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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잠수함서 전략순항미사일 2발 발사"...미한 '자유의 방패' 연습 돌입


북한이 지난 12일 새벽 전략순항미사일 2기를 발사했다고 다음날(13일) 관영 매체들이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장면.
북한이 지난 12일 새벽 전략순항미사일 2기를 발사했다고 다음날(13일) 관영 매체들이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장면.

북한이 미국과 한국의 연합훈련에 반발해 잠수함 발사 전략순항미사일(SLCM) 2발을 발사했습니다. 미국과 한국은 13일 대규모 연합연습인 ‘자유의 방패’ 훈련에 돌입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대외 관영 ‘조선중앙통신’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전략순항미사일 수중발사훈련이 12일 새벽에 진행됐다”고 13일 보도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발사 훈련에 동원된 잠수함이 ‘8.24영웅함이고 동해 경포만 수역에서 발사가 이뤄졌다고 전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또 “발사된 2기의 전략순항미사일이 동해에 설정된 1천500km 계선의 거리를 모의한 8자형 비행궤도를 2시간6분3초와 2시간6분15초 간 비행해 표적을 명중 타격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수중발사 훈련을 통해 미한의 “반공화국 군사적 준동이 노골화되고 있는 현 정세를 압도적인 강력한 힘으로 통제 관리해 나갈 입장이 명백히 표명됐고 다양한 공간에서의 핵전쟁 억제 수단들의 경상적 가동태세가 입증됐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이 잠수함발사 순항미사일(SLCM)을 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전문가들은 북한 주장대로라면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과는 또 다른 수중전략무기를 갖고 있다는 의미로, 미한의 미사일 요격망이 위협을 받을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순항미사일은 발사 후 저고도로 비행하며 궤도를 바꿀 수 있어 지상과 해상의 요격망을 피할 수 있는 무기체계입니다.

이런 순항미사일이 수중에서 발사될 경우엔 발사 준비 과정에서의 사전 징후를 탐지하기도 어렵게 됩니다.

한국의 미사일 전문가인 권용수 전 국방대학교 교수입니다.

[녹취: 권용수 전 교수] “똑 같은 크루즈 미사일이지만 언제 어디서 발사할지 모르기 때문에 만약에 핵을 탑재해서, 사거리가 1천500㎞ 정도면 일본 내 있는 주일 미군기지를 타격할 수 있잖아요. 성공할 확률이 높은 거죠.”

한국 합동참모본부도 12일 오전 북한 함경남도 신포 인근 해상에서 시험발사된 SLCM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습니다.

합참이 발사 원점으로 지목한 신포 일대엔 북한의 잠수함 기지와 SLBM 개발시설 등이 있습니다.

미한 군 당국은 북한이 이번에 SLCM 2발을 2천t급인 고래급 잠수함인 ‘8.24영웅함’의 수직발사관(VLS)과 어뢰발사관에서 1발씩 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고, 특히 발사한 2발 가운데 1발은 수직이 아닌 경사각도로 쐈는지 등을 분석 중입니다.

'8.24영웅함'은 2016년 8월 신포 앞바다에서 첫 SLBM인 북극성-1형의 수중발사에 이용한 잠수함입니다. 이 잠수함엔 수직발사관이 1문만 탑재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합참은 북한이 밝힌 해당 미사일 제원이 미한 군 당국이 파악한 것과 차이가 있어 분석 중이라며 “어느 정도의 기만과 과장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은 지난달 22일에도 함경북도 김책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전략순항미사일 ‘화살-2형’을 시험발사했다고 주장했으나, 당시 한국 군은 “미한이 파악한 정보와 다르다”며 북한의 기만전술 가능성에 무게를 뒀습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미한 ‘자유의 방패’ 연합훈련에 반발해 도발을 연이어 감행하고 있다며, 전략자산이 동원된 미한의 대규모 훈련에 맞서 압도적 대응을 공언한 북한이 무력을 과시하기 위해 기만이나 과장을 섞어서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원곤 교수] “논란이 이만큼 된다는 것은 어느 쪽이 사실인지는 확정적으로 얘기할 순 없지만 북한이 상당수 무리수도 있어요. 그만큼 기만이나 과장을 하고 있다는 얘긴데 그럴만한 이유는 외무성 김여정 담화 둘 다 압도적 대응을 얘기했었거든요. 이전에 보지 못한 대응이 될 거다, 북한이 부담이 엄청 될 텐데 그런 수단이 과연 있을까, 그렇게 압도적 대응을 하는 건 그만큼 자신들이 자산을 많이 쓴다는 얘기가 되잖아요.”

‘조선중앙통신’은 이번 훈련에 대해 “공화국 핵 억제력의 또 다른 중요 구성 부분으로 되는 잠수함 부대들의 수중대지상 공격 작전 태세를 검열 판정했다”며 SLCM이 실전배치된 무기체계임을 시사했습니다.

하지만 한국 합참은 이번 훈련이 “3월 동계훈련 막바지 검열의 일환으로 보인다”며 “북한은 정상적으로 변함없이 이뤄지는 상태란 뜻의 ‘경상적 태세’란 용어를 썼지만, 초기 단계의 시험발사로 추정한다”고 말했습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한국국방안보포럼 신종우 사무국장은 ‘8.24 영웅함’은 미사일 시험발사용이기 때문에 SLCM이 실전배치됐다고 보긴 어렵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신종우 사무국장] “이 잠수함은 SLBM을 시험발사한다든지 오늘같이 잠대지 순항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도록 그렇게 시험하는 테스트선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고, 이런 시험선에서 획득한 기술을 갖고 북한이 진정으로 전력화해서 운용하려고 하는 3천t급 잠수함, 여러 발을 실을 수 있잖아요, 그 잠수함으로 기술을 적용하기 위한 과정의 시험선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한국 군 관계자는 북한이 이번에 쏜 SLCM에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단정할 순 없다”며 “분석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군 당국과 전문가들은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이나 순항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을 정도로 핵탄두를 소형화하기 위한 연구를 지속 중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북한의 이번 미사일 도발은 지난 9일 남포 부근 ‘태성호’라는 저수지에서 서해 방향으로 근거리 탄도미사일(CRBM) 6발을 발사한 지 사흘 만에 이뤄졌습니다.

한국 군 당국이 공식 확인한 북한의 미사일 도발로는 올해 5번째입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저수지에서 발사한 데 이어 순항미사일을 수중에서 발사한 것은 발사 플랫폼과 원점을 최대한 다양하게 가져가려는 의도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홍민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의 최근 도발은 전략자산이 대거 동원되는 미한 연합훈련에 맞서 핵 무력을 이용한 보복타격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탐지와 요격이 어려운 의외의 무기체계 또는 훈련 방식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홍민 실장] “미국이 아무리 최첨단 무기를, 전략자산을 동원해서 공격을 하더라도 자신들은 거기서 생존해서 미국이 생각하지 못하는 무기를 동원해서 보복을 할 수 있다 이 능력까지도 같이 포함될 것이다 이렇게 본 거죠.”

홍 실장은 북한이 미한 연합훈련에 등장하는 전략자산이나 훈련 양상에 그 때 그 때 허점이나 기만을 이끌어낼 수 있는 방식으로 무기를 동원해 연쇄 도발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앞서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열어 미한 연합연습 등에 대응해 “전쟁억제력을 보다 효과적으로 행사하며 위력적으로, 공세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중대한 실천적 조치들을 결정했다”고 12일 보도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한은 13일 0시를 기준으로 ‘자유의 방패’ 연합연습에 돌입했습니다.

열하루 동안 20여 개 야외실기동훈련을 포함한 전구급 연합연습을 통해 연합방위태세를 점검하고 미한 동맹의 대응 능력을 강화합니다.

지난 6~10일 사전연습인 위기관리연습(CMX)을 거쳐 이날 시작한 본연습에서 미한은 1부 방어 단계를 건너뛰고 2부 격퇴와 북한 지역 안정화 과정 시나리오를 훈련합니다.

미한은 사단급 쌍룡 연합상륙훈련 등 20여 개 훈련을 집중적으로 시행해 과거 독수리훈련(FE) 이상 수준으로 전구급 연합연습을 부활시켰습니다.

‘자유의 방패’ 연습에 연계해 이달말 쯤 미 핵 추진 항공모함 니미츠호가 참여하는 연합항모강습단 훈련과 미한일 미사일경보훈련도 추진 중입니다.

다양한 탄도미사일 탐지와 요격 기능이 있는 이지스 구축함, 토마호크 미사일을 탑재한 핵 추진 잠수함 등의 출동도 예상됩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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