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만나 북한 문제를 논의했지만 구체적인 진전은 이루지 못했다고 미국의 전직 관리들이 평가했습니다. 특히 중국이 미중관계 개선에 대한 미국의 협력 없이는 북한 문제를 돕지 않을 것이라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도)
크리스토퍼 존스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동아시아 국장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첫 대면 정상회담에서 북한 문제가 논의된 것과 관련해, 정상 차원의 직접적인 소통은 긍정적이라면서도 북한 문제에 대한 실질적 진전은 없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정상회담 후 중국 왕이 외교부장의 발언을 지목하면서 시진핑 주석이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전향적인 입장을 보이지 않은 것에 대한 실망감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크리스토퍼 존스턴 / 전 백악관 NSC 동아시아 담당 국장
“(미국이 북한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는)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발언이 시사한 것처럼 중국은 한반도 정세에 대한 책임을 미국과 한국에 계속 돌릴 것입니다. 중국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지 의향이 없다는 점은 실망스럽습니다.”
백악관 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출신인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 한국석좌도 시진핑 주석이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당장 미국과 협력할 의사를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국은 북한 핵 문제를 악화된 미중관계에 대해 미국이 치러야 할 대가로 삼으면서, 미국이 미중관계를 개선해야만 북한 문제도 협력할 수 있다는 태도를 분명히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빅터 차 /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
“중국은 그 점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왕이 외교부장이 명확하게 했죠. 북한 문제에 대한 자신들의 협력 의지는 타이완 등 다른 문제에서 미국이 얼마나 중국과 협력적일지에 달렸다고 말입니다. 이 점이 더욱 명확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국 출신으로 핵안보 전문가인 자오통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은 중국의 근본적인 대북 셈법은 바뀌지 않겠지만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이후 중국은 좀 더 균형 잡힌 입장을 취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자오통 /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
“중국은 이번 회담에 대해 비교적 만족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중국이 북한 도발의 원인으로 미국과 한국을 비난하는 것을 삼갈 수 있습니다. 북한에 더 압박을 가할 수도 있습니다.”
한편 워싱턴 민간연구소인 브루킹스 연구소의 앤드류 여 한국석좌는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주석이 북한이 호응할 경우 윤석열 정부의 대북 로드맵인 '담대한 구상'을 지지할 것이라고 밝힌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앤드류 여 /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
“중국은 이 전략(담대한 구상)을 좋아할 수 있습니다. 어떤 면에서 자신들이 그동안 계속해왔던 이야기들이니까요. 물론 제재 완화 등 미국이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중국은 대규모 경제지원 계획과 함께 북한을 협상으로 복귀하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해왔습니다.”
앤드류 여 석좌는 그러면서 미중 정상이 우크라이나에 핵무기 사용을 반대한다고 명시한 점을 북한 문제에도 함의가 있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안보리 이사국을 거론하며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을 당부한 것은 북한의 7차 핵실험을 막는 데 중국의 추가 역할을 촉구한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VOA뉴스 박형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