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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 화물열차 재개, 교역 정상화 신호탄...북중러 3각 경제 공조 본격화 가능성"


북중 국제열차가 지난 2015년 중국 단둥과 북한 신의주를 잇는 압록강대교를 통과해 평양으로 향하고 있다. (자료사진)
북중 국제열차가 지난 2015년 중국 단둥과 북한 신의주를 잇는 압록강대교를 통과해 평양으로 향하고 있다. (자료사진)

북중 화물열차 재개로 양국 간 한동안 끊겼던 교역의 정상화 여부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미중 미러 갈등이 갈수록 고조되는 가운데 북중러 3각 경제협력 구도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신의주와 중국 단둥을 오가는 화물열차 운행이 재개 사흘째를 맞았습니다.

한국의 ‘연합뉴스’에 따르면 28일 오전 7시 43분 북중 화물열차가 물자를 실은 화차 20량을 끌고 압록강철교를 건너 단둥에서 신의주로 넘어갔다가 오전 8시 25분 빈 차로 단둥으로 돌아왔습니다.

운행 재개 첫 날인 26일엔 12량이었지만, 27일부터 이틀 연속 20량으로 늘었습니다. 운행 중단 이전에 하루 13량만 운송하던 것과 비교해도 50% 이상 증가한 셈입니다.

열차는 의약품과 식량, 건자재 등을 운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중 열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침투를 막기 위해 북한이 국경을 봉쇄하면서 지난 2020년 8월 멈췄습니다.

열차는 올 1월 일시 재개됐지만, 4월부터 북중 양쪽에 모두 신종 코로나가 확산되면서 다시 중단됐습니다.

북한은 지난 8월 ‘비상방역전 승리’를 선포한 뒤 중국에 열차 운행 재개를 적극 요청했지만 중국 측 거절로 좀처럼 재개되지 못하다가 최근 들어서야 협상이 마무리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만큼 교역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은 중국과의 교역 봉쇄 장기화로 북한 경제난이 임계치에 달할만큼 심각해진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하지만 중국도 이번 화물열차 재개를 통해 북한의 도발을 자제시키는 등의 효과를 노렸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전병곤 선임연구위원은 중국이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을 결정하는 다음달 당 대회를 앞두고 지역 정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려는 행보라고 풀이했습니다.

[녹취: 전병곤 선임연구위원] “중국 입장에선 지금 20차 당 대회를 10월 16일 개최할 예정이고요, 이를 준비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어쨌던 북한이 여러 가지 도발이나 이런 것들을 행하면서 주변지역을 불안하게 만드는 것이 중국 입장에선 그다지 좋지 않고요. 그래서 여러 가지 요인들이 맞물려서 이번에 북중 화물열차가 재개된 게 아닌가 이렇게 생각이 듭니다.”

한국 외교부 산하 국립외교원 이상숙 교수는 이번 화물열차 운행 재개가북중 간 전면 교류로 가는 신호탄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과거 인적이 뜸한 시간인 새벽이나 밤에도 이뤄졌던 화물열차 운행이 지난 사흘 동안엔 압록강변에 운동하는 사람들이 몰리는 아침 시간이었다는 점, 중국이 북중 화물열차 재개를 공식 발표한 행보 등은 양국의 교류 재개 의지가 반영됐다는 관측입니다.

이 교수는 국제사회 제재와 신종 코로나, 자연재해 등 3중고로 북한의 경제 위기가 심화됐다는 외부 세계의 인식에 맞서 북중 간 협력 의지를 과시하려는 행동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이상숙 교수] “중국 측에서도 (북중 화물열차 운행 재개를) 공식화했잖아요. 그것은 중국과 북한이 모두 외부에 대해서 보여줄 필요성이 있는 거죠. 그래서 이번엔 국경 개방으로 가는 신호탄이라고 볼 수 있는 거죠.”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앞서 지난 26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과 북한 쌍방은 양국의 변경 관련 조약에 근거해 우호적 협상을 거쳐 단둥과 신의주 항구 간 철도 화물 운송 재개를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양측은 계속해서 조율과 협력을 강화하고 철도를 통한 화물 운송의 안정적 운행을 적극적으로 보장하며 북중 우호관계 발전을 위해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통일연구원 조한범 선임연구위원은 트럭 등 다른 육로 수송이나 인적 교류는 여전히 막혀 있지만 10월 당 대회로 시 주석의 3연임이 확정되면 북중 교류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이 내부 경제 어려움을 초래한 봉쇄 중심의 ‘제로 코로나’ 정책을 봉쇄를 푸는 ‘위드 코로나’로 선회할 경우 자연스럽게 북중 교류가 다방면에서 활성화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녹취: 조한범 선임연구위원] “중국도 위드 코로나 전환을 한다고 그러거든요. 그러면 김정은 체제로서도 당분간 남북 및 북미관계 개선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중국에 의존해야 하거든요. 궁극적 목표가 중국이 아니더라도. 그렇기 때문에 10월 3연임 끝나면 북중 교역이 전면적으로 활성화될 가능성, 여기에 따르는 정치 외교적 관계 개선 이런 게 상당히 활발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어요.”

이런 가운데 북러 사이에서도 경제협력 재개 조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을 장악하고 있는 친러 세력들의 재건 사업에 북한 노동자들을 파견하는 방안을 제안한 바 있습니다.

이와 함께 신홍철 러시아 주재 북한대사는 지난 8일 올레크 코제먀코 연해주 주지사를 만난 자리에서 ‘북-러 간 철도 화물 운행이 이달부터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조한범 선임연구위원은 북러 간 교역 규모가 미미하다는 점에서 철도 재개가 이뤄진다면 교역보다는 돈바스 지역의 노동자 파견과 관련된 조치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시 주석 3연임 확정 뒤 미중 갈등이나 우크라이나 전쟁의 전개 양상 등에 따라 북중, 북러 관계가 유동적일 수 있지만 북한은 미한과의 관계 개선 대신 중러와의 협력구도를 통해 국방력 강화에 매진하겠다는 전략 아래 3각 공조에 공을 들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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