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한국의 대규모 연합군사훈련인 '자유의 방패' 훈련이 오는 13일부터 시작됩니다. 미군 전략자산 전개가 예상되는 가운데 미한 군 당국은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도 철저하게 대비한다는 방침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한 두 나라 군 당국은 연합방위태세 확립을 위해 오는 13일부터 23일까지 11일간 ‘자유의 방패’ 즉 FS(Freedom Shield) 연합연습을 시행한다고 3일 공동 발표했습니다.
[녹취: 아이작 테일러 실장] "Freedom Shield is designed to strengthen defense and response capabilities of the Alliance by focusing within the exercise scenario on things such as the changing security environment, DPRK aggression and lessons learned from recent wars and conflicts."
아이작 테일러 주한미군사령부 공보실장은 브리핑에서 “이번 연합훈련은 변화하고 있는 안보환경과 북한의 공세적 위협, 최근 일어난 전쟁과 분쟁들으로부터의 교훈 등이 반영된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맞춤형 연습을 실시해 동맹의 대응 능력을 한층 더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이번 연습에선 한국의 문재인 전임 정부 시절 대북 유화기조 속에 중단된 전구급 연합훈련이 5년만에 부활됩니다.
미한은 이번 FS 연습 기간 집중적으로 시행하는 연합야외기동훈련 명칭을 '전사의 방패 연합야외기동훈련(Warrior Shield FTX)'으로 명명했습니다.
문재인 정부 때 9.19 남북 군사합의가 이뤄지면서 2018년을 끝으로 전구급 연합 야외기동훈련은 중단되고 대대급 이하로 축소 시행됐습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뒤 작년 하반기엔 ‘을지자유의 방패’ 훈련에서 연대급 이상 기동훈련이 재개됐고 이번 FS에서 전구급 실기동 훈련을 되살린 겁니다.
이와 함께 미한은 이번 FS 연습 기간에 쌍룡 연합상륙훈련과 연합특수작전훈련인 '티크 나이프(Teak Knife)' 등 20여 개 훈련을 집중적으로 진행해 연합야외기동훈련을 과거 독수리 훈련 이상 수준으로 확대 실시합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한국국방안보포럼 신종우 사무국장은 전쟁을 제대로 대비하려면 미한 연합사 지휘 아래 전군 차원의 전구급 훈련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신종우 사무국장] “훈련이라는 것은 연합사와 한국 합참이 모든 문제를 통제하면서 유기적으로 이뤄져야 하는데 예하 대대급 단위부대 훈련 자체가 한미 연합 전투력을 높일 수 있는 그런 훈련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많았습니다.”
이번 연습에선 한반도에 전개한 미 항공모함이 참가하는 연합항모강습단훈련, 미한일 미사일경보훈련도 함께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연습 기간 중 미 핵 추진 항모 니미츠호를 비롯해 탄도미사일 탐지와 요격 기능이 있는 이지스 구축함, 토마호크 미사일을 탑재한 핵 추진 잠수함 전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미한은 “대한민국을 방어하기 위한 연합방위태세를 확고히 하겠다는 연합군의 능력과 의지를 상징한다”며 “독수리 훈련 수준으로 확대된 대규모 연합야외기동훈련을 집중적으로 시행함으로써 연합작전 수행능력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미한이 연합연습을 적극 공개하는 과거와는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이를 대북 경고 차원으로 풀이했습니다.
[녹취: 박원곤 교수] “첫 번째는 기존에 했던 훈련을 다시 회복하고 복구하는 과정이다, 이전에 했던 것 보다 어떻게 보면 일정 수준 더 강화되는 형식, 그것은 북한의 대비태세에 맞춰야 하는 것이니까 그렇게 되는 부분이 있고 두 번째는 이 문제를 어쨌든 공개적으로 계속해서 얘기를 하고 있다는 거죠.”
미한 군 당국은 북한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대북 감시와 경계 태세를 격상 강화한 가운데 훈련을 시행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성준 한국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의 브리핑 발언 내용입니다.
[녹취: 이성준 공보실장] “한미 동맹은 북한 군의 도발에 대비하여 확고한 군사 대비태세를 유지하여 FS연습을 준비하고 실시할 것입니다. 우리 군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고 9.19 군사합의를 위반한 북한의 도발에 대해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한미 동맹의 압도적 능력으로 단호하게 대응해 나갈 것입니다.”
북한은 미한 연합훈련을 북침전쟁 연습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지난해엔 이에 반발해 해상완충수역으로 방사포를 발사하는 등 시위성 도발을 반복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최근 담화에서 “태평양을 우리 사격장으로 활용할 빈도는 미국에 달려있다”며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에 대한 군사적 대응 의지를 밝힌 바 있습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문성묵 통일전략센터장입니다.
[녹취: 문성묵 센터장] “북한은 한미 연합연습, 확장억제 강화 그리고 전략자산 전개를 시비하면서 건건사사 엄중하고 압도적으로 대응하겠다고 이미 공언했기 때문에 이번 연습이 진행되는 동안 북한은 어떤 형태로든 도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주한미군은 이번 연습이 방어적 성격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이작 테일러 공보실장은 “정례적인 군사훈련, 또 일반적인 군사훈련을 진행할 것”이라며 “방어적 성격을 띤 이번 훈련을 통해 철통같은 미한 동맹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한국 국방부는 3일 미국의 전략폭격기 B-1B가 지난달 19일에 이어 또다시 한반도에 전개해 서해와 중부 내륙 상공에서 한국 공군과 연합공중훈련을 펼쳤다고 밝혔습니다.
FS 연합연습을 앞두고 북한 도발 위협에 경고를 보낸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국방부는 “이번 훈련은 작년 미한 정상회담과 제54차 미한안보협의회의(SCM), 지난 1월 31일 미한 국방장관 회담에서 합의한 대로 ‘적시적이고 조율된 전략자산 전개’를 적극 이행하는 차원에서 실시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훈련에는 최대 14시간 체공 능력과 광범위한 탐지가 가능한 센서, 정밀타격이 가능한 헬파이어 미사일 장착으로 ‘최강 무인공격기’로 알려진 MQ-9 리퍼도 전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