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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시진핑에 "러시아 제 정신 돌아오게 해달라"...클린턴 "우크라이나 핵포기 설득 후회"


6일 중국 국빈방문 이틀째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하고 있다.
6일 중국 국빈방문 이틀째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하고 있다.

6일 중국 국빈방문 이틀째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회담하고 양국 관계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 현안을 논의했습니다

언론에 공개된 회담 모두 발언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우크라이나에 평화가 돌아올 수 있도록 힘써달라"면서, 러시아에 영향력을 행사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특히 "귀하(시 주석)가 러시아를 제 정신과 이성으로 돌아오게 하고 당사자 모두를 협상 테이블로 모이게 할 수 있다고 나는 굳게 믿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말에 시 주석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시 주석은 지난달 러시아를 국빈 방문해 20일과 21일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장시간 대화한 바 있습니다.

시 주석은 이날(6일) 회담 모두 발언에서 "(마크롱) 대통령의 방문은 (코로나 사태 이후) 중국의 대외교류가 전면 재개되고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성공적으로 개최된 이후 유럽 국가원수의 첫 방중"이라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 우크라이나 관련 진전 없어

회담 이후 양측이 발표한 공동 회견문에는 '양국 관계의 상호 이익과 공동 발전 추구', '전면적 교류 재개' 등이 명시된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한 합의나 진전된 입장은 담기지 않았습니다.

안보 현안에 관한 내용은 '냉전적 사고와 블록 대결 반대' 등이 전부입니다.

시 주석은 이날 회견 현장에서 "우크라이나 위기와 관련해 중국은 화해 촉진과 정치적 해결을 견지하고 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이어서 "중국은 프랑스와 함께 이성적 자제를 유지하고 위기를 악화시키며 통제 불능으로 만드는 행위를 피할 것을 국제사회에 호소하길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 "핵무기 사용 안된다"

시 주석은 러시아의 전술 핵무기를 벨라루스에 배치하는 계획에 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핵무기 사용이나 핵전쟁을 해서는 안 된다는 엄숙한 약속을 성실히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가능한 한 빨리 평화회담을 재개하고 각측의 합리적인 안보 우려를 고려하며 정치적 해결을 모색하고 지속가능한 유럽 안보의 틀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지난 2019년 11월 이후 3년 5개월만입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전날(5일) 에어버스,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전력공사(EDF) 등 프랑스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 50여 명이 수행하는 가운데 사흘 일정으로 중국을 찾았습니다.

항공기 제조사인 에어버스는 중국에 두 번째 생산라인을 세운다는 계획을 이날(6일) 발표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과 시 주석은 7일 광저우에서 한 차례 더 만날 예정입니다.

■ "중국과 유럽 공동 이익 부합"

시 주석은 6일 마크롱 대통령과 회담 후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을 포함한 3자 회동에서 "두 사람의 방중은 대중 관계 발전에 대한 유럽 측의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중국과 유럽 공동 이익에 부합한다"고 말했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왼쪽) 프랑스 대통령과 시진핑(가운데) 중국 국가주석,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6일 베이징에서 회동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왼쪽) 프랑스 대통령과 시진핑(가운데) 중국 국가주석,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6일 베이징에서 회동하고 있다.

이어서 "중국은 유럽 측과 함께 각 분야 호혜 협력을 활성화하고 간섭과 도전을 제거하며 중·유럽 관계 발전과 세계 평화·안정·번영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길 원한다"고 강조했습니다.

■ 클린턴, 우크라이나 핵포기 설득 '후회'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재임 시절 우크라이나에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설득한 데 후회를 나타냈습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지난 4일 공개된 아일랜드 RTE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핵을 보유했다면 러시아가 침공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이같이 회고했습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계속 핵무기를 가지고 있었다면 러시아가 이같이 어리석고 위험한 일을 하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그들(우크라이나)이 핵무기 포기에 동의하도록 설득했기 때문에 개인적인 책임을 느낀다"고 밝혔습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협정을 깨고 먼저 크름반도(크림반도)를 점령했다"면서 "우크라이나는 중요한 나라이기 때문에 나는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했습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이 언급한 '협정'은, 우크라이나 등의 핵포기를 규정한 1994년 '부다페스트 양해각서'입니다.

지난 1993년부터 2001년 초까지 재임한 클린턴 전 대통령은 보리스 옐친 당시 러시아 대통령, 레오니트 크라프추크 당시 우크라이나 대통령 등과 함께 양해각서 체결을 주도했습니다.

옛 소련에서 독립한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등이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하고, 소련이 배치한 핵무기를 러시아에 넘기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 대가로 해당국가들은 주권과 안보, 영토의 완결성을 보장받도록 규정했습니다.

미국과 러시아, 영국 등 3대 핵강국이 여기에 서명했고, 프랑스와 중국도 보증을 약속했습니다.

■ 안전보장 약속 깨져

우크라이나는 소련에서 독립할 당시 핵탄두 1천656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176기, 전략핵폭격기 40대 등을 보유한 세계 3대 핵보유국이었습니다.

부다페스트 양해각서에 따라, 1996년까지 모든 보유 핵무기를 러시아로 넘겨 폐기했습니다.

그러나 양해각서의 핵심인 안전보장은 지난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인 크름반도에 군대를 보낸 뒤 강제 병합하면서 깨졌습니다.

이어서 지난해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하면서 유명 무실한 문서가 됐습니다.

한편,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부다페스트 양해각서에 따른 핵포기 당사국 가운데 하나인 벨라루스에 전술 핵무기를 배치하겠다고 지난달 25일 발표했습니다.

■ 바이든 아일랜드 방문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이번 아일랜드 방송 인터뷰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현지 방문을 얼마 앞두고 이뤄졌습니다.

5일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벨파스트 협정' 25주년을 기념해 오는 11일 북아일랜드 수도 벨파스트를 방문한 뒤 12일 아일랜드로 이동해 더블린 등지를 방문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벨파스트 협정은 지난 1998년 4월 10일 영국과 아일랜드, 북아일랜드 정당들이 체결한 협정으로, 1960년대부터 이어진 유혈 분쟁을 끝낸 평화 협정으로 평가됩니다.

특히 미국이 협상 과정을 중재하면서, 클린턴 당시 행정부의 주요 외교적 성과로 거론됩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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