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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해상서 선박 7~8척 밀착…‘대규모 불법환적’ 여부 주목


북한 초도 인근 해상을 촬영한 19일(왼쪽부터), 20일, 21일 자 위성사진. 처음엔 3척이던 선박이 점점 늘어나 21일엔 7~8척이 됐다. 자료=Planet Labs
북한 초도 인근 해상을 촬영한 19일(왼쪽부터), 20일, 21일 자 위성사진. 처음엔 3척이던 선박이 점점 늘어나 21일엔 7~8척이 됐다. 자료=Planet Labs

밀착한 2~3척 선박의 불법 환적 정황이 자주 포착돼 온 북한 서해상에서 무려 7~8척의 선박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전례없이 많은 선박이 북한 영해에서 접선해 어떤 행위를 했는지 주목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19일 북한 서해 초도 인근 해상에 길이가 각각 50m인 선박 3척이 나란히 붙어 있습니다.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에 찍힌 현장 모습인데, 이 일대에서 흔히 목격됐던 선박 간 환적 정황입니다.

그런데 다음날인 20일 이들 선박 3척 옆으로 2척이 더 붙으면서 이전과는 다른 모습이 연출됐습니다.

통상 이 일대에서 자주 이뤄진 선박 간 환적에는 선박 2척 혹은 3척이 동원됐는데, 이날은 처음으로 5척의 선박이 밀착한 것입니다.

다닥다닥 붙어있는 이들 선박은 초도 앞바다에 커다란 직사각형을 그린 모습으로 위성 사진에 잡힙니다.

다음날인 21일엔 5척의 선박이 만든 ‘직사각형’에 2~3척의 선박이 더 붙었습니다.

선박 간 간격을 거의 두지 않아 정확히 몇 척인지 분간하기 어렵지만, 그림자를 토대로 모두 7~8척이 모여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선박 수가 늘면서 위성사진에 형상화된 ‘직사각형’도 전날보다 더 커졌습니다.

앞서 VOA는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이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해 총 36건의 선박 간 환적 의심 사례를 발견했습니다. 또 올해는 1월부터 이달 14일까지 총 14건의 선박 간 환적 의심 행위를 확인했습니다.

모두 선박 2척 혹은 3척이 맞붙은 경우로, 이번처럼 7~8척이 밀착한 모습은 포착된 적이 없습니다. 다수 선박의 환적 여부가 더욱 주목되는 이유입니다.

지난 2019년 6월 일본 외무성이 북한 선박 '안산 1호(왼쪽)'의 불법 환적 의심 행위를 적발했다며 공개한 사진.
지난 2019년 6월 일본 외무성이 북한 선박 '안산 1호(왼쪽)'의 불법 환적 의심 행위를 적발했다며 공개한 사진.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7년 채택한 결의 2375호를 통해 북한이나 북한을 대리하는 선박이 공해상 환적을 통해 물품을 건네받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만약 이들 선박이 서로 어떤 물품이라도 주고받았다면 이는 안보리 결의 위반입니다.

물론 이들 선박이 단순히 선체를 밀착시켰을 뿐 불법 행위를 저지르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인근 항구를 놔두고 바다 한 가운데에서 이처럼 많은 선박이 선체를 맞대는 행위 자체가 선박 간 환적을 금지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 의혹을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선박 업계 관계자는 앞서 VOA에 “일반적으로 배의 소유주(선주)들은 상호 접촉에 따르는 배의 손상 때문에 선박 간 환적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며 단 2척의 배가 맞댄 것이라고 할지라도 북한 해역에서 포착된 사례가 일반적인 경우는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의 에릭 펜튼 보크 조정관은 지난해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서해상 환적에 대한) 조사가 계속되고 있다”며 “어떤 유형의 물품이 환적되는지, 선박이 어디에서 출항했는지 등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환적된 물품이 제재 대상이 아닐 가능성도 물론 있다”면서, 하지만 “북한 선박과 어떤 물품을 환적하더라도 유엔 안보리 결의 2375호 11조에 따라 제재 위반”이라고 확인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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