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에 관해,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러시아군이 수세에 놓인 상황을 반영하는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 일부 지역에 발령된 계엄령이 무엇을 말하는지'를 묻는 백악관 출입기자에게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어려운 처지에 놓인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울러 "이것이 나에게 보여주는 바는, 그(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가능한 유일한 수단은 우크라이나 시민들을 잔인하게 다루는 것이라는 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서 "이는 (우크라이나인들을) 겁먹도록 해서 굴복하게 하려는 것"이라면서, 하지만 "그들은 그렇게(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미 국무부, 계엄령 '원천 무효' 판단
미 국무부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가 효력없다고 같은날(19일) 밝혔습니다.
베단트 파텔 미 국무부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푸틴 대통령이 지목한 계엄령 대상지들이 "우크라이나 주권 영토"라고 강조하면서 "러시아는 이 영토에 법적 권리가 전혀 없다"고 말했습니다.
파텔 부대변인은 특히 "크렘린궁이 뭐라고 말하든, 무슨 일을 하든, 포고령을 내든지 간에 상관 없다"고 강조하면서, 병합 처리한 지역들은 모두 우크라이나의 고유 영토라고 거듭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러시아가 이 지역들에 관해 어떤 주장을 하더라도 모두 불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날 앞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헤르손과 자포리자, 도네츠크, 루한시크 등 4개 주 일대에 계엄령을 선포하고 20일자로 발효된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지역은 우크라이나 영토로서, 지난달 현지 친러 행정당국이 주도한 주민투표를 거쳐 이달 러시아 정부가 병합 처리한 곳들입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19일) 아울러, 크름반도(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의 우크라이나 접경을 포함한 8개 지역에는 이동제한 조치를 발령했습니다.
이와 함께 러시아 전역의 국경 지대에는 '대응' 태세, 중부와 남부 지역에는 '고도 경보'를 발령했습니다. 그 밖의 전 지역에는 '준비' 태세를 적용했습니다.
■ 러시아에 무기 부품 넘긴 일당 제재·기소
이런 가운데, 군사용으로 사용될 수 있는 민감한 이중 용도 기술을 미국에서 확보해 러시아에 공급한 러시아인 등 일당을 미국 정부가 제재했습니다.
미 재무부는 19일 러시아 국적 유리 오레호프와 함께, 오레호프가 소유한 기업 두 곳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기업들은 '노르드 도이체 인더스트리안라겐바우 (Nord-Deutsche Industrieanlagenbau GmbH)'와 '오푸스 에너지 트레이딩(Opus Energy Trading LLC)'입니다.
탄도미사일, 극초음속미사일, 전투기 등에 사용되는 반도체와 마이크로프로세서를 확보한 뒤 러시아에 보내 미국 수출통제를 위반한 사유가 오레호프와 이들 기업에게 적용됐습니다.
이들이 조달한 미국산 부품 일부가 우크라이나군이 전장에서 포획한 러시아군 무기에서 발견됐다고 미 법무부가 같은날(19일) 담화를 통해 설명했습니다.
법무부는 오레호프를 포함한 러시아 국적자 5명을 금지 물품 조달·밀수와 자금 세탁 등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이밖에 베네수엘라 석유 거래업자 2명 등을 기소한 것을 포함해, 총 12건을 관련 사안으로 사법처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