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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지난달에도 ‘장립종’ 쌀 대거 수입…작년 수입량 5만t 넘어


중국 단둥 세관 직원이 북한으로 향하는 화물 서류를 확인하고 있다. (자료사진)
중국 단둥 세관 직원이 북한으로 향하는 화물 서류를 확인하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이 지난달에도 중국에서 ‘장립종’ 쌀을 대량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장립종 쌀을 수입한 적이 전혀 없던 북한이 지난해 마지막 3개월 동안 5만t 이상을 사들였는데, 식량난에 따른 것인지 주목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달 북한은 1만t에 육박하는 장립종 쌀을 중국에서 수입했습니다.

중국 해관총서가 최근 공개한 북중 무역세부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2022년 12월 중국에서 총 9천949t, 금액으론 407만9천 달러어치의 장립종 쌀, 즉 길이 6mm가 넘는 정미를 중국에서 사들였습니다.

장립미 혹은 안남미로 불리는 장립종 쌀은 찰기가 없고 모양이 얇고 긴 품종입니다. 주로 인도와 파키스탄, 태국, 중국 남부지방 등에서 생산, 소비되며 한반도와 동북아 일대에선 선호도가 낮은 편입니다.

그런데 북한은 지난해 10월 사상 처음으로 중국에서 장립종 쌀을 대거 사들인 데 이어 다음 달인 11월에도 적지 않은 양을 수입했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작년 10월부터 12월까지 중국에서 수입한 장립종 쌀은 5만 972t에 이릅니다. 또 수입액은 2천145만 달러로 집계돼 장립종 쌀 수입을 위해 적지 않은 비용을 지출한 사실도 알 수 있습니다.

다만 북한은 10월이나 11월보다는 장립종 쌀 비중을 다소 줄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이 10월에 구매한 쌀은 전량이 장립종이었으며, 11월에는 단립종 대비 장립종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81%였습니다.

하지만 단립종 쌀 수입량이 7천395t에 달한 12월은 장립종이 57%, 단립종이 43%로 전달보다 격차가 줄었습니다.

북한이 장립종 쌀을 비롯해 중국산 쌀 수입을 늘린 정확한 배경은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최근 몇 달간 제기된 북한 내 식량난 가능성과의 연관성이 주목됩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지난해 7월 발표한 ‘작황 전망과 식량 상황 분기 보고서’에서 북한을 외부 식량 지원이 필요한 나라로 재지정한 바 있습니다.

또 VOA는 지난 8월 선박 관계자들에게 배포된 선박 수배 공고문을 통해 북한이 인도산 장립종 쌀 1만t의 수입을 추진 중이라는 사실을 확인해 보도한 바 있는데, 불과 며칠 만에 인도주재 북한 대사관 관계자가 인도의 민간 경제단체인 ‘인도 국제사업회의소’에 쌀 지원을 요청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식량난에 처한 북한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장립종 쌀을 대거 사들였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12월 중국에서 가장 많이 수입한 품목은 ‘대두유(673만 달러)’였으며, 뜨개질 편물(497만 달러)과 기타 바닥깔개(PVC∙496만 달러), 설탕, 담배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장립종 쌀은 전체 대중 수입액을 기준으로 6번째였습니다.

북한이 지난달 중국으로 가장 많이 수출한 품목은 가발∙인조속눈썹 제품으로 수출액만 884만 달러에 달합니다.

북한은 지난해 9월 중국에서 약 514만 달러어치의 가발∙인조속눈썹 제품을 수입했는데, 이번에는 반대로 중국에 같은 제품을 판매한 것입니다.

중국으로부터 원료를 수입해 완제품으로 되파는 주문자생산방식(OEM) 무역을 재개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전까지 인조 속눈썹 제품은 손목시계와 함께 북한의 주요 대중 수출품이었습니다.

한편 중국 해관총서가 북한과 중국의 12월 세부 무역자료를 공개하면서 두 나라가 작년 한 해 동안 거래한 구체적인 품목도 확인됐습니다.

북한이 2022년 중국으로 가장 많이 수출한 품목은 ‘텅스텐광과 그 정광’ 제품이었으며, ‘페로실리콘’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그 밖에 ‘전기’와 ‘몰디브덴광’, 가발∙속눈썹 제품이 북한의 대중 5대 수출품으로 나타났습니다.

아울러 북한이 중국에서 가장 많이 수입한 1위와 2위 품목은 각각 대두유와 버스·화물차용 타이어 제품으로 집계됐습니다.

특히 북한은 버스와 화물차용 타이어 총 27만 8천 개를 구입했는데, 이를 위해 중국 측에 총 2천877만 달러를 지불했습니다.

앞서 군사전문가인 브루스 벡톨 미국 앤젤로주립대 교수는 북한이 군사용 차량에 쓰일 타이어를 구매했을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벡톨 교수는 “북한 내 압도적으로 많은 차량이 군용인 만큼 중국으로부터 타이어를 대량으로 구매했다면 이들 대부분이 군용으로 쓰일 가능성이 높다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아마도 이동식발사차량(TEL)으로도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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