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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한 한반도 상공서 ‘비질런트 스톰’ 훈련 돌입…7차 핵실험 억제 대북 경고 메시지


지난 2017년 8월 열린 미한 공군 연합 항공차단 작전에서 한국 공군 F-15K 전투기와 미국 해병대 F-35B 스텔스 전투기가 함께 비행하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 2017년 8월 열린 미한 공군 연합 항공차단 작전에서 한국 공군 F-15K 전투기와 미국 해병대 F-35B 스텔스 전투기가 함께 비행하고 있다. (자료사진)

미국과 한국의 최신 군용기들이 대거 참여한 가운데 한반도 상공서 펼쳐지는 연합 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이 오늘(31일) 시작됐습니다.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강력한 대북 경고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군과 한국군은 31일 대규모 공중연합훈련인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에 돌입했다고 한군 군 당국이 밝혔습니다.

미국 제7공군사령부와 한국 공군이 주관해 한반도 상공에서 펼쳐지는 이번 훈련은 11월 4일까지 진행됩니다.

훈련에는 미군 측 F-35B 전투기와 EA-18 전자전기, U-2 고공정찰기, KC-135 공중급유기 등 100여 대 그리고 한국측에선 F-35A와 F-15K, KF-16 전투기, KC-330 공중급유기 등 140여 대 등 모두 240여 대가 대거 투입됩니다.

또 미국 측의 해병대와 해군, 육군이 동참하고 호주 공군도 KC-30A 공중급유기 1대를 보내 처음으로 미한 연합훈련에 참가했습니다.

미-한이 이처럼 한반도 상공에서 대규모 훈련을 실시하는 건 북한의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가 잇따랐던 2017년 12월 이후 처음입니다.

특히 미군의 F-35B 전투기는 이번 훈련 기간 중 처음 한국 내 기지에서 이착륙합니다.

전략자산으로 분류되는 F-35B는 미군이 운용하는 F-35 스텔스 전투기 가운데 단거리 이륙과 수직 착륙 기능을 갖춘 해병대용 기종입니다.

지난 7월 미 F-35A 전투기와 9~10월 핵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에 이어 또 다시 미 전략자산이 한반도에 출동한 겁니다.

이번 ‘비질런트 스톰’ 훈련엔 북한의 제7차 핵실험 전망 등에 따른 대북 억제 메시지가 담겨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민간연구기관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문성묵 통일전략센터장입니다.

[녹취: 문성묵 센터장]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이 고도화되고 또 핵무력 법제화를 통해서 언제든지 핵을 선제 사용할 수 있는 그런 상황에 한미가 공동으로 확고하게 대비태세를 갖추고 억제하고 응징할 수 있는 그런 힘을 보여줌으로써 북한의 추가도발을 막겠다는 의지가 과시되는 측면이 있다고 생각하고요.”

미-한 양국 군은 이번 ‘비질런트 스톰’ 훈련 기간 내내 공격편대군과 방어제공, 긴급항공차단 등 주요 항공작전 임무를 중단 없이 수행할 계획입니다.

이번 훈련에서 미-한 전력의 출격 횟수는 총 1천600여회에 이를 전망입니다.

미 태평양공군은 이번 훈련의 비행 횟수가 ‘역대 최대 규모’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전시 항공작전을 지휘하는 한국항공우주작전본부(KAOC)는 이번 훈련 기간 실시간으로 연합전력을 운영, 통제하면서 작전수행능력을 점검합니다.

미-한 당국은 북한이 이번 ‘비질런트 스톰’ 훈련을 빌미로 재차 무력도발에 나설 것에 대비해 경계와 감시태세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김진무 숙명여대 글로벌서비스학부 교수입니다.

[녹취: 김진무 교수] “비질런트 훈련이 강하게 진행되면 공군훈련이니까 (북한이) 대공 순항미사일이라든지 자기들이 개발한 것들을 지속적으로 발사하면서 그 다음에 원산 등지에서 대상륙 훈련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해안포 사격 같은 거죠, 그런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는 거죠.”

미-한 공군은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 대응할 수 있는 연합 공군의 강력한 항공작전 능력을 투사해 공중작전 수행 능력을 향상하고 전시 항공작전 절차에 숙달하기 위해 2015년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란 명칭으로 이 훈련을 처음 시행했습니다.

한국의 문재인 전임 정부 시절인 2018년부터는 전투준비태세종합훈련(CFTE)이라는 명칭으로 바뀌면서 한국 공군의 단독 훈련과 대대급 이하 소규모 연합 공군훈련으로 축소 진행됐고 2019년엔 아예 열리지 않았습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미한 공중연합훈련은 공군력이 취약하고 스텔스기 방어망이 부재한 북한에게 가장 위협적인 훈련이라며 최근 미 항모 자산이 한반도 전개된 상황에서 미사일 도발에 나섰던 북한이 이번에도 그런 행동을 보일 지 주목된다고 말했습니다.

미-한 연합 공중훈련 중 북한이 도발에 나선 전례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박 교수는 북한이 도발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최근 한국 이태원에서 핼러윈 데이를 맞아 발생한 대규모 압사 참사 사건이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번 사건이 빚은 150여명의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11월 5일까지 국가 애도기간으로 정했습니다.

박원곤 교수입니다.

[녹취: 박원곤 교수] “애도기간이 선포가 됐고 전 국민이 충격에 빠져 있는 상황이잖아요.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도발을 하면 국민들이 특히 젊은 세대들이 북한을 보는 시각이 굉장히 안 좋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전 세계도 여기에 애도를 표하고 있는데 그러면 한국 내에서 대북 여론이 안 좋아질 것을 분명히 알고, 그러니까 북한이 그런 자충수를 보통 안 두죠.”

문성묵 센터장은 한국 내 참사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현재 고조된 한반도 긴장을 미-한의 연이은 군사행동 탓으로 돌리고 있기 때문에 ‘비질런트 스톰’ 훈련 기간 중 도발을 이어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대외선전매체 ‘통일의 메아리’는 앞서 지난 29일 사회과학원 실장 리진성의 기고문을 통해 “미한이 대규모 공군 전투준비태세 종합훈련을 강행하겠다고 고아대고 있다”며 “전쟁의 불구름이 시시각각 몰려오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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