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0차 핵확산금지조약(NPT) 평가회의가 러시아의 반대로 최종 선언문을 채택하지 못한 채 종료된 가운데 유럽연합(EU)이 이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북한에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촉구해왔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럽연합(EU)은 지난 26일 종료된 제 10차 핵확산금지조약(NPT) 평가회의에서 북한 핵 문제 관련 내용이 포함됐던 최종 선언문이 채택되지 못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EU 대변인실] “The European Union deeply regrets that, in spite of all tireless efforts, no substantial outcome of the Tenth Review Conference of the Parties to the Treaty on the Non-Proliferation of Nuclear Weapons (NPT) was reached due to Russia's unwillingness to join the consensus.”
EU 대변인실은 29일 이번 NPT 평가회의에서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긴 최종 선언문이 채택되지 못한 데 대한 VOA의 논평 요청에 “EU는 지칠 줄 모르는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가 합의에 동참하기를 꺼려 제10차 NPT 당사국 평가회의의 실질적 결과가 도출되지 못한 것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북핵과 관련해 “EU는 핵군축과 비확산에 대한 포괄적 핵실험 금지조약(CTBT)의 결정적 중요성과 조기 발효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음을 강조해왔다”고 말했습니다.
[EU 대변인실] “The EU has underlined the crucial importance of the Comprehensive Nuclear Test Ban Treaty to nuclear disarmament and non-proliferation and the priority its places on its early entry into force. The EU has called on all states that have not done so to sign and ratify the agreement and to abide by a moratorium on nuclear testing.”
아울러 “그렇게 하지 않는 모든 국가들에게 그 협정에 서명하고 비준하며 핵실험 유예를 준수할 것을 촉구해왔다”고 설명했습니다.
[EU 대변인실] “The EU has expressed its concern at the DPRK’s actions to further develop its unlawful nuclear weapons and ballistic missile programmes, urged the DPRK to cease missile testing and take concrete action to abide by its obligation under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to abandon its weapons of mass destruction and ballistic missiles and all related programmes in a complete, verifiable and irreversible manner.”
EU 대변인실은 “EU는 불법적인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한 북한의 행동에 우려를 표명해왔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북한이 미사일 시험을 중단하고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을 포함한 모든 관련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방식으로 포기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른 의무를 준수하기 위한 구체적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해왔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지난 1일부터 4주간 진행된 제 10차 NPT 평가회의는 러시아의 반대로 최종 선언문을 채택하지 못한 채 26일 종료됐습니다.
이날 채택되지 못한 최종 선언문 초안 수정안에는 북한 핵과 관련해 “한반도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CVID) 비핵화를 확고하게 지지한다”는 내용이 담겼었습니다.
이어 “세계 비확산 노력을 저해하는 북한의 핵무기와 운반 시스템 프로그램을 재차 우려한다”며 “평가회의는 유엔 대북제재의 충실한 이행의 중요성을 거듭 확인한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유엔 안보리 관련 결의를 상기하면서 북한의 국제 의무 준수를 촉구하고, 북한의 지난 6차례 핵실험을 규탄하면서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하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아울러 북한의 핵 보유국 지위를 인정할 수 없으며, 빠른 시일 내에 NPT와 국제원자력기구(IAEA) 안전조치 협정에 복귀할 것을 촉구한 바 있습니다.
NPT 평가회의는 만장일치제를 채택하고 있어 최종 선언문 채택을 위해서는 191개 회원국이 모두 찬성해야 하지만, 지난 3월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의 안전 위기를 다룬 부문을 러시아가 반대하면서 문서 채택이 불발됐습니다.
NPT 평가회의는 핵무기 보유국과 비보유국들이 조약 이행상황 점검을 위해 개최하는 국제회의로 5년마다 개최됩니다. 이번 회의는 당초 지난 2020년 4월에 열릴 예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여파로 연기된 끝에 7년 만에 열렸습니다.
한편 EU 대변인실은 제 10차 NPT 평가회의 종료에 대한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 명의의 성명을 통해 러시아의 반대로 최종 선언문이 채택되지 못한 것을 규탄했습니다.
[호세프 보렐 대표 성명] “In the current severe security environment, a meaningful outcome strengthening existing norms, and through those, the rules-based international order, would have been needed more than ever. The EU regards the NPT as the cornerstone of the global nuclear non-proliferation regime, the essential foundation for the pursuit of nuclear disarmament and an important element in the development of nuclear energy applications for peaceful purposes.”
보렐 대표는 “현재 엄중한 안보환경에서 기존 규범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규칙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강화하는 의미 있는 결과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했다”면서 최종 선언문 채택 불발에 유감을 나타냈습니다.
이어 “EU는 NPT를 전 세계 핵확산금지체제의 초석이자 핵군축 추구를 위한 필수적 기반, 평화적 목적을 위한 핵 에너지 응용 개발의 중요한 요소로 간주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호세프 보렐 대표 성명] “In the current security environment, marked by increasingly high tensions due to Russia’s aggression against Ukraine as well as other serious crises and challenges, renewed efforts must be pursued in the area of disarmament, non-proliferation and arms control. Therefore, we stress the need to implement all obligations under the NPT, and commitments made at the previous Review Conferences, including concrete progress towards the ultimate goal of total elimination of nuclear weapons. We are resolved to seek a safer and more secure world for all in accordance with the goals of the Treaty in a way that promotes international stability, peace and security.”
보렐 대표는 “다른 심각한 위기와 도전뿐 아니라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으로 인해 점점 더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현재 안보 환경에서 군축과 비확산을 비롯한 군비 통제 분야에서 새로운 노력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NPT에 따른 모든 의무와 핵무기 전면 폐기라는 궁극적 목표를 향한 구체적 진전을 포함해 이전 평가회의에서 이뤄진 약속을 이행할 필요성을 강조한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우리는 국제 안정과 평화, 안보를 촉진하는 방식으로 NPT 조약의 목표에 따라 모두를 위한 더 안전한 세상을 추구할 것을 다짐한다”고 덧붙였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