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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 젤렌스키 고향 공격, 댐 터져 홍수 발생...유엔 총장 "전쟁 끝나려면 멀었다"


우크라이나 중부 도시 크리비리흐 수자원 시설 공습 직후 파괴된 시설물 사이로 강물이 범람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제공)
우크라이나 중부 도시 크리비리흐 수자원 시설 공습 직후 파괴된 시설물 사이로 강물이 범람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제공)

우크라이나 북동부 전선에서 패퇴해 자국 영토로 철수한 러시아군이 14일 우크라이나 중부 도시 크리비리흐의 수자원 관리 시설에 미사일 공격을 가해 물난리가 발생했습니다.

크리비리흐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고향입니다.

우크라이나 당국에 따르면, 러시아군이 이날 순항 미사일 8발로 시내 수자원 관리 시설을 타격한 직후 도시를 가로지르는 강의 댐이 터지면서 일부 구역으로 강물이 범람했습니다.

이에 따라 2개 구역 22개 거리 일대 거주민들이 긴급 대피했습니다.

■ "초당 100㎥ 물 쏟아져"

우크라이나 당국은 즉각 복구에 착수했으며, 수위를 주시하고 있습니다.

당국 관계자는 댐에서 초당 100㎥의 물이 쏟아져 나와 강 수위가 위험 수준까지 치솟았으나 지금은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에 밝혔습니다.

크리비리흐는 인구 65만 명 정도인 철강 산업 도시입니다. 이곳 출신인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14일) 소셜미디어에 현장 사진을 올리고 "군사 시설과 전혀 관계가 없는 곳"이라며 러시아를 비난했습니다.

이어서, 러시아군이 수자원 관리 시설을 파괴해 홍수를 일으키려는 의도를 보였다고 지적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밤 영상연설에서 러시아를 '테러국가'로 지칭하면서 "(러시아군은) 민간인과 싸우는 약골"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아울러 "전쟁터에서 도망쳐 멀리 떨어진 곳에서 해를 끼치는 악당"이라고 비난했습니다.

■ 러시아 "우크라이나 공수부대·해병대 120명 제거"

러시아군이나 정부에서는 이번 공격에 대한 언급이 아직 없습니다.

다만 러시아 측이 하르키우 주에서 패퇴한 데 대한 분풀이 공격을 자행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비판하고 있습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우크라이나군에 두들겨 맞은 러시아 겁쟁이들이 사회기간시설과 민간인들을 상대로 전쟁을 벌이는 중"이라고 14일 트위터에 적었습니다.

또한 이번 공격은 '전쟁범죄'이자 '테러행위'라고 강조했습니다.

러시아군은 지난 11일에도 전력공급 시설을 순항 미사일로 타격해, 하르키우 주민 수십만 명이 전기가 끊긴 채 생활했습니다.

한편 러시아 국방부는 15일, 우크라이나 공수부대와 해병대원 120명이 이날 새벽 남부 헤르손 주 킨부른 반도에 침투하려다가 제거됐다고 발표했습니다.

헤르손 주는 이번 전쟁 초기부터 러시아군이 점령하고 있는 곳입니다.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와 전략 요충지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와 전략 요충지

■ 유엔 총장 "전쟁 끝나려면 멀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14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한 뒤 "전쟁이 끝나려면 멀었다"고 말했습니다.

구테흐스 총장은 이날 통화 직후 취재진에 "전쟁이 끝나려면 아직 멀었다. 휴전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고 밝히고 "휴전이 성사될 것이라고 말하면 거짓말하는 셈"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구테흐스 총장은 이날 푸틴 대통령과 곡물·러시아산 비료 수출 가능성 등 여러 문제를 논의했으며 러시아 식량과 비료 수출에 장애가 있음을 경고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서 "올 연말 전세계 식량난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두 사람은 또 전쟁포로문제도 논의했다고 구테흐스 총장은 설명했습니다.

이어서,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점령한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지난 달 발생한 교도소 폭발사건에 현장조사단이 어려움 없이 활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구테흐스 총장은 전했습니다.

구테흐스 총장은 또한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 상황에 관해서도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도 이날(14일)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를 언급했습니다.

숄츠 총리는 "불행히도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 결정이 실수였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 것 같다"며 "태도가 바뀔 듯한 기미도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전날(13일) 푸틴 대통령과 90분간 통화한 숄츠 총리는 푸틴 대통령에게 휴전을 촉구하고, 휴전한 뒤에는 우크라이나에서 완전히 철수하고 주권과 영토 보전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의 반응은 긍정적이지 않았다는 게 숄츠 총리의 이야기입니다.

한편 숄츠 총리는 최근 우크라이나가 북동부 하르키우 주를 탈환하며 러시아를 상대로 반격에 성과를 낸 데 대해 "독일이 무기를 제공한 것이 결정적이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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