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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서해서 선박 4척 불법환적 정황...‘노란 물체’ 옮기는 듯


북쪽에서 남쪽 방향으로 길이 110m와 100m, 50m, 100m 선박이 나란히 붙어 있다. 이중 가장 남쪽에 자리한 선박에 노란 빛깔 물체가 가득한데, 또다른 100m 길이의 선박 앞부분에도 같은 색상의 물체가 발견된다. 사진=Planet Labs
북쪽에서 남쪽 방향으로 길이 110m와 100m, 50m, 100m 선박이 나란히 붙어 있다. 이중 가장 남쪽에 자리한 선박에 노란 빛깔 물체가 가득한데, 또다른 100m 길이의 선박 앞부분에도 같은 색상의 물체가 발견된다. 사진=Planet Labs

북한 서해상에서 평소보다 많은 선박 4척이 한꺼번에 밀착한 모습이 또다시 포착됐습니다. 특정 물체를 다른 배로 옮기는 듯한 움직임까지 이례적으로 식별됐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서해 초도 남쪽 해상에서 이번엔 선박 4척이 한 덩어리처럼 붙어있습니다.

16일 이 일대를 촬영한 ‘플래닛 랩스(Planet Labs)’ 위성사진에는 길이 110m, 100m, 50m, 그리고 100m 선박 순으로 나란히 밀착한 모습이 찍혔습니다.

길이가 긴 선박 3척이 소형 선박을 사이에 두고 정렬한 형태입니다.

앞서 전문가패널은 지난해 10월 공개한 중간보고서에서 북한 해역에서 선박이 밀착한 장면이 담긴 위성사진을 공개하면서, 3척이 맞댄 경우엔 가운데에 있는 1척이 크레인용 바지선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에 발견된 4척 중 중간에 끼어있는 선박만 절반 정도 크기인 것으로 볼 때 크레인용 바지선이 동원된 환적 행위로 추정됩니다.

특히 이들 4척 중 가장 남쪽에 있는 100m 선박의 적재함에 노란빛 물체가 가득 담겼는데, 같은 색상의 물체가 다른 선박의 앞쪽 부분에서도 관측됩니다. 위성사진에 노란빛으로 나타나는 모래 혹은 포대에 담긴 물체가 한쪽 선박에서 다른 선박으로 옮겨 실린 듯한 모습니다.

평소보다 많은 선박 4척 이상이 한꺼번에 연결된 장면이 또다시 포착된 점도 주목됩니다.

VOA는 지난달 초도 남쪽 해상에서 선박 7~8척이 밀착한 장면을 포착했으며, 며칠 뒤엔 4~5척의 배가 뭉쳐있는 모습을 발견해 보도한 바 있습니다.

평소 이 일대에서 자주 이뤄진 환적에 보통 2~3척이 동원된 것과 비교할 때 집중도와 노골성이 짙어 보이는 환적 정황입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해군 대령 출신으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에서 활동한 닐 와츠 전 위원은 지난달 VOA에 “접선 선박 수를 2배로 늘리면 환적 속도를 상당히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16일 북한 서해 초도 남쪽 해상에서 포착된 선박 간 환적 정황 2건. 사진=Planet Labs
16일 북한 서해 초도 남쪽 해상에서 포착된 선박 간 환적 정황 2건. 사진=Planet Labs

한편 이 지점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선체를 붙이고 있는 선박 3척이 추가로 발견됐습니다.

선박 4척의 접선지에서 동쪽으로 약 600m 떨어진 곳인데, 길이 약 90m 선박 2척이 길이 약 50m 선박을 사이에 두고 접선 중입니다.

인근에 있는 항구를 놔두고 굳이 바다 한 가운데에서 선체를 맞댄 경우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와 미국 정부 등이 지적한 불법 환적 움직임과 일치합니다.

VOA는 지난해 이 일대에서 36건의 환적 의심 사례를 발견했고 올해 들어 이달 13일까지 30건의 선박 간 환적 의심 행위를 확인해 보도했습니다. 이번 사례를 더하면 올해 환적 의심 건수는 모두 32건으로 늘어납니다.

새해로 접어든지 3개월도 안 돼 이미 지난해 환적 의심 건수를 거의 다 채웠습니다. 이런 추세라면 이달 안에 작년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보입니다.

안보리는 결의 2375호 11조를 통해 북한이나 북한을 대리하는 선박이 어떤 물품도 건네받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이들 선박이 제재 대상이 아닌 물품을 주고받았더라도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는 의미입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14일 전화브리핑에서 북한 초도 인근 해상에서 선박 간 환적 정황이 잇따라 발견된다는 VOA의 지적과 관련해 “우리는 정기적으로 유엔 안보리 결의 혹은 다른 국제법을 위반한 북한의 시도에 대해 북한 행위자 혹은 북한을 대신해 활동 중인 기관을 계속 제재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새로운 제재 대상자를 찾는 것에 더해 우리의 노력 상당 부분은 제재 집행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따라서 우리는 제재 회피 시도 행위를 밝혀낼 기회가 있을 때마다 그것이 미국 제재이든 혹은 유엔 제재이든지 상관없이 그러한 제재 회피 연결망을 추적한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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