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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추락 사건 다음날 미-러 국방 통화...한일 정상회담 "관계 새로운 시작"


16일 미 국방부가 공개한 기밀 해제 영상에서 러시아 수호이(Su)-27 전투기가 연료를 뿌리며 미군 MQ-9 '리퍼' 무인기의 비행을 방해하고 있다. (미 국방부 제공 영상 캡쳐)
16일 미 국방부가 공개한 기밀 해제 영상에서 러시아 수호이(Su)-27 전투기가 연료를 뿌리며 미군 MQ-9 '리퍼' 무인기의 비행을 방해하고 있다. (미 국방부 제공 영상 캡쳐)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미군 드론(무인기)이 흑해 상공에서 러시아 전투기와 대치하다 추락한 것을 두고 두 나라 사이 공방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양국 국방부 장관이 전화 통화를 했습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만나 양국 관계에 새로운 장이 열렸다고 선언했습니다. 스위스의 대형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가 가까스로 파산 위기를 모면한 가운데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0.5%P 올렸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14일 흑해 상공에서 미군 드론이 추락했는데요. 다음날(15일) 미국과 러시아의 국방부 장관이 전화 통화를 했군요?

기자) 네. 이날(15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전화 통화를 했습니다. 두 사람은 이 통화에서 이번 사건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두 장관이 아주 오랜만에 전화 통화를 했는데요. 어떤 말이 오갔습니까?

기자) 네. 통화가 끝나고 러시아 국방부가 성명을 냈는데요. 성명에 따르면 쇼이구 장관은 오스틴 장관에게 크름반도 연안에서의 미군 드론 비행이 본질적으로 도발이었으며 흑해 지역 내 긴장 고조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성명은 “러시아는 이런 상황 전개에 관심이 없지만, 앞으로는 상응하게 대응할 것”이라면서 “위기 발생 시 군사 소통 채널 유지를 포함해 두 나라가 최대한의 책임감을 느끼고 행동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사건 책임이 미국에 있다는 말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쇼이구 장관은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러시아가 부과한 비행 제한을 무시함으로써 이번 사건을 유발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또 러시아 연방의 이익에 반하는 정보활동이 강화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오스틴 장관은 어떤 말을 했습니까?

기자) 네. 오스틴 장관이 이날(15일) 마크 밀리 합참의장과 함께 기자회견을 했는데요. 이 자리에서 쇼이구 장관과의 자세한 통화 내용을 공개하기를 거부했습니다. 그는 다만 이번 사건이 “국제 공역에서 러시아 조종사들이 보여주는 도발적이고 위험하며 안전하지 않은 행동 형태의 일부”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또 “두 강대국이 투명함과 소통에 있어서 모범이 되는 것이 중요하며 미국은 국제법이 허용하는 곳 어디에서든 계속 비행하고 작전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드론이 러시아 전투기와 부딪힌 뒤에 추락했다고 주장했는데요. 당시 러시아 전투기 조종사들이 위험하게 행동했다는 말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와 관련해 밀리 합참의장은 “러시아 전투기의 드론 차단과 도발적 행위는 의도적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 전투기가 드론과 충돌한 것이 의도적이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밀리 의장은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과 별도로 전화 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러시아는 드론이 전투기와 충돌했다는 미국 측 주장을 부인하고 있죠?

기자) 네. 드론 차단에 나선 자국 SU-27 전투기 2대가 드론과 어떤 접촉도 없었고, 교신 장비가 꺼진 채 날던 드론이 급속하게 기동한 뒤에 추락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미국 국방부가 당시 상황을 담은 영상을 16일 공개했군요?

기자) 네. 약 40초짜리 영상인데요. 먼저 러시아 전투기 1대가 미군 드론에 접근해서 연료를 뿌리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리고 두 번째 러시아 전투기가 드론에 근접 기동한 뒤에 영상이 끊기는데요. 이건 전투기가 드론과 충돌한 결과라고 미 국방부는 설명했습니다. 이후 영상은 드론 프로펠러가 손상된 장면을 보여주면서 끝납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추락한 드론 잔해를 러시아가 수색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군요?

기자) 네.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는 러시아가 추락한 드론을 찾으려 한다고 확인했습니다. 그는 “드론 잔해를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를 꼭 찾아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드론 잔해 수색에 관해서 미국 정부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미국도 드론을 찾고 있다면서 하지만, 러시아가 드론을 찾더라도 그들이 여기에서 유용한 정보를 얻어낼 능력이 최소화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가 드론 잔해에서 정보를 얻지 못하도록 최대한으로 조처했다는 말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마크 밀리 합참의장도 추락한 드론에서 가치 있는 것이 없도록 확실하게 조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에 추락한 MQ-9 리퍼 드론에는 레이더 전파 같은 전자정보를 수집하는 정찰 장비가 탑재됐을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하지만, 미 국방부는 이 기종에 구형 기술이 적용됐고, 또 이미 몇몇 기술을 도난당한 적이 있어서 이번 사태를 크게 우려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바다에 떨어진 드론 잔해를 찾는 것이 기술적으로 가능한 겁니까?

기자) 네. 가능합니다. 하지만 추락 지점 수심이 1천200m에서 1천500m에 달해서 잔해를 수거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밀리 의장은 설명했습니다. 특히나 러시아 군함과 잠수함들이 돌아다니고 전쟁터가 가까운 심해에서 드론을 수거하려고 하는 행위가 자칫 긴장을 고조시킬 가능성도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민감한 기술이 들어간 군용기가 떨어지면 여기에서 기술이 새 나가는 것을 막으려고 노력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과 동맹국인 영국은 이런 군용기가 추락하면 기술을 보호하기 위해서 기체 잔해를 수거하려고 비상한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실제로 두 나라는 과거 최첨단 기술이 적용된 F-35 스텔스 전투기가 남중국해에서 추락하자 해저에서 잔해를 수거한 바 있습니다.

윤석열(왼쪽) 한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6일 도쿄에서 회담 직후 공동회견하고 있다.
윤석열(왼쪽) 한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6일 도쿄에서 회담 직후 공동회견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정상회담을 했군요?

기자) 네.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1박2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하고 이날(16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했습니다. 한국 대통령이 일본을 찾은 것은 12년 만입니다.

진행자) 그간 두 나라 사이가 좋지 않았죠?

기자) 그렇습니다. 태평양 전쟁 기간 동원된 조선인 일본군 위안부와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배상 문제를 두고 양국이 장기간 갈등을 빚었습니다. 특히 몇 년 전에 한국 대법원이 징용 피해자들이 일했던 몇몇 일본 기업이 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하면서 두 나라 사이 갈등이 격화했는데요. 일본이 이에 대한 보복으로 한국에 대한 일부 품목 수출을 규제했고, 그러자 한국은 이 조처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다가 한국에 윤석열 정권이 들어서면서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마련됐죠?

기자) 네. 한일관계 개선을 약속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취임한 뒤에 한국 정부가 해결 방안을 찾았는데요. 결국 윤석열 정부는 지난 1965년에 체결된 한일 협정에 근거해 일본이 한국에 지급한 청구권 자금의 혜택을 본 한국 기업들이 징용 피해자들에게 배상금을 지급하게 한다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몇몇 일본 신문과의 회견에서 한국 기업들이 낸 돈을 한국 정부가 일본 기업들에 상환하라고 요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발표가 나온 뒤에 윤 대통령의 일본 방문이 성사됐는데요. 이날(16일) 두 정상이 만난 자리에서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먼저 기시다 총리는 회담장에서 “봄이 도착했음을 느낄 수 있는 이날, 한일 관계의 새로운 장을 함께 열 기회가 온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윤 대통령은 여기에 어떻게 답했습니까?

기자) 네.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와의 오늘 만남은 그동안 여러 현안 탓에 어려움을 겪었던 양국 관계가 새로운 시작점에 있다는 사실을 두 나라 국민들에게 알리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화답했습니다. 한편 두 정상은 그간 중단됐던 ‘셔틀 외교’, 즉 두 나라 정상의 상호방문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기시다 총리와 윤 대통령이 정상회담이 끝난 뒤에 기자회견을 했죠? 여기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나요?

기자) 네. 먼지 기시다 총리는 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와 관련해 한국 정부가 제시한 방안을 매우 어려운 상태에 있던 양국 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되돌리기 위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일본 정부는 지난 1998년 10월에 발표한 한일 공동선언을 포함해 역사 인식에 관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그러면서 장기간 중단된 한일 안보대화와 한일 차관전략대화를 조기에 재개하고 새롭게 한일 간에 경제안보에 관한 협의를 시작하기로 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무슨 말을 했습니까?

기자) 네. 그는 먼저 일본이 3개 품목 수출규제 조치를 해제하고 한국은 WTO 제소를 철회했다고 전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또 북한 문제와 관련해 날로 고도화되고 있는 북핵,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일, 한일 공조가 매우 중요하며, 앞으로도 적극 협력해 나가자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고 전했는데요. 특히 앞서 정상회담에서 한일 간 군사정보 공유를 내용으로 하는 ‘지소미아(GSOMIA·군사정보보호협정)’를 완전 정상화하기로 선언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번 한일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서 미국 쪽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왔습니까?

기자) 아직 공식 반응은 나오지 않았는데요. 람 이매뉴얼 일본 주재 미국 대사는 이날(16일) 트위터에 "공유된 이해와 가치, 그리고 목표에 있어 오늘은 좋은 날"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미국 정부와 정치권은 윤석열 정부가 내놓은 징용 배상안에 대해서 크게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자금난으로 스위스 중앙은행 지원을 받기로 한 크레디트스위스 은행 본점 건물 (자료사진)
자금난으로 스위스 중앙은행 지원을 받기로 한 크레디트스위스 은행 본점 건물 (자료사진)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마지막으로 유럽 경제 소식 알아봅니다. 하룻밤 사이에 유로존 증시에 큰 변동이 있었다고요?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스위스 취리히에 기반을 둔 대형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redit Suisse)’ 위기설에 따른 겁니다. 앞서 크레디트스위스는 14일 연례 보고서를 내고 2022년과 2021년 재무 보고에 대한 내부 통제에 ‘주요 취약점’이 있다는 사실을 공개했는데요. 또 같은 날 이 은행 최대 주주인 사우디국립은행이 추가 투자를 하지 않겠다고 밝혀 위기감이 더해졌습니다. 여기에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과 뉴욕 시그니처은행이 연달아 파산하면서 국제 은행 시스템 위기에 대한 불안감으로 15일 스위스 증시가 약 30% 급락한 겁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현재 스위스 증시 상황 어떤가요?

기자) 스위스국립은행(SNB)이 15일, 크레디트스위스에 최고 540억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회복세를 보였습니다. 스위스 금융시장감독청(FINMA)과 스위스국립은행(SNB)은 15일 공동성명을 내고 크레디트스위스가 제도상 중요한 은행에 부과되는 자본과 유동성 요건을 충족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필요한 경우 SNB는 크레디트스위스에 유동성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진행자) 또 스위스 당국이 미국의 은행 시스템 상황과 관련해서도 발언해 눈길을 끄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FINMA 와 SNB는 미국발 은행 문제가 스위스 금융 시장으로까지 직접적인 위험을 초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불안감 해소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유럽중앙은행(ECB)이 0.5%P 금리 인상을 단행했군요?

기자) 네, ECB는 16일, 예정대로 기준금리를 0.5%P 올렸습니다. 3회 연속 ‘빅스텝’을 단행한 건데요. 이에 따라 일반은행이 ECB에서 단기간 돈을 빌릴 때 적용하는 ‘MRO’ 금리는 3.5%가 됐습니다. 당초 금융계에서는 크레디트스위스와 미국발 은행 위기로 0.5%P 인상이 실현될지 의문이 있었는데요. 업계의 예상이 깨진 겁니다.

진행자) ECB가 이렇게 금리를 올리면서 뭐라고 밝혔습니까?

기자) ECB는 성명에서 먼저 인플레이션을 “제때” 잡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인플레이션이 너무 오랜 기간 높게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우려를 표했는데요. 현재로서는 올해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보다 두 배 높은 5.3%로 전망되고 있고, 이는 2025년에 가서도 2%를 상회할 거라는 겁니다. ECB는 이날(16일) 은행에 예금할 때 적용받는 수신금리도 3%로 0.5%P 올렸는데요. 이는 2008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ECB가 은행 시스템과 관련해서도 발언했습니까?

기자) ECB는 유로존 은행시스템이 “강한 자본과 유동성으로 회복력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유로존의 금융 안정성과 가격 안정화를 위해 필요한 대응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필요시 금융시스템 지원을 위한 정책적인 수단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유럽 은행의 일로 미국의 은행 시스템이 더 집중을 받게 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16일 상원 청문회에 참석했죠?

기자) 네, 옐런 장관은 상원 금융위원회에 출석해 “미국의 은행 시스템은 견고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인들은 필요할 때 예금을 찾을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을 가져도 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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