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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우크라이나 사태 책임은 미국에, 러시아는 세계적 존경"...폴란드 "보유 미그기 모두 보낼 수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22일 모스크바에서 연설하고 있다. (자료사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22일 모스크바에서 연설하고 있다. (자료사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일, 우크라이나 전쟁의 책임이 미국에 있다고 또다시 주장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열린 신임 각국 주러시아 대사 신임장 제정식 연설을 통해 "2014년 우크라이나 혁명에 대한 미국의 지원이 현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분쟁 상황으로 이어졌다"고 말했습니다.

2014년 우크라이나에서 친러시아 정권을 축출한 '유로마이단 혁명'으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이 시작됐으며, 러시아를 붕괴시키려는 서방의 계획으로 상황이 악화됐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한 것입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서, 현행 미-러 관계에 관해 "세계 안보와 안정이 직접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러시아와 미국 간 관계가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미국과 내정 불간섭과 평등의 원칙에 기초한 관계를 지지한다"고 강조하면서 "러시아는 모든 국가와 예외 없이 건설적 관계를 지향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누구에게도 편견이 있거나 적대적이지 않다"며 "러시아는 계속해서 존경받는 세계 정치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신임장 제정식에는 린 트레이시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가 참석했습니다.

이 밖에 롤랑 갈하라그 유럽연합(EU) 대사, 제이콥 헤닝센 덴마크 대사, 로버트 크빌 노르웨이 대사 등이 함께 푸틴 대통령의 연설을 들었습니다.

이날 푸틴 대통령의 연설은 러시아 주요 방송 매체들이 생중계한 가운데, 미국을 비판하는 대목에서 카메라가 트레이시 미국 대사의 얼굴을 비추기도 했습니다.

린 트레이시(오른쪽)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가 모스크바 시내 러시아 외무부 청사에서 세르게이 랴브코프 차관과 회동하고 있다. (자료사진)
린 트레이시(오른쪽)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가 모스크바 시내 러시아 외무부 청사에서 세르게이 랴브코프 차관과 회동하고 있다. (자료사진)

■ 폴란드 "보유 미그기 모두 보낼 수 있다"

폴란드가 우크라이나에 미그(MiG)-29 전투기 8대를 이미 보냈고, 조만간 6대를 보내려고 준비 중이라고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이 5일 밝혔습니다.

두다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러시아명 키예프)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 후 공동회견에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아울러, 향후 미국과 한국에서 대체 전투기가 오면, 필요할 경우 폴란드가 보유 중인 미그-29를 모두 보낼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왼쪽)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이 5일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러시아명 키예프) 시내 환영식장에서 악수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왼쪽)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이 5일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러시아명 키예프) 시내 환영식장에서 악수하고 있다.

두다 대통령은 전투기 지원 현황에 관해 "미그-29 전투기 4대는 지난달 우크라이나군에 넘겨졌고, 나머지 4대는 현재 넘겨져 모두 8대가 전달됐다"고 설명한 뒤 "6대는 정비 중이어서 곧 전달될 것"이라고 부연했습니다.

이어서 두다 대통령은 "폴란드는 미국과 영국에 이어 우크라이나에 군사적 지원을 가장 많이 한 3위 협력국"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영웅적으로 러시아의 침공에 저항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300대 넘는 탱크와 자주포, 미사일 등을 지원했다"고 말했습니다.

주요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현대식 탱크와 전투기 지원을 서두르고 있는 가운데, 폴란드 외에 슬로바키아가 미그-29기 4대를 우크라이나에 전달했습니다.

■ "무너지지 않게 도와줘 고맙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5일) 공동회견에서 "폴란드는 진정한 친구"라며 지원에 감사를 표시했습니다.

이어서 "우리가 무너지지 않게 도와줘서 정말 고맙다"면서 "우크라이나가 붕괴할 경우 러시아는 (서쪽으로) 더 진군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한 "우리나라도, 자유도, 러시아가 강제로 끌고 간 우리 아이들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아무것도, 특히 우리의 독립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동부 격전지인 바흐무트에서의 철수할 가능성에 관한 취재진 질문에 "가장 중요한 것은 병사들을 잃지 않는 것"이라며 "병력이 포위될 위험이 있다면 상응하는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앞서 지난 2일, 러시아 용병업체 바그너 그룹이 바흐무트 함락을 선언했으나, 우크라이나 측은 여전히 방어하고 있다며 반박한 바 있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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