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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검찰, 크리스토퍼 안 보석조건 완화 반대…“도주 우려 커져”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에 들어갈 때 CCTV에 찍힌 크리스토퍼 안. 안 씨의 변호사가 미 연방법원에 제출한 보석 재심신청서에 첨부한 사진이다.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에 들어갈 때 CCTV에 찍힌 크리스토퍼 안. 안 씨의 변호사가 미 연방법원에 제출한 보석 재심신청서에 첨부한 사진이다.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에 침입한 혐의로 스페인 신병 인도 결정이 내려진 크리스토퍼 안 씨가 미 법원에 보석 조건 완화를 요구한 가운데 검찰이 반대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신병 인도를 앞둔 상황인 만큼 도주 우려가 커졌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연방검찰은 크리스토퍼 안 씨의 보석 조건을 완화하는 데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검찰은 19일 미 연방법원에 제출한 문건에서 안 씨가 도주할 위험이 여전히 남아 있다며 재판부가 안 씨의 보석 조건 완화 요구를 기각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2019년 2월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에 침입해 납치극을 벌인 혐의로 체포돼 지난 5월 스페인 신병인도 판결을 받은 안 씨는 지난 12일 연방법원에 사실상 가택연금 조치의 해제를 요구하는 서한을 제출했습니다.

발목에 채워진 추적 장치를 풀고 외출 제한 시간을 철폐하며 이동 가능 범위도 캘리포니아 중부 연방법원 관할 지역으로 넓혀 달라는 요구를 담았습니다.

안 씨는 스페인 신병 인도 결정 직후 구금의 적법성 여부를 판단해 달라고 요청하는 인신보호 청원서를 제출해, 현재 가택연금 상태에서 법원의 최종 판단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검찰은 이날 문건에서 현 보석 조건으로 인해 안 씨의 도주 가능성이 미리부터 차단돼 왔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특히 안 씨가 법원으로부터 이미 신병 인도 결정을 받은 사실을 이유로 들며 최초 가택연금 조치가 취해졌을 때와는 상황이 달라졌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안 씨는 대사관 침입 사건과 연관이 없는 미국의 대북 인권단체 ‘링크(LINK· Liberty in North Korea)’ 관계자들과 교류를 금지한 조치를 해제하고 침입 사건에 직접 연루된 인사를 제외한 반북 단체 ‘자유조선’ 관계자 등과도 접촉을 허가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검찰은 안 씨가 이들의 조력을 받아 도주할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안 씨가 도주할 경우 미국은 스페인과 맺은 범죄인 인도조약에 따른 의무 사항을 지킬 수 없게 된다는 사실을 보석 조건이 완화돼선 안 되는 이유로 제시했습니다.

재판부는 최초 안 씨가 제출한 보석 조건 완화 주장과 검찰의 반박 문건을 검토해 조만간 안 씨의 가택연금 해제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와는 별개로 재판부는 안 씨의 인신보호 청원에 대한 판단도 내려야 합니다.

만약 재판부가 안 씨의 구금이 적법하다고 판단할 경우, 안 씨는 곧바로 미 연방법 집행기관인 미국 보안국(US Marshal)에 체포돼 스페인 신병 인도 절차를 밟게 됩니다.

다만 이때 미국 국무장관이 안 씨의 신병인도를 최종 승인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안 씨는 스페인으로 향하지 않아도 됩니다.

앞서 VOA는 전직 국토안보부(DHS) 고위직의 서한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크리스토퍼 안 씨의 신병인도 결정을 막기 위해 관련 부처 간 회의를 개최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2021년 1월까지 국토안보부에 근무한 이안 브레크 전 법무담당관 대행은 최근 재판부에 제출한 서한에서 “당시 국토안보부는 다른 정부 부처와 안 씨의 스페인 신병인도를 피할 수 있는 잠재적 방안을 협의 중이었다”며 “북한의 위협으로 안 씨의 안전에 중대한 위험이 따르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미 법원이 안 씨의 보석 조건 완화와 구금의 적법성과 관련해 어떤 결정을 내릴지, 또 미 국무장관이 이 같은 법원의 결정을 그대로 수용할지 주목됩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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