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최고의 영예인 명예훈장을 받은 한국전쟁 참전 노병이 미국 국방부 ‘영웅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주인공은 올해 95세의 랠프 퍼킷 퇴역 대령으로 한국전쟁 중 용맹함과 솔선수범을 실천한 인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호)

올해 95세의 한국전쟁 참전용사 랠프 퍼킷 퇴역 대령이 미국 국방부 영웅의 전당에 헌액됐습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6일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헌액 행사에서 고령으로 참석하지 못한 퍼킷 퇴역 대령에게 인사말을 전하며 그의 헌신에 경의를 표했습니다.

로이드 오스틴 / 미국 국방장관

“퍼킷 대령님이 오늘 우리와 함께하지 못하셨지만, 댁에서 지켜보고 계실 것이라고 믿습니다. 좋은 아침입니다. 대령님. 1950년 추위가 매섭던 아침, 당시 퍼킷 중위는 205고지에서 미국 육군 특수부대인 제8레인저중대를 이끌고 있었습니다. 그는 중공군의 위치 파악을 위해 상대의 총격을 유도하며 일부러 벌판을 가로질러 달려가는 등 계속해서 자신의 목숨을 걸었습니다.”

오스틴 장관은 퍼킷 퇴역 대령이 당시 수류탄 파편을 맞은 뒤에도 작전을 지휘했으며, 또 다른 부상을 당하자 자신을 두고 대피할 것을 부하들에게 지시하는 등 용맹함과 담대함을 보여줬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퍼킷 퇴역 대령이 지난해 명예 훈장을 받을 당시 훈장은 나보다 더 많은 일을 한 레이저 대원들의 것이라고 말한 사실을 상기시키며, 퍼킷 퇴역 대령은 국가가 요구한 것보다 더 많은 일을 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에서 명예훈장은 미국 의회 이름으로 대통령이 군인 유공자에게 수여하는 최고의 무공훈장으로, 앞서 지난해 5월 조 바이든 대통령은 미한 정상회담 중에 퍼킷 퇴역 대령에게 명예훈장을 수여했습니다.

이날 영웅의 전당 헌액 행사에 퍼킷 전 대령 대신 참석한 존 락 전 대령은 7일 VOA에, 퍼킷 전 대령은 자신이 아는 군인 중 가장 겸손하고 솔선수범을 실천한 참 군인이라고 말했습니다. 자신을 다른 사람보다 우월하다고 절대 생각하지 않았으며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그 자리를 피하지 않는 지휘관이었다는 겁니다.

미국 남부 조지아주 출신인 퍼킷 퇴역 대령은 1943년 사병으로 입대했다가 2년 뒤 육군사관학교에 입교했으며 한국전쟁에는 1950년 8월부터 11월까지 참전했습니다. 전쟁 당시 중위로 205고지에서 전진하다 중공군의 박격포 기습을 받았지만 적의 공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부대원들이 적의 위치를 파악해 공격할 수 있도록 고지 앞으로 전진했습니다.

또 중공군의 공격으로 수류탄 파편을 맞고도 전투를 지휘하는 등 영웅적인 전공을 세웠고, 이후 1967년에 1년간 베트남전에 참전한 뒤 1971년 전역했으며, 지난 1992년에는 육군 레인저 부대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바 있습니다.

VOA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