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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희 담화’, 군사 도발 고조로 이어질 가능성…자원 고갈은 중·러 지원과 사이버 범죄로 대응”


17일 한국 서울역에 설치된 TV에서 북한의 미사일 도발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17일 한국 서울역에 설치된 TV에서 북한의 미사일 도발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북한이 미국의 확장억제력 강화를 비난하는 담화를 낸 것과 관련해 워싱턴 전문가들은 북한의 군사 도발 빈도와 수위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북한이 연이은 도발에 따른 자원 고갈에 중국과 러시아의 지원, 사이버 범죄 자금 등으로 대응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브루스 벡톨 미국 엔젤로주립대교수는 17일 VOA 와의 통화에서 북한이 미한일 확장억제 강화에 반발해 최선희 외무상 명의로 담화를 발표한 것과 관련해 한국에 대한 도발 수위를 높일 수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녹취: 벡톨 교수] “They are talking about a proportionate response, what they may be referring to is something like this, such as an NLL incident or a DMZ incident in 2015. There’s a difference between what we consider provocative behavior like launching series of missiles. There’s difference between that and an actual violent provocation.”

미국 국방정보국(DIA) 출신인 벡톨 교수는 북한이 ‘정비례적 대응’을 언급한 점에 주목하며, 이는 북방한계선(NLL) 사건이나 2015년 발생한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사건 등의 국지적 도발을 의미하는 것일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벡톨 교수는 “잇단 미사일 발사와 같이 우리가 도발적 행동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실질적인 폭력 도발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한국군은 북한의 이 같은 행동을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벡톨 교수는 말했습니다.

북한 최선희 외무상은 17일 담화를 내고 “미국이 동맹국들에 대한 확장억제력 제공 강화에 집념하면 할수록 조선반도와 지역에서 도발적이며 허세적인 군사적 활동들을 강화하면 할수록 그에 정비례해 우리의 군사적 대응은 더욱 맹렬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것은 추종 세력들에게 보다 엄중하고 현실적이며 불가피한 위협으로 다가설 것”이라며 “미국은 반드시 후회하게 될 도박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 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안보석좌는 최선희 외무상의 이번 담화는 북한의 무력시위가 더욱 빈번하고 심화할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크로닌 석좌] “This is the first authoritative and named response by North Korea in response to the US enhancing the frequency and level of strategic assets to the peninsula as part of renewed extended deterrence and strategy talks with South Korea.”

크로닌 석좌는 이번 담화는 미국이 한국과의 확장억제 및 전략 대화의 일환으로 한반도 내 전략자산 전개 빈도와 수준을 높이는 것에 대한 북한 당국의 첫번째 반응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북한은 탄도미사일 발사뿐 아니라 순항미사일과 항공기 미사일 전투 훈련, 포격, 북방한계선 근처의 해상 활동 등 더 잦은 군사 도발에 나설 개연성이 매우 높다고 크로닌 석좌는 내다봤습니다.

로버트 매닝 스팀슨센터 선임연구원도 이번 최선희 외무상의 담화를 단순한 협박성 메시지로 보지 않았습니다.

[녹취: 매닝 연구원“If you look at the whole spectrum of modernized weapons he's created both nuclear weapons and a whole range of missiles, submarine launched missiles and so on, I think we're in the process of trying to adapt deterrence to this new situation. But I fear the risk of miscalculation is growing because Kim is getting cocky. He's got all these these new military toys and he thinks he can use them for some sort of political coercion. That's, that's our risk that I think is growing.”

매닝 연구원은 핵무기와 모든 사거리의 미사일, 잠수함 발사 미사일 등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개발한 현대화된 무기들을 거론하며 “오만해진 김정은의 오판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이 모든 무기들을 일종의 정치적 강압에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만큼 위험이 계속 커져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최선희 담화’는 추가 핵실험 등 도발 구실을 찾는 북한의 속내를 드러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한 연합훈련 등 동맹이 더 강력하게 대응할 필요성이 더욱 명백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녹취: 베넷 연구원]”They’ve had exactly the opposite impact their provocations, their troublemaking that they’ve done has actually caused to do more exercises, stronger one.”

베넷 연구원은 북한의 도발은 미한 간 연합훈련 횟수를 증가시키고 규모를 확대하는 등 북한이 원하는 것과 정반대의 효과를 내고 있다며, 미국은 북한의 핵 공격시 ‘정권 종말’을 불러 온다는 강력한 경고를 계속 보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비질런트 스톰' 미한 연합공중훈련에 참가한 B-1B 미 공군 전략폭격기(가운데)가 한국 공군 F-35 전투기(아래), 미 공군 F-16 전투기(위)와 한반도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비질런트 스톰' 미한 연합공중훈련에 참가한 B-1B 미 공군 전략폭격기(가운데)가 한국 공군 F-35 전투기(아래), 미 공군 F-16 전투기(위)와 한반도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워싱턴의 전문가들은 북한의 도발 비용이 자원 고갈 등 경제적 어려움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베넷 연구원] “For sure, it will. But, we have to remember for North Korea, feeding people, providing them the goods and services that they want is not a high priority issue. So they're going to do that even if it means that people are going to starve to death or people aren't going to get the goods and services they want.”

베넷 연구원은 북한이 잇단 군사 도발로 중장기적인 경제적 어려움에 처할 것이라는 지적에 동의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북한 정권은 주민들이 굶어 죽더라도 군사 도발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주민들을 먹이고 원하는 물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정권의 우선 순위가 아니라는 겁니다.

퀸시 연구소의 제임스 박 동아시아 프로그램 연구원은 “경제적 도전이 북한의 계산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 순 있지만, 북한은 언제나 경제 문제가 군사 정책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데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해왔다고 말했습니다.

[박 연구원] “Economic struggles could influence North Korea’s calculation to some degree, but it has always managed to make sure economic problems don’t get in the way of prioritizing its military policy. In the midst of continued strict isolation, North Korea has sought to explore alternative ways to improve its economy, such as by trying to form a closer alignment with China and Russia to seek economic benefits from them. So I’m not sure if economic challenges will necessarily compel Pyongyang to deprioritize its military policy against the US and ROK.”

그러면서 “북한은 계속되는 엄격한 고립 속에서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더욱 긴밀한 동맹을 형성하는 등 경제 개선을 위한 대안을 모색해 왔다”고 말했습니다.

벡톨 연구원은 최근 북한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포탄을 공급한 사례를 언급하며, 이 같은 양국 간 모종의 거래는 북한이 군사프로그램에 계속 투자할 경제적 여유를 준다고 말했습니다.

매닝 연구원은 북한이 부족한 자금을 사이버 범죄 등을 통해 충당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녹취: 매닝 연구원] “If you ask where did they get the components and parts to these sophisticated tests, cruise missiles, tactical nuclear carry missiles, long range ballistic missiles, I think a lot of is being funded by their cryptocurrency exercise. We see that numbers are in the hundreds of millions of dollars.”

북한이 탈취한 수억 달러에 달하는 암호화폐를 순항미사일, 전술핵 미사일, 장거리 탄도미사일 등의 부품 등을 확보하는데 사용하고 있다는 겁니다.

따라서 매닝 연구원은 이제 국제사회는 이 같은 북한의 사이버 범죄 대응에 적극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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