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다음달 8일 열병식을 개최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훈련장에 모인 군중이 숫자 ‘75’ 형상을 만들어냈는데 다음달 8일 ‘건군절 75주년’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달 22일 북한 열병식 훈련장을 촬영한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에 ’75 군’이라는 대형 글자가 보입니다.
이곳에 모인 수백 명의 군중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형상화한 이 문구는 우주에서 촬영한 사진에서도 보일 정도로 선명합니다.
북한 전문매체 ‘NK뉴스’는 이 일대를 찍은 ‘플래닛 랩스’의 과거 위성사진에서 실제 열병식 날짜를 시사하는 이 같은 장면을 포착했다고 23일 보도했습니다. 다음달 8일이 북한의 건군절 75주년인 만큼, 이날을 기념하기 위한 준비 작업으로 보인다는 분석입니다.
앞서 또다른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도 22일 김일성 광장을 촬영한 위성사진을 통해 이곳에 모인 군중이 2와 8을 형상화했다며 역시 북한의 건군절인 2월 8일을 상징하는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앞서 VOA는 지난달 평양 미림비행장 북쪽 열병식 훈련장에 병력과 차량이 운집하기 시작하는 장면 등 북한의 열병식 준비 정황을 상세히 보도한 바 있습니다. 또 21일 김일성 광장을 촬영한 위성사진에선 대형 글자를 조합하고 있는 인파가 확인됐다고 전했었습니다.
한국 언론은 이 같은 열병식 훈련 정황을 토대로 북한이 올해 1월 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생일 혹은 2월 8일 인민군 창건 75주년을 앞두고 열병식 준비에 나선 것으로 분석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추가로 확인된 위성사진 자료를 통해 다음달 8일 열병식 개최 가능성에 점차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북한은 5년, 10년 단위로 꺾이는 해의 기념일에 열병식 등 대형 행사를 개최해 왔습니다.
실제로 건군절 70주년인 지난 2018년 2월 북한은 대규모 열병식을 개최했습니다.
또 지난해 4월 열린 열병식은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을 기념했으며, 지난 2020년 10월에 열린 열병식은 노동당 창건 75주년에 의미를 뒀습니다.
다음달 8일 열병식 개최 가능성이 커지면서 북한이 어떤 무기를 공개할지도 주목됩니다.
북한은 약 2만 명의 병력이 동원된 지난해 4월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7형’을 비롯해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8형’과 신형 전술유도무기 등을 대거 공개했습니다.
그보다 앞선 2021년 1월 노동당 제8차 당대회를 기념한 열병식에선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북극성-5형’과 ‘북한판 이스칸데르’ 개량형으로 불리는 KN-23을 선보인 바 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