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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몇 해 안 농업 생산 근본적 변혁"...북 식량 가격 급반등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6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7차 전원회의 확대회의 1일 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자료사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6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7차 전원회의 확대회의 1일 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자료사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식량난이 심각한 가운데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몇 해 안에 농업 생산에서 근본적 변혁을 일으키는 방도를 찾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전략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내 식량 가격이 또 다시 급등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은 27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7차 전원회의 확대회의 2일 차 회의를 열고 농업 발전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28일 북한 대외관영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당 중앙위원회 비서들이 27일 회의 첫 번째 의정으로 새로운 농촌 발전전략 실행 과정에서 나타난 편향들과 원인, 교훈을 분석하고 대책적 문제들을 제기했습니다.

회의를 주재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해당 의정에 대한 ‘결론’에서 “올해 알곡 생산 목표를 성과적으로 점령하며 가까운 몇 해 안에 농업 생산에서 근본적 변혁을 일으켜 지속적인 농업 발전 토대를 축성하기 위한 목표와 방도를 찾는 게 이번 확대회의 기본목적”이라고 밝혔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그러나 구체적인 실행전략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김 위원장의 ‘결론’은 올해 북한이 ‘알곡 생산’을 첫 번째 정책과제로 삼고 추진하는 상황에서 농업 생산량 증대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농업 생산성 향상이라는 근본적 문제 해결이 쉽지 않음을 보여줬다는 관측입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입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김정은 위원장이 ‘올해 알곡 생산 목표를 성과적으로 점령하며’ 이 얘기는 뭐냐 하면 올해 식량 문제 해결이 안 된다는 얘깁니다. 따라서 올해 최대한 알곡 생산 목표를 확대시킨다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이고요 그리고 ‘몇 해 안에 농업 생산에서 근본적인 변혁을 일으키겠다’ 이 얘기는 농업 문제가 단기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우니까 여기에 주안점을 두고 몇 년 안에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겠다 이렇게 얘기를 한 것 같고요.”

‘조선중앙통신’은 이 회의에서 둘째 의정으로 ‘인민경제 계획수행 규율을 철저히 확립할 데 대한 문제’를 그리고 셋째 의정으로 ‘국가재정금융사업을 개선하는 데서 나서는 당면 문제’를 토의했다고 전했습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식량농업 관련 안건과 함께 경제 부문 당면 현안과 관련해서도 폭넓게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26일 시작한 이번 당 전원회의 확대회의는 지난해 말 이후 두 달 만에 열려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당 중앙위 정치국은 지난 5일 이 회의 개최를 확정하면서 “농업 발전에서의 근본적인 변혁을 강력히 추진하기 위한 전환점이 필요하다”고 취지를 밝혔습니다.

북한은 지난 2021년 12월 말 제8기 제4차 전원회의에서 식량 문제 해결과 농촌 생활환경 개선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하는 새로운 사회주의 농촌 발전 전략을 채택한 뒤 지난해 추진에 힘을 기울여왔지만 식량난이 오히려 심화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최근 브리핑에서 지역명을 특정하지 않고 “북한 내 일부 지역에서 아사자가 속출하는 등 식량난이 심각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아사자 발생 배경에 대해선 “전년 대비 생산량이 감소했고 북한 당국에서 식량 공급과 유통을 하는 정책을 변화하는 동향이 나타나 유통 문제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 농업 전문가인 권태진 GS&J 인스티튜트 원장은 북한이 식량난 해소를 위해 기존의 대결적 대외정책과 자력갱생 노선을 바꿀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단기 처방이지만 시장 기능을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해야 하는데 오히려 양곡 판매소를 통해 공급과 가격을 통제하고 배급제를 확대하는 정책적 패착을 두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권 원장은 이와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에도 불구하고 국가와 주민 차원에서의 중국과의 비공식 무역을 허용해야 지금의 위기를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권태진 원장] “지금이라도 북한이 먹는 문제를 어느 정도 숨통을 트려면 정부가 자꾸 시장에 개입하려고 하지 말고 민간인들에게 활동하도록 그냥 눈 감아 주는 거죠. 정부가 하려고 하지 말고 민간인들 활동을 그냥 쳐다 보고 있는 게 단기적으로 보면 효과적인 답이다 싶네요.”

조한범 박사는 이번 회의 의정에 ‘인민경제계획수행 규율의 확립 문제’가 포함된 것으로 미뤄 북한 당국이 근로 의욕을 고취하는 시장체제를 수용하는 방향이 아니라 계획경제 성격을 강화하는 기존 정책기조를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럴 경우 농업 문제 왜곡이 한층 심화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농어촌공사 농어촌연구원 김혁 연구원은 김 위원장이 강조한 ‘농업 생산의 근본적 변혁’과 관련해 이를 위해선 수리시설과 비료와 전력의 확보, 기계화 등 농업 인프라 구축이 필요한데 달러가 부족한 북한으로선 버거운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잠시 고공행진이 주춤했던 북한 내 주요 식량 가격이 최근 들어 다시 급등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일본의 북한전문 매체인 ‘아시아 프레스’에 따르면 북한 내 쌀 가격은 한 달 전 kg당 5천400원에서 지난 24일 기준으로는 6천300원까지 올랐습니다.

특히 중국과의 접경 도시인 혜산 지역의 경우 7천원까지 급등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농업 전문가인 조충희 굿파머스 연구소장은 지난해 말 중국 등지로부터의 곡물 수입이 고공행진 중이던 북한 내 식량가격에 일시적으로 영향을 줬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충희 소장] “수입곡이 들어오면서 앞으로 계속 수입곡이 들어올 것이다라는 기대가 있어서 곡물 가격에 영향을 주기는 했지만 그것도 실질적으로 수입하는 양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게 확정되면서 시장 가격이 다시 오르지 않았나 그렇게 평가할 수 있겠죠.”

조한범 박사는 북한 당국이 지난해 12월과 올 1월 싸게 수매한 곡물을 양곡판매소를 통해 주민들에게 공급하면서 일시적으로 가격 인하 효과를 봤지만 수요에 턱없이 부족한 수매 물량이 소진되면서 곡물가가 다시 급반등하는 양상이라고 말했습니다.

권태진 원장은 통상 북한에서 쌀 가격이 옥수수 보다 2배 이상 비싼 데 최근 들어 전례없이 그 간격이 좁혀져 있다며 이는 주민들이 쌀을 살 만한 여유가 줄어들면서 값이 싼 옥수수로 수요가 몰린 때문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권태진 원장] “제가 지금까지 관측해 온 바에 의하면 가장 쌀과 옥수수 가격의 격차가 줄어든 상태거든요. 이게 심각한 거죠.

‘아시아 프레스’에 따르면 이달 들어 북한의 쌀 가격은 kg당 5천600원~6천300원을, 옥수수 가격은 3천200원~3천600원을 기록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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