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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국방부 장관 "북한 핵실험 준비 마치고 보복 위협...안보 상황 엄중"


이종섭(가운데) 한국 국방부 장관이 지난 24일 을지연습의 일환으로 북한의 핵·대량살상무기 위협·억제 대응을 위한 도상연습을 주관하고 있다. (자료사진=한국 국방부 페이스북)
이종섭(가운데) 한국 국방부 장관이 지난 24일 을지연습의 일환으로 북한의 핵·대량살상무기 위협·억제 대응을 위한 도상연습을 주관하고 있다. (자료사진=한국 국방부 페이스북)

이종섭 한국 국방부 장관은 북한이 핵실험 준비를 마치고 한국을 향해 보복성 대응을 언급하고 있다며 엄중한 안보 상황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장관은 또 주한미군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즉 사드(THAAD) 기지 환경영향평가협의회가 구성됐다고 밝혀 기지 정상화의 첫 발을 뗐음을 시사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이종섭 한국 국방부 장관은 29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현안보고를 하면서 북한이 핵실험을 할 수 있는 상태에 있고 현재 특이동향은 없지만 도발 징후를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장관은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는 핵실험이 가능한 상태에서 특이동향은 미식별된다”고 북한 군 동향을 설명했습니다.

미사일의 경우 지난 6월 탄도미사일 발사 이후 약 2개월 만에 순항미사일을 발사했고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등의 발사 준비를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 장관은 미한 연합연습인 을지프리덤실드 즉 UFS가 진행 중인 가운데 한반도 상황이 엄중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이종섭 장관] “북한이 핵·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하고 7차 핵실험 준비까지 완료한 상황에서 최근에는 한미 연합연습을 강도 높게 비난하고 강력한 보복성 대응을 언급하는 등 엄중한 안보 상황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대외관영 ‘조선중앙통신’은 29일 러시아의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알렉산드르 보론초프 러시아과학원 동방학연구소 한국·몽골과장이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과 가진 인터뷰 내용을 실었습니다.

보론초프 과장은 “워싱턴과 서울은 저들의 급진적인 행동을 변명할 구실을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면서 북한이 핵무기 시험을 진행하도록 강요하고 있다”면서 “평양은 대응 조치로 그러한 행동에로 나아갈 수 있지만 상대방이 원하고 기대하는 시기는 절대로 아닐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발언은 북한의 핵실험 감행 시점이 미한 당국과 전문가들의 예측과는 다를 것이라는 점을 부각시킨 겁니다.

서방과 한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정권수립일인 9월 9일 또는 노동당 창건일인 10월 10일, 11월 미국 중간선거 등을 계기로 핵실험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한국 전문가들은 북한이 최근 밀착관계가 강화된 러시아의 한반도 전문가의 입을 빌어 핵실험과 관련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면서 자신의 입장을 우회적으로 표명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전한 인터뷰 내용은 핵실험 가능성 자체를 부인하지 않았다며 핵실험 시기와 방식 등 주도권을 부각하면서 미한을 압박하는 메시지로 풀이했습니다.

[녹취: 박원곤 교수] “한국과 미국이 언제 핵실험을 하느냐 그런 것 아무리 얘기해봤자 소용없다,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하는 것이기 때문에, 특히 한미가 그렇게 예상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는 그런 식으로 자신들의 주도권을 확실하게 보여주기 위한 그게 핵심 메시지인 것 같아요.”

박 교수는 미한이 북한의 핵실험을 유도한다는 식의 인터뷰 주장에 대해선 북한 특유의 도발에 앞선 명분쌓기를 3자의 입을 통해 하고 있는 셈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북한이 지난 3월 핵과 미사일 시험 유예 즉 모라토리엄을 깨면서 추가 핵실험에 대한 우려가 시작됐다며 인터뷰 내용을 반박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북한이 3월에 이미 화성17형 모라토리엄을 깼고 동시에 풍계리 핵실험장 복구에 나섰고 그리고 지금 동창리 로켓발사대 증개축도 이미 지시를 했거든요. 북한은 핵실험을 추가할 수 있는 준비는 이미 마쳤기 때문에 바로 핵실험을 할 수 있을 거라는 추측이었거든요.”

이 장관은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미한 연합연습과 관련해 “한국 군은 5년 만에 정부 연습과 미한 연합군사연습을 통합 시행하고 과거보다 훈련의 범위와 규모를 확대함으로써 유사시 국가 총력전 수행 능력을 실질적으로 배양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국방부는 29일 ‘반격연습’이라고 불리는 2부 연습에 들어간 UFS 연습에 대해 “올해는 계획 변경 소요가 적은 13개 훈련을 통합해 실시하고 내년에는 규모와 종목을 본격 확대하겠다”며 "방역 안전 돔(Dome)을 유지한 가운데 실전적인 전구급 전쟁연습 상황을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대외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2부 연습이 공화국을 불의에 군사적으로 타고 앉기 위한 북침 공격 연습”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 매체는 “개성을 경유해 평양까지 진격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 자체가 선제공격에 의한 북침전쟁을 기정사실화한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한국국방안보포럼 신종우 사무국장은 2부 연습은 북한의 선제공격에 대한 방어 개념에서 비롯된 작전계획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녹취: 신종우 사무국장] “북한이 대한민국을 공격을 안하면 이 작전계획 자체는 실행이 안 되는 계획들이에요. 북한의 공격에 대한 방어와 함께 방어가 끝난 시점엔 북한 군 전력들이 거의 궤멸된 상태라고 보고 북한 지역을 안정화시키는 데 초점을 둔 작전 계획이죠.”

한편 이 장관은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경북 성주 주한미군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즉 사드(THAAD) 기지 환경영향평가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장관과 군 당국에 따르면 국방부는 지난 19일 환경영향평가협의회를 구성해 1차 회의를 진행했고 이후 자료와 현장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사드 기지 일반환경영향평가는 문재인 전임 정부가 2019년 착수하려고 하다가 주민 반대와 중국의 반발 등이 거세자 평가를 위한 사전 준비만 진행하면서 협의회 구성은 미뤘습니다.

일반환경영향평가가 끝나야 현재 컨테이너 막사 등으로 이뤄진 기지의 보강과 증축 공사가 가능합니다.

환경평가와 함께 정부가 이달 말을 기한으로 제시한 ‘기지 정상화’ 작업, 즉 공사 차량과 식량, 식수 등을 지상을 들여보낼 수 있는 지상접근권 보장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이 장관은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사드는 중국과의 관계 때문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며 “사드 배치의 근본 이유는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 때문이고, 그게 없어지면 굳이 사드가 여기 있을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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