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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우크라이나 전쟁 6개월] 바이든 '사상 최대' 30억 달러 군수 지원 발표...젤렌스키 "끝까지 싸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연설하고 있다. (자료사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연설하고 있다. (자료사진)

24일로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6개월째를 맞았습니다.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전면 침공으로 시작된 이번 전쟁은 국제 안보 환경은 물론, 식량과 에너지 등 사회·경제 분야에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VOA 한국어 서비스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현황을 짚어보는 특집 시리즈를 마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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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4일 우크라이나의 독립기념일을 맞아 29억8천만달러 규모의 추가 무기·군수 지원 방침을 발표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가 옛 소련에서 독립한 31주년을 기념하며 발표한 성명에서 "수천명이 숨지거나 부상당하고 수백만명이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독립기념일이 씁쓸하게 다가온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이같은 내용을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서, "이번 지원으로 우크라이나는 대공 방어 시스템을 비롯해 소형 무인기 요격체계(CUAS)와 포병 시스템을 포함한 다수의 무기, 레이더 등 장기적으로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맞설 수 있도록 꾸준히 군수와 인도적 지원을 진행해온 가운데, 이번 발표는 단일 지원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이번 발표 내용을 포함해, 바이든 행정부가 지금까지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무기 등 군수 지원은 총액 130억달러 선에 이릅니다.

■ "압재에 항거하며 민주 정부 지켜내"

이날(24일)은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이 6개월째 되는 날이기도 합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도 성명을 내고 "러시아 정부에 의한 악랄한 폭력과 파괴에 6개월 동안 맞서,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용기와 신념으로 싸우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어서 "그들(우크라이나)은 압재(러시아)에 항거하며 고유의 유산을 방어하고 민주 정부를 지켜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또한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약 30억달러 규모의 군수 지원을 발표했다"고 소개한 뒤 "이로써 우크라이나는 중장기 자체 방어 체계를 획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서 "미국은 우크라이나 국민을 (독립 이후 줄곧) 31년간 지지했으며, 이들이 스스로의 자유를 수호하는 길에 강력하게 함께할 것"이라고 밝히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지는 변함없다"고 덧붙였습니다.

■ 젤렌스키 "끝까지 싸운다"

6개월째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각각 대대적인 공세를 선언하면서, 전면 충돌 양상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31주년 독립기념일을 맞은 24일 "우리에게 전쟁의 끝은 무엇인가, 전에는 평화라고 했지만 이제는 승리라고 답한다"고 말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방송된 녹화 연설에서 이같이 밝히고 "우리는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전쟁이 시작된 6개월 전을 회고하며 "우리나라는 2월 24일 새벽에 다시 태어났다"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다시 태어난 나라는 울지 않았다. 비명을 지르지도 겁에 질리지도 않았다"면서 "누구도 도망치거나 포기하지 않고 잊지도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우리는 6개월간 굳건히 버텼다. 힘들지만 주먹을 꽉 쥐고 우리 운명을 위해 싸우고 있다"고 밝히고 "이렇게 긴 여정을 거친 우리로선 끝까지 가지 않을 권리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러시아에 빼앗긴 영토를 되찾겠다는 의지를 강조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에게 우크라이나는 전체로서 우크라이나다. 어떤 지역도 양보나 타협은 없다"고 잘라 말하며 "그 길이 어떤 것이든 동부 돈바스(도네츠크와 루한시크 일대)와 크름반도(크림반도)를 되찾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서 "그들의 군대가 어떤 것이든 상관하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 땅만 바라본다”고 말했습니다.

■ '크름반도 탈환 목표' 공식 선언

젤렌스키 대통령은 8년 전 러시아에 빼앗긴 크름반도를 이번 전쟁을 통해 되찾겠다고 전날(23일) 공식 선언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3일 온라인으로 열린 '크름 플랫폼' 개회사에서 "(우크라이나-러시아 분쟁의) 모든 것은 크름반도에서 시작됐고 크름반도에서 끝날 것"이라며 "우리 영토인 크름반도를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크름반도 수복이 세계 법과 질서를 다시 세우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전쟁에서 러시아를 물리치고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며 총력전을 예고했습니다.

"공포를 극복하고 우리 지역과 유럽, 전 세계의 안보를 되찾기 위해선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 승리를 쟁취할 필요가 있다"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밝혔습니다.

흑해의 전략적 요충지인 크름반도는 러시아가 무력을 파견한 뒤 주민투표 형식을 빌려 병합했지만, 국제사회는 이같은 과정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국제법상 여전히 우크라이나 영토로 남아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와 전략 요충지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와 전략 요충지

러시아는 지난 2월 24일 지상군을 보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공습 지원 차원에서 주요 도시 목표물을 향한 미사일 발사 기지로 크름반도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크름반도에서 우크라이나 내륙으로 발사한 순항미사일이 750발에 달한다고 이날(23일) 밝혔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한 이날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수도 크이우(러시아명 키예프)에 대한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 가능성을 경고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매일 러시아의 공격 위협을 받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은 외국 정보기관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히고 "만약 그들이 우리(수도)를 공격한다면 강력한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23일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러시아명 키예프)에서 무장 병력이 경비하는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운데 오른쪽)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안제이 두다(가운데 왼쪽) 폴란드 대통령이 공동 회견하고 있다.
23일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러시아명 키예프)에서 무장 병력이 경비하는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운데 오른쪽)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안제이 두다(가운데 왼쪽) 폴란드 대통령이 공동 회견하고 있다.

■ "옳다고 생각하는 모든 수단 동원"

이날(23일) 열린 크름 플랫폼은 지난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크름반도를 되찾아오는 것을 목표로 우크라이나 측이 출범시킨 국제회의입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 약 40명의 대통령과 총리를 포함해 60개 국가·국제기구의 대표가 참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다른 나라와 상의하지 않고 우리가 옳다고 생각하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크름반도를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이번 전쟁을 마무리하기 위한 러시아와의 협상 가능성에 관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를 진정시키기 위해 전선을 동결하자는 것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서 "만일 세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피로감을 보인다면 이는 전 세계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며, 계속 항전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맞서 여전히 많은 무기가 필요하다"며 지속적인 지원을 호소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독립기념일(24일)을 하루 앞두고 열린 '국기의 날' 연설에서는 "우크라이나 국기가 (러시아군에) 점령된 전 지역에서 펄럭일 것"이라며 점령지 탈환 의지를 강조했습니다.

■ 러시아, '테러 응징' 공언

이런 가운데, 23일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측근인 알렉산더 두긴 씨의 딸 사망 사건과 관련해 우크라이나 비밀 요원을 용의자로 특정했습니다.

같은 날 러시아 외무부는 해당 사건을 '폭탄 테러'로 규정하고, 배후 세력을 끝까지 찾아내 응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두긴 씨의 딸인 다리야 두기나 씨는 지난 20일 밤 모스크바 외곽에서 아버지와 동행하기로 돼 있던 차량에서 의문의 폭발로 숨졌습니다.

사망한 두기나 씨의 아버지 두긴 씨는 60세로, 러시아의 패권을 되찾아야 한다며 우크라이나 병합 등을 강조해온 철학자입니다. 푸틴 대통령에게 주요 사안에 관해 조언하면서 '푸틴의 두뇌'라고 불려왔습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두기나 씨 사망 사건에 관해 "(FSB의) 조사 결과가 나오면 당연히 배후와 가해자에 대한 자비는 있을 수 없다"고 이날(23일) 현지 언론에 밝혔습니다.

이날 모스크바 시내에서 두기나 씨의 추도식이 진행됐습니다.

■ 세계 경제 질서 급변

우크라이나 전쟁이 6개월을 맞는 동안 세계경제 질서도 바뀌고 있습니다.

국제 무역·원자재·공업·공급망 체계가 붕괴하면서, 각국에선 극심한 인플레이션에 이은 경제불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 배경에는 러시아가 주도하는 에너지·자원·식량 무기화, 대량살상무기와 핵무기 사용 위협이 있습니다.

또한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해온 중국은 "러시아의 안보 우려를 이해한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을 정당화하는 러시아의 입장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상황에서, 러시아가 석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를 공급하고, 중국이 각종 상품과 중간재를 생산하며, 서방 선진국이 러시아와 중국산 제품을 수입하는 글로벌 분업 체계가 무너졌습니다.

이에 따라,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이번 전쟁을 계기로 '반러시아·반중국' 글로벌 경제 질서를 확립하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중국산 반도체 수입과 서방산 반도체·장비 수출을 금지하기 위한 '칩4(Chip4)' 동맹이 대표적입니다.

미국, 일본, 타이완이 참여하는 이 동맹에 한국까지 가세하면 러시아와 중국은 반도체가 필요한 모든 공업에 타격을 받게 됩니다.

또한 유럽 주요 국가들을 비롯한 서방은 에너지 수요를 러시아 대신 새로운 수입국으로 돌리고, 대체 에너지 수단을 찾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서방 주요 기업들은 중국에서 다른 나라로 생산기지를 옮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과정에 세계적인 경제 충격이 따라왔습니다. 러시아가 유럽으로 가는 천연가스 물량을 줄이면서 올겨울 유럽의 에너지 요금 급등이 예고되는 상황입니다.

미국의 상황도 이에 못지 않습니다. 지난 6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9.1%까지 치솟았습니다. 국제유가가 지난달 한때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면서 미국 내 소비자들의 생활비 지출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 역시,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이 동시에 진행하는 제재로 경제적인 손실을 맞고 있는 상황입니다. 푸틴 대통령과 올리가르히(신흥 재벌 특권층)의 막대한 자산이 동결됐고, 러시아산 석유·천연가스의 수출길도 차단당하고 있습니다.

■ 러시아 '군사대국' 위상 훼손

러시아는 이번 전쟁 초기 수도 크이우 함락에 실패한 뒤 우크라이나군의 저항에 고전하면서 군사대국으로서의 위상이 상당히 떨어진 상태입니다.

지난 6개월동안 러시아군은 소모전으로 일관했습니다. 동원 가능한 모든 무기와 병력을 투입했지만 미국과 서방국가들의 첨단 무기를 지원받은 우크라이나군을 압도하지 못했습니다.

현재는 점령지인 돈바스 일대와 남부 헤르손, 남동부 거점 항구도시 마리우폴의 통제권도 위협받고 있습니다.

미군 고위 정보 관계자는 23일 VOA와의 통화에서 "러시아가 그동안 자국산 무기와 군사력을 얼마나 부풀려 홍보해왔는지가 이번 전쟁에서 드러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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