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남포항 석탄 항구에서 식량 포대로 보이는 하얀색 물체가 포착된 데 이어 인근 다른 항구에도 하얀색 포대로 보이는 물체가 가득한 장면이 확인됐습니다. 식량난에 직면한 북한이 대규모로 곡물을 들여오는 것인지 주목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8월 한 달간 북한 남포의 한 항구를 촬영한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위성사진은 이 일대에 다량의 하얀색 물체가 유입된 모습을 보여줍니다.
지난 8월 3일부터 28일 사이 촬영된 위성사진을 VOA가 분석한 결과 이곳에선 하얀색 물체를 가득 실은 대형 선박이 등장하고 곧바로 육지 부근에 하얀색 물체가 쌓이는 경우가 여러 차례 확인됐습니다.
실제로 지난달 3일 이곳에는 적재함이 덮개로 덮여 있는 대형 선박이 포착됐는데, 다음날인 4일 이 선박의 덮개가 열리면서 그 안에 실린 하얀색 물체가 드러났습니다.
24일에도 대형 선박 1척이 하얀색 물체를 가득 싣고 이 항구에 입항한 데 이어 26일과 27일, 28일에는 점차 적재량을 줄이는 모습이 관측됐습니다. 동시에 선박 바로 앞 육지에는 전날보다 하얀색 물체가 늘어나는 양상이 반복됐습니다.
이처럼 8월 한 달 간 최소 11척의 선박이 하얀색 물체를 싣고 이 항구에 도착해 물체를 하역하는 듯한 모습을 연출했습니다.
앞서 VOA는 북한 남포의 석탄 항구에 석탄 대신 대형 선박들이 실어 나른 하얀색 물체가 쌓여 있다는 위성사진 분석 결과를 보도한 바 있습니다.
특히 과거 고화질 위성사진을 통해 확인했듯이 이 하얀색 물체가 포대 더미이며, 일반적으로 이 시기 포대 단위로 유입될 수 있는 물품이 식량인 만큼 내용물이 쌀이나 밀가루 등 곡물일 것으로 추정했었습니다.
그런데 VOA가 이번에 추가로 포착한 하얀색 물체 유입 지점은 석탄 항구에서 서쪽으로 약 1km 떨어진 항구입니다.
과거 이 항구에선 식량으로 보이는 하얀색 포대를 실은 선박이 종종 포착됐습니다. 하지만 한 달 동안 대형 선박 10여 척이 입항한 건 전례 없는 일입니다.
실제로 작년 8월 이 항구에는 선박 2척이 입항했고 그 중 하얀색 물체를 나른 선박은 1척뿐이었습니다.
따라서 최근 부각돼 온 식량난으로 북한이 대규모 곡물 수입에 나선 건 아닌지 주목됩니다.
국제기구 등은 올해 3~5월 찾아온 극심한 봄 가뭄과 이후 발생한 홍수 피해로 북한 내 식량 사정이 열악할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
특히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지난달 발표한 ‘작황 전망과 식량 상황 분기 보고서’(Crop Prospects and Food Situation Quarterly Global Report)에서 북한을 외부 식량 지원이 필요한 나라로 재지정했습니다.
또 VOA는 최근 선박 관계자들에게 배포된 선박 수배 공고문을 통해 북한이 인도산 쌀 1만t의 수입을 추진 중이라는 사실을 확인해 보도한 바 있습니다.
아울러 북한은 7월 한 달간 중국으로부터 미화 515만 5천 500달러어치, 약 1만t의 정미를 수입했는데, 이는 지난 2019년 10월 이후 최대 규모입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