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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변 핵시설 폐기물 처리장 주변 굴착, 방사능 누출 대처 가능성…핵시설 지속 운영 정황”


북한 영변 핵시설 위성사진. Planet Labs Inc.
북한 영변 핵시설 위성사진. Planet Labs Inc.

북한이 영변 핵시설 내 핵폐기물 처리장 인근에서 새 굴착 움직임을 보인데 대해 미국의 핵 전문가는 방사능 누출에 대처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평가했습니다. 또 이 같은 움직임이 북한의 지속적인 영변 핵시설 가동 정황을 뒷받침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핵 전문가인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은 12일 VOA와의 통화에서 북한이 영변 핵시설 내 ‘500호 건물’에서 새 굴착 움직임을 보인 것은 저장 시설의 노후화 등으로 인한 핵 폐기물 누출에 대처하기 위한 것으로 보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관측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 올브라이트 소장] “And they may be trying to dig back in to deal with leaks. They may just be trying to renovate it. We may be looking for an access point to be able to pump in more waste. See, I think the suspect that the problem is more of nuclear waste leakage that they're trying to fix rather than trying to put more waste in it. It's a reasonable guess that they're trying to deal with nuclear waste leaking from this reprocessing waste.”

올브라이트 소장은 ‘500호 건물’에서 새 굴착 움직임이 포착됐다는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최근 분석 결과와 관련해 북한이 핵폐기물 누출에 대처하기 위해 저장 시설을 더욱 깊게 파고 들어가거나 개조하려 했을 수 있으며, 새로운 접근 지점을 찾기 위해 굴착을 시도했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지어진 지 30년이 넘은 핵폐기물 저장 탱크가 전형적인 금속 재질로 지하수 등에 의해 부식될 우려가 있다면서, 새로운 저장 탱크를 만들기 위한 움직임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500호 건물’은 북한이 절대 출입을 허용한 적이 없는 오래된 핵 폐기물 보관소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 올브라이트 소장] “Building 500 is an old nuclear waste storage building that North Korea is never admitted to, and it's suspected to hold waste from plutonium separation. That was done prior to 1992 and involve plutonium that was not declared to the International Atomic Energy Agency. And so they in order to hide the plutonium, they also needed to hide their waste.”

올브라이트 소장은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신고하지 않은 비밀 핵폐기물을 ‘500호 건물’에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이 건물과 관련한 움직임이 있을 때마다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아왔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북한이 ‘500호 건물’에 핵무기 개발의 핵심 과정인 플루토늄 분리 실험에서 나온 재처리 폐기물을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져 왔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플루토늄 개발을 숨기기 위해 재처리 시설과 ‘500호 건물’ 사이에 파이프를 연결해 국제사회의 감시의 눈을 피했다는 의심을 받아왔다고 설명했습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플로토늄으로 핵무기를 만들 때 발생하는 많은 핵폐기물을 처리하는 것은 미국과 러시아 등 핵 선진국에서도 종종 어려움을 겪었던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고준위 핵폐기물 처리에 종종 실수를 했다며, 핵 선진국들이 초창기에 보였던 실수를 북한은 훨씬 더 제한적인 규모 아래서 하고 있을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500호 건물’에서의 굴착 움직임은 북한이 여전히 영변 핵시설을 가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 올브라이트 소장] “That can suggest operational status. Then there's thermal imagery that floats around among governments, and was probably provided to the IAEA that can give you information on whether the reactor the 5 megawatt reactor.”

민간 위성 사진과 각국 정보 기관들이 확보한 고화질의 열화상 이미지를 통해 5MW 원자로 가동 정황을 비롯한 영변 핵시설 내 여러 움직임들이 영변 핵시설의 운영 정황을 뚜렷이 보여준다는 지적입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북한이 영변 핵시설 내 실험용 경수로(ELWR) 남쪽에 새 건물 3채 중 2채가 완공된 것으로 보인다는 CSIS 위성사진 분석에 대해서는 북한의 의도를 파악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실험용 경수로 인근에 짓는 건물 대부분이 경수로를 지원하는 데 쓰일 것이라는 점은 예상 가능하지만 정확히 무엇 때문에 짓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면서, 이 역시 분명한 핵시설 가동 징후이지만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미국의 민간연구단체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산하 북한 전문사이트 ‘분단을 넘어서(Beyond Parallel)’는 11일 북한의 영변 핵시설 부속 건물 주변에서 새 굴착 활동이 포착됐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3일 촬영된 위성사진에 영변 핵시설의 폐기물 처리·저장시설로 알려진 ‘500호 건물’ 정면으로 땅이 파헤쳐진 흔적이 발견됐다는 겁니다.

CSIS는 굴착공사가 진행 중인 건물의 서쪽은 이전에 사용된 적이 없는 구역을 나누는 문(Bay door) 쪽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같은 북한의 굴착 활동이 건물의 구조적 문제나 폐기물 유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거나 방사화학실험실에 새 폐기물을 저장하기 위한 목적일 수 있다고 관측했습니다.

또는 이번 굴착 활동이 전략적 기만 전술의 일부일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은 앞서 지난 2016년에서 2017년 사이 ‘500호 건물’ 주변에 참호 혹은 도랑을 팠다가 메우는 등의 활동이 포착된 적이 있으며, 이후 이 건물에서 주요 활동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CSIS는 또 지난 1994년 미북 제네바 합의로 건설이 중단된 50MW급 원자로 건물 주변에서 해체 공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아울러 북한이 지난해 7월 말부터 실험용경수로(ELWR) 남쪽에 짓고 있는 건물 3채 중 2챠가 외형상 완공된 것으로 보인다며, 건물의 목적을 알 수 없지만 위치를 고려할 때 경수로 운영 지원 시설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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