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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체포하면 선전포고" 러시아, 독일에 경고..."크름반도 공격 시 핵 사용...우크라이나에 비무장지대"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전보장회의 부의장 (자료사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전보장회의 부의장 (자료사진)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체포영장 발부에 따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해외에서 체포된다면 러시아에 대한 '선전포고'를 의미한다고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전보장회의 부의장이 경고했습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23일 "그런 상황은 절대 일어나지 않겠지만 상상해 보자"면서 "핵 보유국(러시아) 정상이 독일에 도착했는데 체포됐다면 그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바로 러시아에 대한 선전포고"라고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이어서 "그렇게 될 경우 우리의 모든 무기는 독일 의회와 총리실, 기타 등등을 향할 것"이라고 위협했습니다.

■ 독일, ICC 영장 집행 의지

메드베데프 부의장의 이같은 언급은 독일 정부 당국자 발언에 대한 반응입니다.

마르코 부쉬만 독일 법무장관은 앞서 "독일은 ICC의 결정을 이행해야 한다"고 밝히고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독일에 발을 딛으면 체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ICC는 지난 17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전쟁범죄 혐의를 적용, 체포영장을 발부했습니다.

피오트르 호프만스키 ICC 소장은 당시 특별 담화를 통해, 검찰 청구를 토대로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어린이들을 '불법적으로 이주시킨' 전쟁범죄 행위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볼만한 합리적 근거가 있다며 영장 발부 사실을 밝혔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같은날(17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ICC 체포영장 발부는 "정당성이 증명됐다"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ICC 영장 발부가 "(우크라이나 사태에 관한) 매우 강력한 포인트"라며, 푸틴 대통령의 체포영장이 실제 집행돼 재판을 받아야 하냐는 질문에 "그는 분명히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고 강조했습니다.

ICC 측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결국 법정에 세울 것이라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관련 수사를 지휘하고 있는 카림 칸 ICC 검사장은 지난 17일 CNN 인터뷰에서 나치 전범과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유고슬라비아 대통령, 찰스 테일러 전 라이베리아 대통령 등 사례를 들면서 이같은 입장을 내놨습니다.

칸 검사장은 앞선 사례 해당자들이 "모두 강력한 권력자들이었지만 법정에 선 자신들을 발견했다"고 강조했습니다.

■ "크름반도 공격 시 핵공격" 또 위협

한편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24일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크름반도(크림반도)를 공격할 경우 러시아는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크림반도(크름반도)를 탈환하려는 시도를 포함해 일련의 심각한 공세의 경우 핵 사용 원칙을 따르는 것을 포함해 모든 수단을 사용할 수 있는 근거가 될 것임이 명백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해당 원칙에 따르면 적이 어떤 무기로든 국가의 존재에 위협을 가할 경우가 그렇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국가의 일부를 떼어내려는 시도는 국가 존재 자체를 침해하는 것과 같다"면서, "바다 건너 우리의 친구들도 이런 사실을 깨닫길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의 이같은 발언은 지난 20일 크름반도 북부에서 발생한 폭발로 철도 수송 중이던 러시아 순항미사일이 파괴된 사건에 대한 반응입니다.

당시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크름반도 북부의 잔코이 시에서 발생한 폭발로 러시아 칼리브르 순항 미사일 여러 발이 철도로 수송 중 대파됐다"고 발표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측은 해당 공격을 자신들이 벌였다고 밝히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이 같은 폭발로 러시아의 무장 해제 과정을 지속하고,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 해방을 준비한다"면서 "해방은 곧 이뤄질 것"이라고 성명을 통해 강조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작년 여름, 러시아에 빼앗긴 크름반도를 이번 전쟁을 통해 되찾겠다고 공식 선언한 바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남부에 돌출한 지형의 크름반도는 흑해상 전략 요충지입니다.

지난 2014년 러시아가 무력을 파견한 뒤 주민투표 형식을 빌려 병합했지만, 국제사회는 이같은 과정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국제법상 여전히 우크라이나 영토로 남아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와 러시아 등 주변 국가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와 러시아 등 주변 국가

■ 점령지 주변 '비무장지대' 설정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이번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 비무장지대를 만드는 구상도 밝혔습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러시아 연방의 영토를 보호하기 위해 설정된 모든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며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지역 주변에 비무장 지대를 설정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구체적으로 "70~100km의 중거리와 단거리에서 작동하는 어떤 종류의 무기도 사용할 수 없도록 완충지대를 만들고, 비무장화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러시아는 현재 도네츠크와 루한시크 주 일부를 포함한 우크라이나의 동부, 그리고 마리우폴 등을 포함한 아조우해(아조프해)와 흑해 연안, 그리고 지난 2014년 강제 병합한 크름반도를 비롯해 우크라이나 영토 약 17~18%를 장악한 상태입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비무장지대가 조성되지 않는다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내에서 더 진출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 "바흐무트 주변 우크라이나 8만 병력 집결"

우크라이나군이 8만 명 넘는 대규모 병력을 동부 도네츠크주 격전지인 바흐무트 주변에 배치했다고 23일 러시아 용병업체 수장이 밝혔습니다.

용병업체 '바그너 그룹' 실소유주인 예브게니 프리고진 창업자는 이날 소셜미디어 영상을 통해 "적(우크라이나군)은 현재 8만여 병력을 바흐무트 인근에 집결시켰다"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우크라이나군) 부대들이 시베르스크, 슬로뱐스크, 크라마토르스크, 드루시키우카, 차시우야르 등에 배치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날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 육군 총사령관은 바흐무트에서의 거듭된 전투로 러시아군 전력이 크게 약화됐다며 대반격을 예고했습니다.

시르스키 총사령관은 "조만간 우리는 크이우(우크라이나 수도), 하르키우(제2 도시), 바라클리아와 쿠피안스크에서 그랬듯이 대대적으로 반격할 기회를 잡을 것"이라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밝혔습니다.

■ "벨고로드 주 방향 공세" 주장

이에 관해 프리고진 창업자는 바흐무트는 물론, 러시아 내 접경 도시들도 위협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프리고진 창업자는 이날 "우크라이나군이 집결시킨 병력을 이용해 바흐무트 공격뿐 아니라 벨고로드 주 방향으로 첫 공세를 시도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벨고로드는 우크라이나에 가까운 러시아 본토 접경지역입니다.

프리고진 창업자는 '스바토베-크레민나 라인'도 우크라이나군의 공격 방향이 될 수 있다면서, 해당 병력이 러시아 서부 국경 도시 방향으로 진출하려 시도하면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거듭 주장했습니다.

'스바토베-크레민나 라인'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의 루한시크 주 북서부 스바토베에서 서부 크레민나로 이어지는 전선입니다.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내 루한시크와 도네츠크 주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내 루한시크와 도네츠크 주

■ 동부 격전 새 국면

우크라이나군의 반격 예고와 바그너그룹 수장의 이같은 전황 판단에 따라, 바흐무트 전투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파악됩니다.

바흐무트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에 있는 소도시로서, 이번 전쟁의 최대 격전지 가운데 하나로 떠오른 곳입니다.

러시아 측은 지난해 여름부터 이곳에 공세를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 공세는 바그너 그룹 소속 병력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측은 동쪽을 중심으로 도시를 3면 포위하는 데 성공했으나, 이 지역을 가르는 강 서쪽에 방어선을 형성한 우크라이나군의 끈질긴 저항으로 포위망을 완성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은 얼마전 바흐무트 현지에 증원 병력을 파견한 바 있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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