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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북한의 대중 OEM 수출액 급증…가발∙속눈썹 제품이 주도


북한 신의주에서 중국 단둥으로 향하는 화물차 (자료사진)
북한 신의주에서 중국 단둥으로 향하는 화물차 (자료사진)

지난달 북한의 대중국 수출 가운데 주문자위탁생산 방식의 수출이 급증했습니다. 가발과 속눈썹 제품의 대중 수출이 크게 늘어난 결과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달 북한의 대중 ‘역외가공’ 수출액이 전체 대중 수출액의 54%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VOA가 중국 해관총서의 북중 무역 세부자료를 살펴본 결과 북한의 2월 대중 수출 총액 937만 달러 가운데 역외가공 무역액은 504만 달러로 집계됐습니다.

역외가공은 중국이 북한 등 제3국의 인력과 생산시설을 이용해 물품을 생산한 뒤 이를 다시 중국으로 옮기는 형태의 무역을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등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북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이전인 2019년 전체 대중 수출의 약 40%를 역외가공 형태의 무역으로 채웠습니다.

특히 대북제재 여파가 본격화된 2018년부터 손목시계와 신발 등의 재료를 중국에서 들여와 완제품으로 가공해 중국으로 넘기는 방식의 수출을 크게 늘렸습니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가 불거진 2021년 역외가공 형태의 무역은 단 한 건도 이뤄지지 않았고, 중국과의 무역이 일부 재개된 지난해에도 전체 대중 수출에서 역외가공이 차지하는 비중은 8.5%에 불과했습니다.

그런데 지난달 코로나 사태 이후 처음으로 역외가공 형태의 무역이 전체 무역의 절반을 넘겼습니다.

북한의 2월 대중 역외가공 수출 급증은 OEM으로 제조, 판매된 가발과 속눈썹 제품이 주도했습니다.

이 기간 북한이 중국에 수출한 인모 가발과 속눈썹 제품의 총액은 534만 달러, 인모가 사용되지 않은 가발, 속눈썹 제품과 인조 속눈썹 제품의 총액은 각각 5만 8천 달러와 4만 2천 달러로 집계됐습니다.

중국 해관총서는 이들 3개 품목의 총 수출액 544만 달러 중 역외가공 형태로 거래된 금액이 504만 달러, 즉 92%라고 밝혔습니다.

이 기간 북한의 전체 역외가공 형태의 수출액이 504만 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지난달 북한에서 중국으로 역외가공 방식으로 넘어간 물품이 모두 가발과 속눈썹 제품이었다는 의미입니다.

북한의 대중 수입품 목록에서 북한이 중국을 대신해 가발과 속눈썹을 제조한 흔적이 발견됩니다.

북한은 1월과 2월 중국으로부터 사람 머리카락(인모)을 각각 1천 89만 달러와 350만 달러어치 수입했습니다.

특히 중국의 인모는 1월 북한의 대중 수입품목 중 1위에 올랐고, 다음 달인 2월 북한의 대중 수출품 중 1위를 차지한 건 인모 가발과 속눈썹 제품이었습니다.

머리카락 관련 제품이 수입과 수출에서 번갈아 가며 ‘최다 상품’이 된 건데, 원재료를 들여와 완제품으로 판매하는 OEM 제품의 특성상 어쩌면 당연한 결과입니다.

한편 지난달 ‘역외가공무역’ 다음으로 가장 많이 이뤄진 북한의 대중 수출 형태는 제 3국으로 향하는 물품에 적용되는 ‘통과무역’이었으며, ‘국경무역’과 ‘일반무역’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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