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7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유엔이 정한 ‘국제 핵실험 반대의 날’을 맞아 국제기구들이 잇따라 핵실험 반대 성명을 내놓았습니다.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는 2000년 이후 핵실험을 한 나라는 단 하나 뿐이라며 우회적으로 북한을 비판했습니다. 박승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세계의 핵 실험 동향을 감시하는 유엔 산하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는 29일 로버트 플로이드 사무총장 명의의 성명을 통해 북한의 핵실험을 우회적으로 비판했습니다.
플로이드 사무총장은 북한을 직접 언급하지 않은 채 21세기 들어 핵실험을 강행한 나라는 오직 하나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로버트 플로이드 CTBTO 사무총장] “The CTBT has created the global norm against nuclear testing so strong, that fewer than 12 test have been conducted. And only one country has broken the moratorium this millennium.”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은 핵실험에 반대하는 강력한 세계적 규범을 제시해 조약 채택 이후 핵실험은 12차례에 그쳤다는 겁니다.
플로이드 사무총장은 2000년 이후 단 한 나라만 핵실험 금지를 깼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1996년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이 채택된 이후 세계에서 실시된 12차례의 핵실험 가운데 절반은 북한의 소행이었습니다.
특히 지난 2006년 1차 핵실험부터 가장 최근에는 2017년까지 총 6차례 핵실험을 진행했습니다.
CTBTO는 이날 북한의 추가 핵 실험 가능성과 관련해 VOA에 누구든 핵실험을 한다면 CTBTO는 이를 알아내 국제사회에 알릴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녹취: 라니스 콜린스 CTBTO 대변인] “Our mandate is to detect nuclear test. If and when any country conducts one, we are confident we will be able to detect it.”
CTBTO의 임무는 핵실험을 감지하는 것이며 만약 어느 나라든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CTBTO는 이를 감지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는 것입니다.
오스트리아 빈에 본부를 둔 CTBTO는 유엔이 1996년 모든 종류의 핵실험을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조약을 채택하면서 발족한 감시기구입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역시 29일 ‘국제 핵실험 반대의 날’을 맞아 핵실험과 핵무기의 사용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The International Day Against Nuclear Tests represents a global recognition of the catastrophic and lingering damage done in the name of the nuclear arms race.”
‘국제 핵실험 반대의 날’은 핵무기 경쟁의 이름 아래 자행된 파괴적이고 지속적인 피해를 국제적으로 인식하는 날이라는 것입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어 “우리 세계는 너무 오래 이런 죽음의 무기들의 인질로 잡혀있었다”면서 “이 중요한 날 나는 인류와 지구의 건강과 생존을 위해 온 세계가 행동하길 촉구한다”고 전했습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Our world has been held hostage by these devices of death long enough. On this important day, I call on the world to act for the health and survival of people and planet alike.”
한편 미 국무부의 보니 젠킨스 군축·국제안보 차관은 이날 트위터에 지난주 핵확산금지조약(NPT) 평가회의에서 러시아의 반대로 최종 선언문 채택이 무산된 점을 지적했습니다.
젠킨스 차관은 러시아의 그런 행동에도 불구하고 나머지 NPT 당사국들은 조약을 규칙 기반 질서의 기둥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습니다.
[보니 젠킨스 미 국무부 군축·국제안보 차관] “We will continue the long work to achieve the peace and security of a world without nuclear weapons. Despite Russia’s actions at the #NPTRevCon, it is clear that the rest of the NPT States Parties recognize the treaty as a pillar of the rules-based order.”
젠킨스 차관은 미국은 핵무기 없는 세상의 평화와 안보를 달성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러시아는 지난 26일 제10차 NPT 평가회의 마지막 날 최종 선언문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 점령을 비판하는 내용이 들어있다는 이유로 반대 입장을 밝혀, 만장일치를 요구하는 선언문 채택을 불발시킨 바 있습니다.
이로써 세계 핵 확산 방지 태세를 점검하는 NPT 평가회의가는 지난 2015년에 이어 2회 연속으로 최종 선언문 채택을 못한 채 종료됐습니다.
VOA 뉴스 박승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