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러시아가 또다시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 도시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습니다. 중국이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정보를 입수하기 위해 장기간 정보원 포섭과 관계망 구축을 시도해왔다는 미 상원 보고서가 나왔습니다.이어서, 최근 사임을 표명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후임을 뽑는 보수당 경선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 보겠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항구 도시에 또 미사일 공격을 단행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가 26일 오데사와 므콜라이우 등 흑해 연안 남부 도시에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고 우크라이나 군 당국이 밝혔습니다. 이번 공격은 지난 22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흑해를 통해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을 재개하기로 합의한 후 두 번째 항만 도시 공격입니다.
진행자) 러시아군의 공습에 따른 피해는 어느 정도입니까?
기자) 우크라이나 남부 작전사령부는 오데사 해안 지역의 민간 건물 여러 채가 불길에 휩싸였다고 전했는데요. 현재까지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한국계 주지사가 있어 한국에서 특히 관심을 갖고 있는 곳이죠. 므콜라이우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비탈리 김 므콜라이우 주지사는 이날(26일) 현지 TV에 출연해 X-59 공대지 순항미사일 5발과 S-300 지대공 미사일 12발이 쏟아졌다고 전했는데요. 일부는 빗나갔지만, 철교 등 도시의 일부 주요 기반 시설과 자동차 회사 건물, 민간 건물들이 피해를 입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우크라이나와 유엔은 이번 주중에 첫 번째 곡물 선적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유엔과 터키가 중재한 합의에 따라 오데사와 다른 2곳의 항구를 통해 곡물 수출을 재개하기로 했는데요. 일단 첫 번째 선적은 이번 주, 그리고 앞으로 두 주에 걸쳐 다른 두 곳에서 선적이 이뤄질 전망이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의 잇따른 항만 도시 공격으로 러시아가 과연 합의를 이행할 의지가 있는지 불신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러다 곡물 수출 합의가 자칫 무산되는 것 아닐까요?
기자) 일단 우크라이나는 합의를 이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이에 따라 27일, 초르노모스크항에서 1차 선적을 목표로 하고 있고요. 터키 이스탄불에 설치된 곡물 수출 공동조정센터(JCC)도 26일 본격 가동되는 등 합의 이행을 위한 작업은 그대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번 공격에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의 공격을 테러로 표현하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26일) 소셜미디어에 오데사 서부 일대 영상을 게재하며 이 곳에는 군대도 없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 테러분자들이 특별한 이유 없이 공격을 감행했으며, 이 모든 것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는 이번 공습에 대해 뭐라고 말했습니까?
기자)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일간 브리핑에서 러시아군이 므콜라이우 남부 지역과 동부 도네츠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 미사일 8기와 포병 무기고 등을 파괴했다면서, 군사적 목표물에 대한 타격만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는 미사일 공습과 곡물 수출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는 곡물 수출 재개 합의 바로 다음 날인 23일 순항미사일로 오데사항을 공격해 국제 사회의 지탄을 받았는데요. 하지만 러시아는 군사 표적을 겨냥한 군사작전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라며, 곡물 수출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국제 사회의 반응도 전해 주시죠.
기자) 네. 이번 공격에 대한 미국 정부의 반응은 아직 나오지 않았고요. 존 커비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지난 25일 러시아의 첫 번째 공격과 관련해, 러시아가 합의를 이행할 의도가 있는지 의구심을 일으킨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 정부는 러시아가 합의에 따른 약속을 지킬지 면밀히 주시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곡물 수출 합의 중재에 적극적으로 나선 터키는 지금 어떤 입장인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터키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합의가 제대로 이행될 것이라는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습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첫 번째 러시아군의 공습 후인 25일 터키 국영 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양측이 책임감 있게 자신들이 서명한 합의를 이행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영국 정부는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단행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영국 외무부가 26일 러시아 주요 인사 42명과 기관 등에 대한 입국 금지와 자산 동결 등의 제재를 단행했습니다. 영국은 지난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가장 강력하게 러시아를 규탄하는 나라의 하나인데요. 영국 정부가 지금까지 제재 명단에 올린 개인은 1천100명 이상, 기업체는 100개가 넘습니다.
진행자) 이번에는 어떤 인물들이 명단에 올라갔습니까?
기자) 네. 콘스탄틴 추이첸코 러시아 법무부 장관과 러시아의 여러 주지사들, 친러시아 반군 세력인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비탈리 코첸코 총리, 블라디슬라프 쿠즈네초프 루한시크인민공화국(LPR) 수석 부의장 등이 이름을 올렸는데요.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부 장관은 이번 제재와 관련해 성명을 내고 “우리는 크렘린이 임명한 국가 행위자들이 우크라이나 국민이나 자국민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을 침묵하며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유럽연합(EU)은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내년 1월까지 6개월 더 연장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중국의 첩보 활동에 관한 미국 상원의 보고서가 나왔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상원 국토안보·정무위원회 소속 공화당 의원들이 26일 공개한 건데요. 의원들은 보고서에서, 중국 정부가 장기간에 걸쳐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안에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민감한 내부 정보를 빼내려 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장기간이라면 구체적으로 어느 시점일까요?
기자) 네. 보고서는 중국 정부가 적어도 2013년부터 연준을 표적으로 삼고, 내부 정보를 입수하기 위해 연준 내 직원들을 대상으로 포섭 활동을 해왔다고 밝혔는데요.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12개 연준 은행 가운데 8곳에서 일하는 연준 직원 13명이 우려 인물로 지적됐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직원은 단순한 직원이 아니라, 연준의 전문 경제학자들을 말하는 건데요. 보고서는 이들에게 ‘P-네트워크’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진행자) 2013년부터라면 거의 10년 가까이 되는 기간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이 기간, 연준 내 네트워크 구축을 시도하고, 포섭한 직원들이 정보를 제공하는 대가로 현금과 기타 혜택을 약속했는데요. 하지만 실제로 중국 정부가 민감한 정보를 빼내는 데 성공했는지는 보고서에 언급돼 있지 않습니다. 보고서에는 또 중국 정부가 비협조적인 인물을 위협한 적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인 사례를 하나 들어 주시죠.
기자) 네. 보고서에 따르면 P-네트워크 가운데 한 명이 지난 2019년 중국 상하이로 여행을 갔는데요. 중국 당국자들은 이 직원에게 민감한 경제 데이터 공유와 경제 자문 등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직원이 이를 거절하자 중국 관리들은 네 차례나 그를 구금하고 가족들까지 위협했다고 보고서는 주장했는데요. 롭 포트먼 공화당 상원의원은 연준이 중국의 이 같은 접근에 적절히 대응하는 데 실패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연준은 이 보고서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연준은 미국 중앙은행에 대한 접근이 엄격하게 통제되고 있다며 조사 결과에 강력히 반발했습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상원에 보낸 서한에서, 특정 직원에 대한 부당하고 확인되지 않은 주장에 매우 우려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의 반응도 보죠.
기자) 중국도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류펑위 미국 주재 중국 대사관 대변인은 보고서 내용에 대해, 냉전적 사고방식의 발로라면서 경제와 금융 등의 분야에서 미국과 중국의 협력은 개방적이고 공정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미국과 중국 정상 간 통화가 곧 있을 예정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8일 통화할 예정이라고 주요 매체들이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하고 있습니다. 백악관은 26일, 두 정상이 이번 주 내로 통화할 것이라고 확인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가장 최근에 대화를 나눈 게 언제죠?
기자) 지난 3월입니다. 사실 두 정상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아직 대면 접촉도 한 적이 없는데요. 이는 양국 간의 껄끄러운 관계를 시사하는 것이라는 평가입니다. 현재 미국과 중국은 특히 낸시 펠로시 미 연방 하원의장의 다음 달 타이완 방문 보도를 둘러싸고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이번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양국 관계, 펠로시 의장의 타이완 방문 계획 등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 보겠습니다. 이번에는 영국으로 가봅니다. 영국 보수당에서 당 대표 선출 작업이 한창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영국 집권 보수당이 지금 보리스 존슨 총리의 후임을 뽑기 위한 당 대표 경선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는 영국은 집권당의 대표가 총리를 맡기 때문에 사실상 차기 총리를 뽑는 겁니다.
진행자) 당 대표 경선에 누가 나섰습니까?
기자) 현재 리시 수낙 전 재무부 장관과 리즈 트러스 외무부 장관, 2명으로 압축됐습니다. 영국 보수당은 지난 13일부터 8명의 후보를 놓고 경선 투표를 시작했는데요. 한 번 투표할 때마다 가장 득표를 적게 한 후보가 탈락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진행자) 그렇게 남은 2명의 후보가 수낙 전 장관과 트러스 장관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두 후보는 지난 20일 5차 투표에서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하며 최종 후보로 선정됐습니다. 영국 보수당은 앞으로 몇 주 동안 전체 당원을 대상으로 우편 투표를 실시하는데요. 최종 결과는 9월 5일 발표될 예정입니다.
진행자) 영국의 전체 보수당원은 몇 명이나 됩니까?
기자) 올해 기준, 약 16만 명입니다. 영국의 등록 유권자는 약 4천650만 명인데요. 그러니까, 전체 등록 유권자의 5%도 채 안되는 이들의 표심이 향후 영국 정국의 향방을 가르는 셈입니다. 앞서 보리스 존슨 총리는 일련의 추문과 각료들의 줄사퇴에 밀려, 지난 7일 결국 사임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트러스 장관과 수낙 전 장관, 두 후보는 여러 현안 가운데 어떤 문제를 중요하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두 후보 모두 국내 문제에서는 영국의 세금 정책과 고물가 현상을 최우선 과제로 보고 있습니다. 외교 분야에서는 중국 문제가 가장 많이 부각되고 있는데요. 보수당 당원들은 국내 현안보다 대중국 정책에 더 많은 관심과 우려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후보들의 대중국 입장이 궁금하군요.
기자) 두 후보 모두 자신이 중국에 맞설 적임자라며 중국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트러스 장관은 최근 TV토론에서, 자신이 총리가 되면 중국에 대해 더 강력한 태도를 취할 것이며, 틱톡(TikToK) 같은 중국 소유 기업들에 대한 단속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유럽의 실수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면서, 중국과의 관계에서 그런 일이 발생하도록 두면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수낙 전 장관도 중국에 대해 강경한 입장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수낙 전 장관은 중국을 영국과 국제 안보에 있어 ‘제1의 위협’이라고 말하고 있는데요. 자신이 총리가 되면, 그러한 위협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 더 강력한 입장을 취할 것이라고 다짐했습니다.
진행자) 영국 총리 후보들의 이런 강경 발언에 중국 정부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중국 외교부는 후보들의 TV 토론 과정에서 나온 중국 관련 표현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습니다. 자오리젠 대변인은 26일 정례 브리핑에서 “영국의 정치인들은 중국을 문제 삼거나, 소위 ‘중국의 위협’을 과장하지 말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끝으로 두 후보가 어떤 인물인지 간단히 소개해 주시죠.
기자) 네. 트러스 외무장관은 47세의 여성 정치인입니다. 여성·평등부 부장관과 국제통상장관 등을 역임했고요. 영국 정치사에 중요한 분기점이 되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즉 브렉시트를 적극 지지했습니다. 올해 42세의 수낙 전 재무부 장관은 인도계로, 만약 총리로 당선되면 영국 역사상 최초로 백인이 아닌 총리가 나오게 됩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