보공유를 통한 한일 협력에 중점을 두고 있는 의회 내 분위기를 반영합니다.

한일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았던 2019년 한국의 문재인 정부는 지소미아 효력 종료를 결정했었습니다.

하지만 지소미아 유지를 촉구하는 미국의 노력 등으로 문재인 정부는 결국 폐기 직전까지 갔던 지소미아 효력 종료 결정을 유예했고, 이후 지소미아는 2년 반 넘게 조건부 유예 상태로 남아 있습니다.

당시 상원에서 채택돼 현재까지도 효력이 이어지는 지소미아 관련 결의에는 한일 정보공유에 대한 의회의 분명한 입장이 명시돼 있습니다.

“지소미아는 동북아시아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과 동맹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매우 중요하며, 한일 두 나라 간 정보공유는 신뢰 증진과 공동의 방어, 그리고 안보 이익을 증진하는 협력 증대에 필수적”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의회는 지소미아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한국과 일본이 신뢰와 상호 이익에 대한 협력을 복원할 것을 독려하며, 미한일 간 강화된 동맹에 대해 지지를 표명한다”는 의지도 결의에 들어있습니다.

의원들은 한국에 새 정부가 들어선 것을 계기로 한일 관계 개선에 큰 기대를 걸며 지소미아 정상화 여부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공화당의 앤 와그너 하원의원은 최근 대북 정책 점검 청문회에서 한일 관계는 여러 해 동안 “극도로 경색됐었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한일 관계 개선에 관심을 보인 점을 언급했습니다.

[녹취:와그너 의원] “Let me just say the new Yun administration in South Korea appears interested in improving relations with Japan, which have been extremely tense for many years.”

그러면서 미국은 한일 관계가 실제로 진전되도록 독려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동아시아 지역에서 미한일 3국 공조는 미국의 정책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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