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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전문가패널, 북한 선박 20여 척 ‘제재 권고’…NLL 침범 ‘무포호’ 포함


한 때 한국의 ‘우정’호였던 북한 선박 '신평5호'가 지난해 4월 북한 남포항 유류시설 부두에 정박했다. 사진 출처 = 유엔 전문가패널 보고서.
한 때 한국의 ‘우정’호였던 북한 선박 '신평5호'가 지난해 4월 북한 남포항 유류시설 부두에 정박했다. 사진 출처 = 유엔 전문가패널 보고서.

유엔 안보리 전문가패널이 한국 등에서 북한으로 소유권이 넘어간 선박 20여 척에 대해 제재를 권고했습니다. 지난해 한국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했던 무포호도 제재 권고 명단에 올랐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최근 공개한 연례보고서에서 선박 25척을 제재 명단에 올릴 것을 권고했습니다. 북한이 최근 몇 년 사이 불법으로 매입한 선박 21척과 금수품을 운송하는 데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선박 4척 등입니다.

이들 중에는 VOA가 과거 한국 깃발을 달았거나 한국 회사가 운영 혹은 소유했다고 지목한 북한 선박도 다수 포함됐습니다.

특히 작년까지 한국인이 운영주였지만 이후 북한 선적이 된 ‘락원1호’는 제재 권고 선박 25척 명단 중 첫 번째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한국인이 운영하던 시절 ‘안하이6’호였던 락원1호는 작년 5월 18일 한국 부산항을 떠난 뒤 불과 한 달 만인 6월 20일 북한 남포항에 모습을 드러냈다. 사진은 각각 부산항(왼쪽)과 북한 남포에 머무는 모습. 사진 출처 = 유엔 전문가패널 보고서.
한국인이 운영하던 시절 ‘안하이6’호였던 락원1호는 작년 5월 18일 한국 부산항을 떠난 뒤 불과 한 달 만인 6월 20일 북한 남포항에 모습을 드러냈다. 사진은 각각 부산항(왼쪽)과 북한 남포에 머무는 모습. 사진 출처 = 유엔 전문가패널 보고서.

한국인이 운영하던 당시 ‘안하이6호’로 불렸던 락원1호는 작년 5월 18일 한국 부산항을 떠난 뒤 불과 한 달 뒤인 6월 20일 북한 남포항에 모습을 드러낸 선박입니다.

전문가패널은 올해 보고서에서 안하이6호가 부산 인근 해상에 떠 있는 장면이 촬영된 위성사진과 이후 부산을 떠나 한반도 서해를 항해하던 중 돌연 기수를 북한 남포로 돌린 항적이 표시된 지도를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작년 5월부터 6월 사이 안하이 6호의 항적. 부산을 떠나 한반도 서해를 항해하던 안하이 6호는 중 남포 인근에서 신호를 끄고 사라진다. 전문가패널은 이후 안하이 6호가 북한 남포항 인근에서 발견됐다고 확인했다. 사진 출처 = 유엔 전문가패널 보고서.
작년 5월부터 6월 사이 안하이 6호의 항적. 부산을 떠나 한반도 서해를 항해하던 안하이 6호는 중 남포 인근에서 신호를 끄고 사라진다. 전문가패널은 이후 안하이 6호가 북한 남포항 인근에서 발견됐다고 확인했다. 사진 출처 = 유엔 전문가패널 보고서.

그 밖에 지난 2019년 한국 인천항을 떠난 지 9일 만에 북한 송림항에서 발견돼 논란이 일었던 한국 선박 ‘리홍호’는 북한 선적의 ‘도명호’라는 이름으로 제재 권고 대상에 올랐으며, 한때 한국의 ‘대호 선라이즈호’와 우정호’였던 ‘오션 스카이(철봉산 1)호’와 신평5호’도 북한 선박으로 제재 권고를 받았습니다.

전문가패널은 이들 21척이 북한과의 선박 거래를 금지한 안보리 결의에 대한 위반 사례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들 선박이 북한 소유로 넘어간 사실 자체가 불법인 만큼, 문제가 된 선박을 제재해 운항을 중단시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6년 대북 결의 2321호를 채택해 유엔 회원국들이 북한에 선박을 판매하거나 북한 선박을 구매하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2019년과 2021년 사이 위장회사를 동원해 한국과 타이완 회사가 소유한 중고 선박을 집중적으로 매입한 정황이 여러 차례 포착됐습니다.

전문가패널이 ‘선박 거래 금지 규정’을 이유로 제재를 권고한 선박 중에는 지난해 10월 한국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했다가 경고사격을 받고 퇴각했던 북한 상선 ‘무포호’도 있습니다.

길이 97m, 중량톤수(DWT) 5천297t의 중형 화물선인 무포호는 토고와 몽골 선적을 거쳐 2020년 7월 북한 깃발을 달았는데, 그 과정이 석연치 않다는 지적을 받았었습니다.

공해상 선박 간 환적 등 불법 행위에 직접 관여한 혐의로 제재 권고를 받은 선박 4척은 ‘뉴콘크호’와 안니호’ 등입니다.

이중 ‘뉴콘크’호는 지난 몇 년간 수십 차례의 대북제재 위반 행위로 악명높은 선박으로, 지금은 선적 미상이지만 한 때 한국 깃발을 달았던 기록이 있습니다.

앞서 VOA는 뉴콘크호가 2019년 한국을 떠날 당시 한국 항만 당국에 차항지를 ‘북한’으로 보고했지만 저지당하지 않았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전문가패널에 따르면 이후 뉴콘크 호는 직접 유류를 싣고 북한 남포에 여러 차례 입항하는 모습이 적발됐으며 다른 선박의 이름과 등록정보를 도용하는 방식으로 위장을 시도한 정황도 포착됐습니다.

전문가패널이 올해 20여 척의 선박에 대해 제재 권고를 했지만 이들 선박이 실제 제재 대상에 오를지는 불투명합니다.

선박을 제재할 실질적 권한을 쥐고 있는 안보리가 전문가패널의 권고사항을 수년째 받아들이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유엔 안보리가 마지막으로 선박을 제재한 건 2018년 10월입니다.

안보리가 3년 넘게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서 이들 ‘제재 권고’ 선박 상당수는 최근까지 중국 항구와 공해상 등을 자유롭게 운항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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