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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터키 지진과 정치∙경제 파장


터키 카흐라만마라슈에서 지난 10일 구조대원들이 15세 소녀를 구조하고 있다. (자료사진)
터키 카흐라만마라슈에서 지난 10일 구조대원들이 15세 소녀를 구조하고 있다. (자료사진)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 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지난 6일 터키와 시리아 국경 지역에서 규모 7.8의 강진이 덮쳐 4만 6천 명 넘는 사망자가 발생하고 수많은 사람이 다쳤습니다. 이번 지진은 지난 100년 동안 발생한 전 세계 지진 가운데 6번째로 많은 인명 피해를 낸 지진으로 기록됐는데요. 큰 피해를 본 터키는 정치적, 경제적 타격이 특히 심각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뉴스 따라잡기 이 시간에는 터키 지진에 따른 정치적 파장과 예상되는 경제 피해 등에 관해 알아보겠습니다.

“불투명한 선거 일정”

올해 터키에서는 대통령 선거와 총선이 있습니다. 당초 선거일은 6월 18일로 예정돼 있었는데요. 하지만 지난달,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일정을 앞당겨 5월 14일에 선거를 치르겠다고 전격 선언했습니다.

조기 총선 계획은 극심한 경제난으로 지지도가 추락하고 있던 에르도안 대통령이 내놓은 회심의 승부수였습니다.

터키 야권은 20년째 장기 집권 중인 에르도안 대통령과 집권 ‘정의개발당(AKP)’에 맞서 반드시 선거에서 승리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아직 확실한 후보도 내세우지 못하던 터라 선거를 준비할 시간이 턱없이 부족해지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이 조기 총선 계획이 예정대로 이뤄질 가능성은 매우 희박합니다.

바로 지난 2월 6일 터키를 덮친 지진 때문인데요.

에르도안 대통령의 측근들은 지금은 비상시국으로서, 선거를 논할 때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집권 정의개발당 안에서는 선거 연기론도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새 선거 일정으로 11월이 가장 타당해 보인다는 말도 나오고 있는데요. 하지만 그 어떤 것도 지금은 결정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정치적 위기”

이번 터키 지진으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최대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에르도안 대통령이 집권의 발판을 마련했던 것 역시 바로 1999년 터키에서 있었던 지진 때문이었습니다.

그해 8월 터키 북서부 이즈미트 지방에 규모 7.6의 강진이 발생해 약 1만8천 명이 목숨을 잃었는데요. 진원의 깊이도 얕았지만, 내진 설계가 된 건축물이 거의 없었다는 점, 정부의 부실 대응으로 피해를 키웠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컸습니다.

이후 치솟는 물가로 민생고가 가중된 상황에 2002년 터키는 조기 총선을 치르는데요. 이 총선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이 한 해 전에 창당한 정의개발당이 34%가 넘는 득표율로 승리했습니다.

당시 터키는 의원내각제로 집권당 대표가 총리가 되지만 에르도안 대통령은 과거 복역 전과가 있어 바로 총리가 되지 못하고 2003년 3월 총리직에 올랐고요. 이후 두 차례 더 총선에 승리해 10년 넘게 총리를 지냈습니다.

그리고 터키는 2014년 8월 사상 처음으로 대통령 직선투표를 치르는데요. 이 선거에서 정의개발당이 후보로 내세운 에르도안 당시 총리가 대통령에 당선됐습니다.

이후 에르도안 대통령은 2019년 대선에서도 승리해 지금까지 집권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에르도안 대통령의 집권 기간은 총리 시절을 포함해 다음 달로 만 20년이 되는 거죠.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달 조기 총선 계획을 알리며 재집권에 대한 포부를 드러냈는데요. 하지만 이번 지진으로 에르도안 대통령의 정치 인생은 중대한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정부의 부실 대응 비판”

역대급 인명과 재산 피해에, 터키에서는 지금 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정부의 부실한 재난 대비 정책과 함께, 지진 발생 후 구조 작업과 지역 주민들을 위한 대응책 등이 미흡해 피해를 더 키우고 있다는 비판입니다.

특히 터키 정부는 1999년 대지진 이후 ‘특별통신세’라는 이른바 ‘지진세’를 신설하고 20년 넘게 세금을 징수해왔는데요. 하지만 이번 지진으로 재난 대비를 위한 이 지진세의 불분명한 사용처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습니다.

또한 터키는 과거 여러 차례 지진 참사를 겪으면서 건축 규제를 강화해왔는데요. 하지만 속절없이 무너진 건물들을 보며 터키 국민들은 분노를 표출했습니다.

상당수 건물이 규정을 지키지 않은 불법 건축물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터키 정부는 부실 공사 혐의를 받고 있는 약 130명의 건축업자를 상대로 조사에 착수했는데요. 하지만 참사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회피하고 국민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수법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경제적 손실”

이번에 지진이 강타한 터키의 10개 주에는 약 1천340만 명이 거주하고 있었습니다. 이는 터키 전체 인구의 약 15%에 해당하고요. 이 10개 주가 터키 국내총생산(GDP)의 약 10%를 생산해왔는데요. ‘터키기업연합회(TEBC)’는 이번 지진으로 인한 터키의 경제 손실 규모가 840억 달러 이상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주택 등 건물 피해가 약 708억 달러, 국민 소득 손실 104억 달러, 노동 시간 손실에 따른 피해 29억 달러 등으로 추산한 건데요. 보고서는 주택과 송전선, 기반 시설 재건과 수많은 이재민의 단기, 중기, 장기적 주거 문제 해결에 가장 큰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1년 안에 피해 지역의 주택 복구를 완료하고 나라가 다시 정상적으로 돌아가게 하겠다고 다짐했는데요. 하지만 고공 행진 중인 물가에 리라화의 가치 추락 등 이미 취약해질 대로 취약한 경제 상황에 고전하고 있는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이번 지진은 직격탄을 날린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노련한 정치인인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번 위기를 넘기고 다시 입지를 굳힐 가능성도 내놓고 있는데요. 에르도안 대통령이 어떤 위기 대응 능력을 발휘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

최근 뉴스의 화제 인물을 소개하는 ‘뉴스 속 인물’ 시간입니다. 오늘 주인공은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입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이 오는 10월 자리에서 물러납니다. 지난 2014년 10월 나토 사무총장에 취임한 지 9년 만입니다.

나토 사무총장의 임기는 4년입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2018년 연임에 성공해 당초, 2022년 9월 30일로 임기가 끝날 예정이었는데요.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임기가 1년 더 연장됐었습니다.

지난 12일 나토 대변인은 스톨텐베르그 총장이 임기를 또 연장할 뜻이 없다고 전했습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노르웨이 사람입니다. 1959년 3월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에서 태어났습니다.

오슬로대학교에서 경제학 석사 학위를 받았고, 한때 언론사와 노르웨이 통계청에서 일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1993년 총선에서 오슬로 지역구에 출마해 처음 당선된 이래 산업에너지부 장관, 재무부 장관 등 요직에 중용되며 노르웨이 정치권에서 큰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2000년, 셸 망네 본데비크 총리 정부가 의회의 불신임 결의에 따라 퇴진하고, 노르웨이 최대 정당인 노동당의 부대표였던 스톨텐베르그 총장이 본데비크 내각의 잔여 임기인 2001년까지 총리직을 수행하게 됩니다. 참고로 당시 노동당 대표는 외무장관을 맡았습니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이후 2005년부터 2013년까지 노르웨이 총리를 지냈습니다.

그리고 2013년 9월 총선에서, 한 번 더 총리직에 도전했는데요. 하지만 노동당 중심의 연합 정당이 다수당의 지위를 잃으면서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2013년 12월, 유엔으로부터 기후변화 특사로 지명받고 이듬해까지 일했습니다.

그리고 2014년 3월 나토의 북대서양이사회의 지명으로, 그해 10월 1일 사무총장으로서 첫 임기를 시작했습니다.

나토 사무총장 선출은 공식적인 절차는 따로 없고, 회원국들의 합의를 통해 이뤄집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재임 기간, 몇 차례 난제를 맞았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제기한 도전이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나토의 사명과 역할에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나토 무용론을 들며 회원국들과 갈등을 빚었는데요.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원숙한 지도력과 조율 능력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동맹국 간의 균열을 봉합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또한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지금 전 세계 최대 안보 위기인 우크라이나 전쟁을 맞아 최일선에서 나토 동맹국들을 이끌며 어려운 임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현재 나토 회원국 안에서는 스톨텐베르그 총장을 설득해 임기를 연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데요. 스톨텐베르그 총장이 과연 이들의 잔류 설득을 받아들일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터키의 지진에 따른 정치적 파장과 예상되는 경제 피해 규모 등에 관해 살펴봤고요. 뉴스 속 인물로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에 관해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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